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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의 '안철수 직접 공격'…당무 개입? 팩트 바로잡기?

  • 정치 | 2023-02-07 00:00

안철수, 김기현과 오차범위 내 접전…불편한 발언에 전방위 공격
대통령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로 경선 왜곡 안 돼…팩트 문제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의 유력한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을 쏟아낸 가운데 대통령실은 6일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의 유력한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을 쏟아낸 가운데 대통령실은 6일 "당무 개입이 아니라 사실관계, 팩트의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바라카 원전 관련 기업인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대통령으로서 당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윤석열 대통령 지난해 7월 8일 도어스테핑 발언)

"대통령으로서 당무에 대해서 이래라저래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윤 대통령 지난해 9월 2일 도어스테핑 발언)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피력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듯한 모습이 지속적으로 연출되고 있다.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주도해 18년 만에 전당대회 룰을 개정해(당원투표 70%·여론조사 30%→당원투표 100%) 유력한 비윤계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유승민 전 의원을 배제시켰고, 한때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심 1위를 차지했던 나경원 전 의원은 전방위 압박 끝에 불출마를 선택하게 했다. 두 유력 후보의 불출마 선언 이후 안철수 의원이 오차범위 내에서 친윤 김기현 의원과 접전 중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안 의원을 향한 공개 저격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매일경제신문·MBN이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3명(국민의힘 지지층 3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당대표 적합도(다자대결 시) 조사에서 안 후보가 36.0%로, 김기현 후보 25.4%, 황교안 후보 5.0%, 조경태 후보 2.3%, 천하람 후보 2.1%로 나타났다. 안 후보와 김 후보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각각 45.6%, 37.6%로 오차범위 내에서 안 후보가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는 ±5.6%p)

CBS 노컷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9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384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에서도 안 후보가 36.9%, 김 후보(32.1%), 황 후보(9.3%), 천 후보(8.6%), 조 후보(1.9%) 순으로 집계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는 ±5.0%p)

지난 5일 동대문구 갑을 당협 합동 당원대회에 참석한 안철수(왼쪽), 김기현 당대표 후보. /뉴시스
지난 5일 동대문구 갑을 당협 합동 당원대회에 참석한 안철수(왼쪽), 김기현 당대표 후보. /뉴시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약진은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이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안 후보는 윤핵관을 주축으로 한 견제에 "유난히 잘 어울리는 연대, 윤안연대"(1일 대구 북구을 당원과 간담회), "윤핵관 지휘자는 장제원 의원"(3일 팬앤드마이크 TV 인터뷰),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이라는 정당민주주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5일 페이스북 글) 등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불편해하는 발언을 내놨다.

곧바로 대통령실의 불편한 심경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주 참모들에게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며 "경제와 안보 상황이 막중한데 국정 최고 책임자이자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당 전당대회에 끌어들여 윤안연대 운운한 것은 극히 비상식적 행태"라고 안 후보를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진복 정무수석도 5일 국회를 찾아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 "옳지 않은 표현"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특히 이 수석은 윤안연대 표현에 대해 "대통령과 (당대표)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이야기하냐"고 지적했고, 윤핵관 언급에 대해선 "일부 후보가 대통령실 참모들을 간신배로 모는 것은 부당한 얘기"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 수석은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이라는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안 후보가) 먼저 끌어들였지 않았나. 그런 건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수행에 매진 중인 대통령을 후보 자신과 동일에 세워놓고 (당대표 경선) 캠페인에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을 안 후보 또한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외에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안 후보를 공격하기 시작한 뇌관은 '윤안연대', '윤핵관' 등 표현의 문제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윤심을 받은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자, 위기감을 느낀 대통령실이 적극 개입하는 게 아니냐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 분석이다. 안 후보를 향한 공격의 흐름이 김 후보를 당대표로 만들기 위해 대통령실과 윤핵관들이 유력한 경쟁자를 제거해온 상황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이진복 정무수석이 지난달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 앞서 대화하는 모습. /뉴시스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이진복 정무수석이 지난달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 앞서 대화하는 모습. /뉴시스

이 가운데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에 대한 입장도 미묘하게 변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6일 오후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한 달에 300만 원, 1년에 3600만 원의 당비를 낸다. 국회의원보다 당비를 10배 더 낸다"며 "당원으로서 대통령이 할 말이 없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안 후보를 공개 비판한 것에 대해 "특정 후보(안 후보)가 윤 대통령과 연대를 이야기하는데 그런 연대가 없지 않나. 사실과 다른 이야기로 경선을 왜곡하면 안 된다. 당무 개입이 아니라 사실관계, 팩트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대통령실이 윤심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김 후보를 제외한 다른 유력한 후보를 모두 공격했지만, 당무 개입 논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여론은 대통령실이 당무에 개입한다고 보고 있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1월 30일~2월 1일 만 18세 이상 전국 남녀 10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5.0%가 '윤심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고 답했다. '개입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은 24.0%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1.0%였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기사에서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한편 국민의힘에선 노골적으로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은 우리 당의 최고 당원이고, 1호 당원"이라며 "당무에 대해 대통령실은 일절 얘기하면 안 된다는 프레임이 어디에 있나. 비상식적인 얘기"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이 당무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난센스다. 당무 개입은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고,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에서도 당무에 관한 의견은 얼마든지 전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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