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에 "갈등과 분열 소재 될 수 있어...동행 말라"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간절하게 저를 재차 소환하고 싶어 하니 또 가겠습니다."
'위례·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 조사에서 검찰의 2차 소환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추가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30일 오전 11시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참으로 옳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 생각하고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 부족함으로 선거에서 패배했고 그 패배로 인해서 우리 사회 각 분야가 퇴보하고 우리 국민이 겪는 고통이 너무 크다. 우리 국민이 겪는 고통이나 또 우리 사회가 과거로 퇴보하면서 받게되는 엄청난 피해에 비한다면 제가 승자에 발길질을 당하고 또 밟힌다 한들 우리 국민 고통에 비교하겠나"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동료 의원들에게 검찰 출석 현장에 동행하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번에는 정말 오지말아달라. 이게 갈등과 분열의 소재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일부러 그런 걸 상대가 기대하는 측면 있기 때문에 이번엔 정말로 간곡히 부탁하는데 아무리 마음 아프더라도 절대 오지 말라"고 했다. 앞서 지난 28일 이 대표 출석 현장에는 조정식 사무총장, 안호영 수석대변인, 박성준·임오경 대변인 등이 함께했다. 이 대표는 또 지지자들을 향해서도 "엄동설한 그날 또 유난히 추운 새벽부터 전날부터 밤새고 제 조사 끝나는 늦은 시간까지 고통받는 걸 보기가 너무 안타깝다. 저와 변호사하고 갈테니까 그 추운날 너무 고통받지 마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검찰이 지난 28일 소환조사에서 고의로 시간을 끌어 재소환 명분을 만들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조사를 하고 난 다음에 조서 페이지수를 보니까 199페이지였다. 보도한 내용을 보니 준비한 질문지가 100장 분량이었다고 한다. 제가 30페이지 넘는 진술서 냈고 그 외에는 특별히 자세한 설명하는 것이 무익했기 때문에 '진술서로 답을 갈음한다'고 제가 말씀드렸다. 질문서 100쪽에 '진술서로 답을 갈음하겠습니다'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더하면 그게 아무리 많이 해도 120~30페이지를 넘기가 어렵다"면서 "이미 199쪽에 이르는 조서를 작성했는데 오후 늦게부터 질문이 중복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원활한 심문 진행을 위해 저녁 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당초 양쪽이 합의했으나 검찰 측에서 입장을 바꿨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예정 조사 시간이 얼마 정도라고 대개 알려준다. 그런데 저에 관한 사건에 대해선 저에게도 남은 심문 분량, 소요시간 이런 걸 계속 알려주지 않고 있었던 걸로 보면 추가 소환에 목표를 두고 사실상 충분히 심문을 완료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일부러 끌어서 추가소환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만들어 둔 것으로 판단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게 검찰권 남용의 대표적 사례"라면서 "소환 목적이 진실을 규명해서 결론을 낼려는 게 아니라 시간을 끌고 결론에 짜맞추기 위해서 사건 내용을 왜곡하고 수사 자체가 아니라 모욕을 주기 위한 국민적 의구심을 만들어내기 위한 정치행위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부산LCT, 윤석열 대통령 장모가 관여된 양평공흥지구 사업을 언급하면서 "환수하면 배임죄가 되고 환수를 아예 안 하면 배임죄가 안 되나"라며 검찰 수사의 형평성을 지적했다.
그는 또 "기소하기 위해 명분을 만드는 중이고 또 제가 어떤 해명을 하더라도 그 설명을 깨기 위한 조사를 한다"면서 검찰이 해당 사건에 대해 기소할 것으로 확신했다.
이 대표는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검사의 나라로 바뀌어가고 있다"면서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이 공포정치를 통해서 국민을 억압하고 또 야당을 말살하고 검사 독재정권 중심의 장기 집권을 꿈꾸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심지어 여당 안에서도 제거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8일 '위례·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이 대표 측이 제출한 33쪽 분량의 검찰 진술서에 측근인 정진상, 김용 씨 관련 내용이 빠져 있고, 내용이 방대해 관련 심문을 다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2차 출석 요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대표는 추가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출석 결정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등 추가 사법 조치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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