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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상>] '소통' 강조 尹대통령의 비공개 '관저정치' 뒷말 무성

  • 정치 | 2022-12-10 00:00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 순수 공부모임일까?

지난달 초 한남동 관저로 입주한 윤석열 대통령이 '비공개 관저 정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일부와 정치권에선 공식적인 소통을 중단하고, 야당 인사는 만나지도 않으면서 비공개로 여당 측 인사만 만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시스
지난달 초 한남동 관저로 입주한 윤석열 대통령이 '비공개 관저 정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일부와 정치권에선 공식적인 소통을 중단하고, 야당 인사는 만나지도 않으면서 비공개로 여당 측 인사만 만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시스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 정치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 앞서 이른바 '윤핵관'과 먼저 부부동반 모임을 하거나, 여당 유력 인사들을 비공개로 만나면서 당무에 개입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비공개 관저 정치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모이는 가운데 '친윤' 공부모임인 국민공감이 지난 7일 출범했다. 당 소속 의원 115명 가운데 무려 71명이 모였다. 장제원 의원은 '계파 모임'이라는 해석에 "순수한 공부 모임"이라고 선을 그었다.

-측근들의 잇따른 구속으로 사법리스크에 직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았다. 통상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나 기자간담회 등을 열지만, 이 대표는 모두 생략하면서 여러 말들이 나왔다.

◆'24시간 업무' 尹대통령, 관저 들어간 후 문 걸어 잠가?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관저 정치'에 국민의힘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어. 전당대회를 앞둔 미묘한 시기에 관저에서 윤 대통령이 '비공개'로 국민의힘 유력 인사들을 만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네?

-맞아. 지난달 초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한남동 옛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관저를 옮긴 윤 대통령은 11월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첫 손님으로 맞은 이후 국민의힘 인사들을 잇달아 관저로 초청했어. 공식적인 두 번째 손님은 여당 지도부(11월 25일 만찬)였는데, 이들에 앞서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장제원·이철규·윤한홍 의원 부부를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한 게 뒤늦게 알려지며 뒷말이 나왔지.

-11월 30일에는 차기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과도 만났고, 같은 날 주호영 원내대표와도 심야 회동을 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졌어. 이달 초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관저로 불러 만찬을 함께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어.

-해당 일정은 언론의 취재를 허용하지 않고,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사후 확인도 해주지 않고 있어.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관저에서 대통령이 여당 유력 정치인, 측근들을 잇달아 만나는데 사진 한 장 공개하지 않고 비밀로 하고 있는 셈이지.

-앞서 지난 5월 당시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의 업무는 24시간 중단되지 않는다. 출퇴근 개념 자체가 없다"고 말한 바 있어. 윤 대통령이 관저에서 여당 정치인, 장관들을 만나는 것도 업무의 일환일 텐데, 왜 비공개로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워.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이 MBC의 취재와 보도를 문제 삼아 '용산 대통령 시대'의 상징이었던 출근길 약식 회견(도어스테핑)을 중단한 뒤 비공개 관저 정치가 본격화되고 있어. 이에 정치권 안팎에선 공식적인 소통을 중단하고, 야당 인사는 만나지도 않으면서 비공개로 여당 측 인사만 만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와.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관저 정치를 본격화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그게 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찬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누구와 만난다는 것을 확인해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따로 답변을 드리지 않겠다"며 확인을 거부한 뒤 "그것은 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해서 그렇다"고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내놨어.

지난 10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윤핵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귀엣말을 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지난 10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윤핵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귀엣말을 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특히 내년 2월 말에서 3월 초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윤곽이 나온 상황에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를 중심으로 관저를 잇달아 방문하고, 그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선 알려지는 게 거의 없어서 윤 대통령의 관저 정치에 국민의힘 인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야.

-당장 차기 당권 주자 중 한 명인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관저는 아직 못 갔다. 특별한 분들만 가시는 거 같다"며 "관저에 갔다 와야지 낙점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어. 또 관저를 다녀온 한동훈 장관의 전당대회 차출설도 불거지기도 했지. 한 장관은 일단 "법무부 장관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 이른바 윤심을 충족하는 당 대표 후보가 없어서 한 장관의 이름은 앞으로도 계속 거론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와.

-앞서 윤 대통령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말하지 않았나? 관저 정치를 하면서 만나는 인사를 보면 그게 맞는지 의문인데?

