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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대·천하람·안보관' 코너 몰린 안철수

  • 정치 | 2023-02-09 00:00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안철수에 재차 경고...몸 낮춘 사이 천하람 돌풍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한달 앞두고 안철수 당대표 후보에게는 악재가 겹쳤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7일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한달 앞두고 안철수 당대표 후보에게는 악재가 겹쳤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7일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한달 앞두고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친윤계의 집중포화, 대통령실과의 공개적인 마찰도 모자라 나경원 전 의원의 김기현 후보 지지 선언, 지지층이 겹치는 천하람 후보의 출전으로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8일 오전 경기 평택시 평택을 당협 사무실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를 시작으로 공개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총선은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아는 사령관이 지휘해야 승리할 수 있다"며 "저는 세 번의 수도권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강점인 '수도권 대표론'에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동시에 몸을 낮추며 정부여당과 기조를 맞췄다. 그는 같은 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표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건 정말로 옳지 않은 일이다. 헌법재판소에서 통과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통과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이렇게 국가적으로 여러 가지 시간, 귀중한 것들을 낭비시키는 민주당의 태도에 규탄해 마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더이상 이 장관의 자진사퇴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는 안 후보가 지난해 이태원 참사 직후 이 장관 사퇴를 주장했던 것과 상반된 태도다. 앞서 안 후보는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였을 뿐"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과의 마찰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안 후보를 향해 재차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이 수석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서 안 후보의 '윤안연대', '윤핵관' 등 표현에 대해 대통령실이 경고한 것을 두고 "우리고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다. (안 후보가) 하니까 한 것"이라면서 "(대통령실이) 더이상 할 말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더이상 후보들이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끌어들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거니까 잘 이해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정치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안 후보가 당대표 도전하는데 이 도전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점을 우리가 살펴야 한다"며 "안 후보의 당대표 도전은 임기 1년도 안 된 현재 권력에 안 후보의 미래 권력이 도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것도 안 후보는 처음에 마치 미래 권력이 현재 권력의 양해와 신임을 얻은 듯 속였다"며 "윤 대통령이 그것을 양해해 줄 리가 없는 것인데 안 후보는 유임론이라든지 윤안연대론 같은 선거운동을 했다"고 짚었다.

신 변호사는 전날 "안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경우 윤 대통령에게 레임덕이 올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탈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참석한 가운데, 서로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이새롬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참석한 가운데, 서로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이새롬 기자

김기현 후보 측의 '보수 정체성' 공세도 난관이다. 김 후보와 친윤계는 안 후보의 과거 고(故) 신영복 교수 조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햇볕정책 계승 등 발언을 문제삼고 있다. 국민의힘 적극 지지층인 전통 보수층에게 민감한 주제인 '안보관'으로 공세를 펼치는 전략이다.

안 후보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전날(7일) 페이스북에 이에 대해 "마타도어이며 색깔논쟁"이라며 "서울시장 재보궐과 대선 두 번에 걸쳐 정권교체에 모든 걸 바쳤다"고 응수한 게 전부다.

반면 김 후보는 "보수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본회의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과 나경원이 손 맞잡고 함께가는 것은 정통 보수 뿌리를 지켜온 책임당원에게는 의미가 매우 큰 것"이라며 "정통 보수를 지켜가자는 표가 더 빠른 속도로 모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계 천하람 후보의 등판도 안 후보의 지지율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뒤늦게 출마를 선언한 천 후보는 차기 당대표 여론조사 결과에서 4위권에 들며 약진했다. 공개적으로 친윤계를 비판하는 천 후보가 비윤 표심을 대거 흡수하는 양상으로 보인다.

거듭되는 악재 속에 안 후보가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한편 국민의힘은 8~9일 이틀간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컷오프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10일 최종 본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컷오프 통과자는 당대표 후보 4인, 최고위원 후보 8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 4인이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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