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본선행
千, 다크호스 급부상…金·安 세(勢) 대결 유리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본경선 대진표가 확정됐다.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쥐기 위한 당권주자들의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 지지를 받는 김기현 후보와 수도권 대표론을 내세우는 안철수 후보의 양강구도가 더욱 공고해질지, 다크호스로 떠오른 천하람 후보와 강성 보수 지지층이 있는 황교안 후보가 파란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가나다 순)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윤상현·조경태 후보는 탈락했다.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예비경선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다만 선관위는 이번 컷오프 결과가 본경선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후보자별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어느 후보가 당권에 가장 근접했는지는 알 수 없다.
선관위의 컷오프 발표 직후 당 대표 후보별 순위와 득표율의 내용이 담긴 일명 '지라시'가 유포됐다. 저마다 김 후보와 안 후보가 1위를 기록했다는 내용이다. 물론 출처를 알 수 없는 글들이다. 온라인에는 특정 후보가 과반 득표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당 선관위는 "예비경선 결과와 관련돼 유포되고 있는 내용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김 후보와 안 후보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6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 416명을 대상으로 당 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김 후보의 지지도는 44.9%로 집계됐다. 안 후보는 32.6%, 황 후보는 6.9%, 천 후보 5.1%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와 안 후보의 양강 체제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후보는 당내 지지기반이 탄탄하고, 안 후보는 높은 인지도와 수도권 출신 현역 의원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통상적으로 당권 경쟁은 세(勢) 대결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원외 인사인 천·황 후보보다 두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군다나 대통령실과 친윤계로부터 거센 공세를 받아온 안 후보의 경우, 당 선관위의 제동으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당 선관위는 이날 "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은 당원들의 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정 후보지지 호소로 비칠 수 있는 활동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친윤계 배현진·이철규·박수영 의원 등을 겨냥한 것이다. 이들은 SNS에 사실상 김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글을 게시했다.
오히려 친윤계의 지원이 부작용을 일으켰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를 사실상 축출한 것과 유력 당권주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을 주저앉힌 것 등 여러 문제가 누적되면서 친윤계에 대한 당원들의 반발을 커졌을 것"이라며 "오히려 그런 문제들이 전대 결과를 쉽게 속단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비윤' 결집 현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실과 친윤 진영에서 과도하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대한 반발감이 당원 사이에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날 컷오프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지지를 받는 천 후보와 김용태·허은아 최고위원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전원이 본경선에 진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과 전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부 친윤계 의원들을 비판하는 천 후보가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20·30세대 등 젊은 당원들이 증가했다는 것은 유리한 부분이라도, 윤석열 정부 임기 초반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현실론을 당원들이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황 후보는 강성 지지층 외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대 전까지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과거 메시지 관리에 실패하거나 측근들의 불미스러운 일 등으로 선거 판세가 요동친 사례가 더러 있었다. 지난 2021년 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는 '쩍벌', 주 120시간 노동, 후쿠시마 발언 등 연이은 실언으로 자질 논란에 휩싸이며 지지도 하락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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