-여당 지도부야 국정 운영 협조 요청을 위해서 관저에서 만날 수도 있겠지만, 야당 인사는 한 명도 초대하지 않으면서, 최측근과 차기 당권 주자 위주로 관저에서 만나는 것은 대통령이 막후에서 당무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살 여지가 충분히 있어 보여.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옮긴 윤 대통령의 지금과 비공개 관저 정치는 개선이 필요해 보여.

국민의힘 최대 계파인 '친윤(친윤석열)계'가 세를 과시했다.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부모임 '국민공감' 출범식에 소속 의원 71명이 참석했다. 국민공감은 친윤계 의원들의 주축을 이뤘다. /뉴시스
국민의힘 최대 계파인 '친윤(친윤석열)계'가 세를 과시했다.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부모임 '국민공감' 출범식에 소속 의원 71명이 참석했다. 국민공감은 친윤계 의원들의 주축을 이뤘다. /뉴시스

◆'친윤' 모임 출범…與 의원들의 불타는 학구열

-국민의힘 의원들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성황리에 출범식이 열렸다던데?

-맞아. 국민공감은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모임을 했는데, 소속 의원들이 대거 몰렸어. 말 그대로 '대박'이었어. 당 소속 의원 115명 가운데 무려 71명이 모였지. 출범식 행사가 시작하기 전 자리를 꽉 채운 의원들은 서로 악수하며 인사했어. 당권주자인 김기현·안철수 의원은 일일이 '눈도장'을 찍었어. 대부분 초·재선 의원들이 참석했어. 취재진의 시선은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으로 쏠렸어. 장 의원은 직접 몸을 움직여 다른 의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어. 멀어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허리를 굽혀 악수하는 의원도 있더라고. 장 의원의 힘(?)이 느껴졌어.(웃음)

-친윤계 모임이라는 말이 많더라고.

-그런 시각들이 많긴 해. 아무래도 국민공감은 '친윤계' 의원 주촉으로 구성돼서 그러지 않을까 싶어. 각각 총괄 간사와 총무를 맡은 이철규·김정재 의원과 공보를 맡은 유상범 의원 등 간사단은 친윤계로 채워졌어. 애초 장 의원이 주축으로 만든 공부 모임 '민들레'는 계파 논란으로 출범이 미뤄졌고 결국 국민공감으로 새롭게 간판만 바뀐 거야.

-친윤 진영에서는 특정 계파 모임과 무관한 순수 공부모임이라고 입을 모았어. 강연을 듣고 정책 역량을 강화해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려는 모임이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야. '윤핵관 4인방'(권성동·윤한홍·이철규·장제원) 가운데 한 명인 이철규 의원은 "이 모임은 순수한 공부모임"이라며 "오로지 우리는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윤핵관' 핵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 이목이 쏠린다. 7일 국민의힘 권성동(왼쪽)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출범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윤핵관' 핵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 이목이 쏠린다. 7일 국민의힘 권성동(왼쪽)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출범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외부의 시선은 그렇지 않은 듯해. 윤석열 대통령이 친윤계 4인방을 당 지도부보다 먼저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다고 알려졌는데,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와 내년도 예산안 처리, 국정조사 등 원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만찬 회동 이후 국민의힘 전당대회 시계가 빨라진 것도 절묘하긴 해. 다만, 정확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이상 단언할 수는 없다고 봐.

-그렇다면 국민공감에 대한 판단은 국민 몫으로 남겨 두고, 혹시 첫 공부모임에서 눈에 띄는 장면은 없었어?

-첫 강연의 주인공은 103세 원로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였어. 김 교수는 '정치가 철학에 묻는다-자유민주주의의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어. 대다수 의원은 맨 앞줄에 앉은 김 교수를 찾아가 인사했어. 존경의 의미를 담아 예우하는 것처럼 보였어.

-김 교수는 '자유민주주의'에 관해 강의했는데, 의원들은 중간중간 필기하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어. 안철수 의원은 태블릿PC를 이용해 메모했고, 김학용·김미애 의원도 무언가를 열심히 적더라고. 조는 의원은 보지 못했어. 현장에서 봤을 때 태영호 의원이 정말 열심히 강의를 듣더라고. 다른 의원과 달리 '수업 중' 휴대전화를 거의 보지 않고 자세도 흐트러지지 않았어. '수업 태도'가 좋아 보였어.

-국민공감을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는데, 순수한 공부모임일지는 앞으로 더 지켜보자고. 국민공감은 오는 21일 '노동개혁' 주제로 김태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송다영 기자

☞<하>편에 계속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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