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친윤' 부각…"대통령·당이 따로 놀면 큰일"
안철수·윤상현 '수도권 대표론' 한목소리
[더팩트ㅣ수원=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10일 수도권 '당심 잡기'에 나섰다. 수도권은 내년 치러질 총선의 승패를 가를 핵심 지역이자 대구·경북(TK)처럼 많은 당원이 분포된 곳이다. 당권 주자들은 저마다 총선 승리를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경기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신년 인사회가 열렸다. 지도부를 대표해 주호영 원내대표가 참석했으며 당권주자인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도 집결했다. 대통령실과 저출산 극복 정책을 두고 마찰을 빚으면서도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불참했다. 나 부위원장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먼저 주 원내대표가 인사말에서 자기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수도권 당 대표론'을 재차 해명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2월 차기 당 대표 조건으로 '수도권과 MZ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공정한 공천을 할 수 있는 대표를 언급해 당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는 "경기도(인구)가 1350만 명이나 된다. 여기에서 압승해야만 압도적인 다수당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을 향해 "이 압승을 위해 여러분들이 전부 앞장서야 한다. 나 하나 열심히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아들, 손자, 며느리, 친구 다 간절하게 해야 한다"며 "내가 선거에 나온 것처럼 간절하게 이번에 국민의힘을 도와 압도적인 다수당을 만들어줘야 나라가 잘 된다. 여러분들이 온갖 정성을 다 들여야 하는데,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원들은 함성을 지르며 호응했다.
'친윤' 후보임을 강조하는 김기현 의원은 "저는 20년 정치를 해오면서 한나라당 시절부터 지금까지 당을 지켜오고 있는 사람"이라며 "당이 완전히 풍비박산되었을 때도, 당을 많은 사람들이 떠날 때도 이 당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와 각오를 가지고 지켜왔던 사람"이라고 정통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배출한 멋진 대통령을 최대한 활용하고 손잡고 같이 호흡을 맞춰가야 한다"며 "대통령과 당이 따로 놀면 큰일이 난다. 집안을 생각해보더라도 부부가 뜻이 맞아야 일이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소통하며 정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안철수(경기 성남 분당갑)·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의원은 '수도권 대표론'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지난 총선은 수도권의 패배였다. 경기도 59석 중 불과 7명 살아남았다"며 "그래서 우리가 115석으로 쪼그라들어 지금도 제대로 국회활동하면서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도 수도권에서 이길 수 있는 준비를 해야만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 의원은 "다음 총선은 수도권 대전이 벌어진다. 우리 당의 심장은 영남이지만, 영남이 싸우진 않는다"면서 "당원 동지들이 수도권 전사들을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반드시 싸워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경태 의원은 정치 개혁 과제로 국회의원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국회의원 면책특권·불체포 특권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얼마 전 지금 우리나라 곳곳에 간첩단이 있을 거라고 했는데, 그대로 맞았다"며 강성 지지층을 겨냥했다.
이날 신년 인사회에 찾은 150여 명의 당원들은 무리를 지어 지지하는 당권주자들을 응원했다. 한 50대 여성 당원은 <더팩트>와 만나 "안 의원처럼 중도 성향이 당을 이끌어야 총선에서 민주당을 꺾을 것"이라면서 "인수위원장을 맡아 윤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화성시에서 온 남성 당원은 "나 부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면 지지할 생각"이라며 "주 원내대표가 대구 출신이기 때문에 총선 때 수도권에서 이기려면 차기 당 대표는 지역을 안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나 부위원장이 불출마한다면 누구를 지지할지 더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시의원 출신 한 당원은 '당심'이 김기현 의원에게 쏠리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임기 초기인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쪽이 맞지 않냐는 공감대가 있고, 김 의원에 대한 세평이 좋다. 게다가 중장년층 당원은 보수적인 성향도 강하기 때문에 김 의원이 당심을 끌어들이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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