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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대통령실, 과거 조국 전 장관과 비슷한 심리"

  • 정치 | 2022-11-23 11:22

대통령실의 MBC·김건희·장경태 대응 비판
"윤석열 정부, 사소한 문제에 목숨 건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최근 논란에 대응하는 태도에 대해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최근 논란에 대응하는 태도에 대해 "문재인 정부와 다르리라는 기대로 탄생한 윤석열 정부는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사소한 문제(예를 들면 비속어 논란)에 목숨을 건다"고 비판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정부와 대통령실의 최근 논란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치의 영역에서 지나칠 정도로 사소한 것에 집착하고 있다고 보았다.

금 전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우리가 풀고 있는 문제'를 제목으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MBC 취재진과의 설전,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한 장경태 민주당 의원 고발 등이 가진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법의 영역에서는 주어진 문제에 정답을 내는 게 중요하다. 피고인이 과연 유죄인가, 무죄인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아무리 사소한 사건이라도 마찬가지"라며 "정치의 영역에서는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어떤 문제를 푸는 데 쓰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정작 중요한 일은 제쳐두고 사소한 문제의 해답을 푸는 데 골몰한다면 설사 정답을 찾아낸다 한들 정치의 실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로 지금 해결해야 할 문제를 고르고 사람들의 관심을 그쪽으로 유도하는 것은 집권세력의 임무다. 집권을 한다는 것은 그런 의제설정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금 전 의원은 앞으로도 며칠간 1) MBC 기자가 도어스테핑 장소에서 쓰레빠(슬리퍼)를 신고 팔짱을 끼는 것이 적절한가 부적절한가, 2)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사진을 찍을 때 조명을 사용했는가 아닌가 라는 문제를 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설사 정답을 낸다 한들 이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들일까"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이 두 가지 문제 역시 집권세력이 낸 것"이라며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고 장경태 의원을 고발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이런 의제(!)를 던진 것이다. 두 가지 문제 모두 정답이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지금 이런 문제를 풀고 앉아 있을 때인가"라고 지적했다. .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한 뒤 집무실로 향하는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한 뒤 집무실로 향하는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금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다르리라는 기대로 탄생한 윤석열 정부는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사소한 문제(예를 들면 비속어 논란)에 목숨을 건다. 문제를 잘못 고른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실이 장 의원을 향한 고발을 언급하며 조국 법무부 장관 청문회 때 한 장면을 떠올렸다. 인사청문회 당시 금 의원은 조 후보자에게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인터넷에서 자신을 비방한 시민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실을 거론하며 "고위공직자가 일반 시민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더구나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던 평소 태도와도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조 전 장관 후보자는 "너무나 심한 내용의 비방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취지의 답한 바 있다.

금 전 의원은 "지금 용산 대통령실 사람들도 (조 전 장관과) 비슷한 심리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쓰레빠(슬리퍼)는 너무하지 않느냐' '조명 썼다는 건 완전 허위사실이다' 'MBC 보도는 그야말로 가짜뉴스고 편파방송이다. 가만히 두면 안 된다' 자기들의 상황은 예외적인 경우라고 여기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한번 해보자. 조선시대 예송논쟁으로 세월을 보내던 사람들도 그 문제는 정말 중요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그렇게 해서 우리는 정작 필요한 문제들에는 손도 못 대보고 쓰잘때기 없는 문제를 놓고 싸우면서 날밤을 새우게 된다. 이게 정치의 실패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주장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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