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부 스킨십 늘리고 외부론 尹·與 무능 지적
민생 행보로 '사법 리스크' 정면 돌파?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차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25일 '투트랙'으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는 당 내부로는 친명계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와 만나 결집을 도모하는가 하면, 당 밖으로는 '난방비 폭탄'을 직격하며 민생 관련 윤석열 정부와 여당 국민의힘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본인이 "평일엔 야당 대표로 나랏일을 해야 한다"(지난 18일) 공언한 만큼, 이 대표는 민생 행보를 이어가며 검찰 출석 전까지 최대한 당무에 집중하는 이미지를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친명계 초선 모임인 '처럼회'와 오찬 회동했다. 이 자리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박찬대 최고위원, '처럼회' 소속 장경태 최고위원, 김남국·김용민·황운하·최혜영·최강욱·윤영덕·양이원영·강민정·민병덕·정필모 의원 등이 참석했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은 한정식을 먹으며 당내 현안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김남국 의원은 전날(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언론 보도에서는 (오는 28일 서울중앙지검) 검찰 소환을 앞두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인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초부터 예정돼 있던 오찬 자리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설 연휴 간 지역구에서 들은 민심을 이 대표에게 전달하는 등 민주당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처럼회'가 김용민·최강욱 의원 등이 포함돼 '강성 초선 모임'이라는 별명이 붙은 만큼, 이들은 이 대표를 향해 '검찰의 야당 탄압에 민주당이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이 대표는 의원들이 하는 말에 대해 답변했으나, 본인이 특별히 당부한 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병덕 의원은 식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설 민심에서 나온 것들을 (이 대표께) 전달드렸다. 당무에 더 신경써 달라는 사람도 있고 민주당이 조금 더 강하게 해달란 이런저런 설 민심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허심탄회하게 많이 들었다"며 "'민주당이 탄압받고 있고, 검찰이 (정치적 수사가) 너무 심한데 민주당의 역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또 "(식사 자리에서) 검찰 출석과 관련해서는 얘기한 바 없다. 대표가 쉬는 날 본인이 가겠다고 했고, 저희는 그 뜻을 존중한다"며 이 대표의 검찰 출석 동행 여부엔 선을 그었다. 이 대표가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했을 당시엔 지도부 등 소속 의원 40여 명이 동행했다. 이를 두고 여당에서는 '방탄'이라는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다음 출석에는 변호인만 대동한 채 '홀로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나 홀로 출석'에 동의한다면서도 지난번과 같이 '자발적으로 참석하는 의원은 막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의 검찰 소환 조사에 대해 "(이 대표가 28일) 홀로 가겠단 뜻과 의지가 확고하다"며 "당은 이 대표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반해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명절 전에도 말했듯 오늘도 이 대표의 (홀로 출석) 결정은 확고했다"면서도 '자발적으로 참석하는 의원들의 출석 동행도 못하게 막겠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는 "막고 안 막고의 문제가 아니다. 의원들에게 출석하지 말라고 막을 수는 없지 않나"라며 "그건 별도로 최고위원이 결정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당 외부로는 '민생' 행보를 이어가며 '사법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검찰을 통해 '야당 탄압'에 골몰하는 동안, 정치권 뒷전으로 밀린 '민생 위기' 문제를 야당 대표로서 챙기는 모습을 보여 차별화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에서 당 지도부는 '난방비 폭탄(급등)' 문제를 직격하며 신속한 지원 대책을 정부·여당에 요청했다. 특히 이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안했던 30조 원 규모 '긴급 민생 프로젝트'에 정부·여당이 협조하라고도 당부했다. 이 대표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 또 엄청난 강추위 때문에 국민이 난방비 폭탄을 맞고 있다. 정부에서 전기요금, 가스요금을 대폭 올리는 바람에 특히 취약계층들의 고통이 매우 심각하다"며 "우리가 30조 추경, 또 30조 지원 예산을 말씀드렸는데 정부·여당이 크게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도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고민정·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등도 '난방비 폭탄'을 언급하며 정부와 여당이 '에너지 취약계층'을 등한시하고 있다고 공세를 벌였다. 박 원내대표는 "역대급 난방비 폭탄으로 온 동네 집집마다 비명이 터지고 있다. 대책 없는 공공요금 인상은 서민과 취약계층에 직격탄인데, 국민들의 아우성에도 정부는 두 손 놓고 강 거너 불구경만 하는 격"이라고 비판했고, 서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됐으면 이런 대책을 세워야 되는 것 아니겠나, 대통령이 일하기 어렵다면 대통령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난방비 같은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요인도 있고 급등할 것이라는 게 예상이 되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집권한 지 몇 달이 지나도록 대비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여당에서는) 전 정권 탓으로 다 돌리는데 이는 (책임 전가가) 과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집권 여당이 (이 대표를 공격하기 전에) 서민들 난방비 폭탄 문제부터 집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26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 지역인 전북 전주와 익산, 군산에서 민생 투어를 진행한다. 민주당이 강세인 전북 지역을 방문한 이 대표는 검찰의 소환 조사에 '여론전'으로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그간 전통시장 등을 방문해 자신을 향한 검찰의 수사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시민들 앞에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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