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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만찬 후 전당대회 논의 급물살...'당무 개입 노골화' 비판도

  • 정치 | 2022-11-30 00:00

정진석 "대통령이 그런 일까지 지침 주지 않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개최 시기는 '내년 2월말 또는 3월초'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윤핵관 4인방과 여당 지도부와 연달아 관저에서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며 '윤심(尹心)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내년 2월 말~3월 초 전당대회 개최를 재가했다'는 내용의 보도와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대통령이 그런 일까지 지침을 주지 않는다"고 적극 부인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의 시기나 룰 등은 비대위의 결정 사항이 아니라 비대위가 구성하는 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 "그러니 제가 생각하는 시점, 누가 생각하는 시점, 이런 건 딱히 의미가 없다. 전준위에서 그런 일들을 결정해 이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날 비대위 회의 전 티타임 때 전당대회 준비에 대해 얘기했다. 예산 국회가 마무리되면 전당대회 준비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 하는 얘기를 했고 기회가 되면 토론을 시작해보자, 그정도 얘기했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저녁 한남동 관저에서 정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이보다 앞선 지난 22일에는 권성동·장제원·이철규·윤한홍 의원 등 '윤핵관' 의원 부부를 초청해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윤핵관에 이어 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가진것에 대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의 존재감을 드러냄과 동시에 앞으로도 윤핵관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국민의힘은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활동을 시작하고 당무감사가 진행되는 등 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 만찬 후 첫 비대위 회의를 앞두고 정 비대위원장이 "다음 회의 때 전당대회에 대한 의견을 모아보자"면서 전당대회를 처음으로 언급한 점도 이같은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정 비대위원장은 만찬 후 윤 대통령고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이미 '2월 말~3월 초 전당대회설'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장인 유상범 의원은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경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개최 시점에 대해 "비대위원장 임기와 관련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비대위는 혁신을 위한 비대위가 아니라 차기 전당대회를 위한 비대위임을 명확히했다"면서 "비대위 임기 중에 차기 당대표를 뽑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3월 13일까지다.

비대위원인 전주혜 의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당헌 개정을 하면서 비대위 임기를 6개월로 했다. 출범한 게 9월 중순이니까 (임기는) 내년 3월 중순이 되는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3월 중순 정도에 전당대회를 해서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전대 시기와 함께 전대 룰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행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는 당원투표 7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가 반영된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원투표 반영 비율을 90%까지 끌어올리자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 비윤계 유승민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권주자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친윤계 당권주자는 눈에 띄지 않아 향후 윤심이 누구를 향할지에도 주목된다.

한편 이같은 여권의 움직임에 대해 "대통령의 노골적인 당무 개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권성동 전 대표의 '체리따봉' 사태와 비교해 "당시에는 간접통치였다면 지금은 직접통치"라면서 "여당이 윤 대통령 친정 체제로 강화됐다"고 봤다. 앞서 윤 대통령은 "당무 불개입 원칙"을 여러차례 공언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전날(28일) 교통방송(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관저 만찬 소식에 대해 "한마디로 윤 대통령이 자기가 불편한 사람이 당대표가 되는 건 불가하다, 이런 입장을 당내 널리 퍼뜨려서 영향을 주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만찬 사실이 알려진 것과 관련해 "(대통령 측에서 만찬 사실을) 의도적으로 흘린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과거에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처럼 대통령이 총재를 겸하던 시기에는 당무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당 정치 소재, 정치적인 영역에서는 '당정 분리'다. 대통령이 당의 정무적 일에 관여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 관여한다는 걸 아예 공개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 평론가도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옛날에 대통령이 당 총재까지 겸하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지난번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사퇴한 이후로 여당은 사실상 윤 대통령 친정체제로 굳어졌다. 그걸 매우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당무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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