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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하>] "김의겸이 또 김의겸했다"…연이은 헛발질에 '오명'

  • 정치 | 2022-11-12 00:00

'피고발' 백경란 질병청장, "누이가 질병청장" 남동생 자소서 논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와 주한 EU(유럽연합) 대사와의 대화 내용을 잘못 전달해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대사와 접견 기념촬영하는 이재명 대표, 김의겸 대변인(맨 왼쪽). /국회사진취재단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와 주한 EU(유럽연합) 대사와의 대화 내용을 잘못 전달해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대사와 접견 기념촬영하는 이재명 대표, 김의겸 대변인(맨 왼쪽). /국회사진취재단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김의겸 의원이 또?"...잇단 헛발질에 민주당 난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냥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 가짜뉴스 논란이 가시기도 전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고?

-맞아.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일이었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유럽연합) 대사와 면담했는데 동석한 김 대변인이 비공개 면담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취재진에게 전달한 거야. 당시 김 대변인은 "EU 대사가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현재 윤석열 정부에는 대화 채널이 없어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되어도 대화 채널이 있었기에 교류를 통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했어. 그대로 해석하자면 주한 외교 인사가 야당 대표에게 주재국 정부를 비판한 셈인데, 외교 관례상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어. 역시나, 페르난데즈 대사는 김 대변인이 자신의 발언 취지와 다르게 브리핑했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해.

-결국, 김 대변인은 지난 10일 "혼란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EU 대사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어.

-이를 두고 당내에서도 "김의겸이 또 김의겸했다"는 우려가 나왔어. '당의 입'인 김 대변인이 공개석상에서 사실과 다르게 발언해 당내 혼란과 정치적 부담만 안겨준다는 의미야. 한 민주당 보좌진은 "김 대변인의 헛발질이 이제 너무 자연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어. 특히 이번에는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어서 당내에서도 조속히 사과하라는 압박이 있었다고 해.

-김 대변인 입에서 촉발된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

-그렇지. 대변인이 아닌 의원 개인 차원에서도 구설이 한둘이 아니야.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을 정조준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어.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선 김 의원이 '경찰이 마약 범죄 단속에 집중하느라 참사를 막지 못했다'고 하자 한 장관이 "매번 어떤 걸 던져놓고 그럼 언론에서 받게 하고, 주워 담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는데 반박을 못하더라고. 술자리 의혹 제기 당시 '직을 걸라'는 한 장관 요구에 "그런 시시껄렁한 협박에 무릎 꿇을 정도라면 아예 정치를 시작하지도 않았다"면서 진실을 찾겠다고 당당하게 밝혔던 것에서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어.

기자 출신인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회에 입성한 뒤 열린민주당 시절부터 꾸준히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과한 '특종' 욕심이 실수를 유발하고 있다는 뒷말이 나온다. /이선화 기자
기자 출신인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회에 입성한 뒤 열린민주당 시절부터 꾸준히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과한 '특종' 욕심이 실수를 유발하고 있다는 뒷말이 나온다. /이선화 기자

-이 외에도 김 의원은 한 장관이 법무부 행사장에서 이재정 민주당 의원을 따라가 의도적으로 악수 장면을 연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어. 지난달에는 한 장관의 7월 미국 출장 목적이 이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의 대북 코인 연루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을 하면서 크게 논란이 됐어. 김 의원을 통해 민주당의 대북 코인 연루설이 퍼지게 됐기 때문이야.

-김 의원은 최근 집중적으로 한 장관을 저격하고 있지만, 국회 입성 초기에는 '김건희 저격수'를 자처했어. 이때만 해도 건진법사, 논문 표절 의혹 등 몇몇 성과(?)가 보였는데, 최근에는 역풍만 부는 것 같아. 왜 말실수가 잦아진 걸까.

-아무래도 언론인 출신이다 보니 윤석열 정부를 흔들만한 '특종'을 노리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 말실수가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를 저격하는 과정에서 나오고 있어. 지난해 7월에는 MBC 기자들이 김건희 여사 관련 취재 도중 경찰관 사칭 논란이 일자 "아마 제 나이 또래에서 한두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셀프 저격'까지 했을 정도야.

-한 보좌진은 "처음부터 더불어민주당과는 안 어울렸던 사람"이라고 혹평하기도 했어. 김 대변인은 원래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전북 군산에 공천을 신청했는데, '흑석동 재개발 상가 투기 의혹'으로 민주당이 거부하자, 비례위성정당인 열린민주당에 입당해 의원직 승계로 국회의원이 됐어.

-그러고 보니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거부당하고 '총선 불출마 선언'했었는데(웃음). 김 의원의 열린민주당행에 당시 윤호중 사무총장은 "우리 당의 도덕성을 중시하는 공천 과정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유감을 표하기도 했지. 어쨌든 김 의원은 앞으로 대변인으로서 언행에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남동생 백 모 씨가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 디엔에이링크 사외이사에 지원하며 '마침 친누이는 2대 질병청장'이라는 내용의 직무수행계획서를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백 청장은 남동생이 아닌 제3자가 작성했다고 해명했다. /이새롬 기자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남동생 백 모 씨가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 디엔에이링크 사외이사에 지원하며 '마침 친누이는 2대 질병청장'이라는 내용의 직무수행계획서를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백 청장은 남동생이 아닌 제3자가 작성했다고 해명했다. /이새롬 기자

◆"누이가 질병청장"...백경란, 국회 고발에 남동생 논란까지 '첩첩산중'

-본지가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남동생이 사외이사 지원하며 작성한 "누이가 질병청장" 보도로 시끄러웠지?

-맞아. 백 청장 남동생 백 모 씨가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에 사외이사로 지원하면서 제출한 직무수행계획서가 논란의 발단이었어. 직무수행계획서는 일종의 자기소개라고 볼 수 있는데, 백 씨는 여기에 '마침 친누이는 2대 질병청장의 임무를 맡은 백경란 청장'이라고 기재한 것으로 드러난 거야. 해당 회사는 질병청과 직무관련성이 높은 곳이어서 청장의 남동생이 누나의 직위를 이용해 임원으로 지원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어. 백 청장과 백 씨는 문제의 직무수행계획서가 본인이 아닌 제3자가 작성했다는 입장을 내놨지.

-본인이 아니라 제3자라면 누구를 말하는 거야?

-백 씨가 지원한 회사는 디엔에이링크라는 곳인데, 이곳은 현재 소액주주연대 쪽과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고 있어. 소액주주연대에 속해 있는 A 씨란 사람이 제3자라는 건데 그가 소액주주연대 측 임원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백 씨의 직무수행계획서를 대신 작성했다는 거지. 실제 A씨 도 이 사실을 인정했고, 백 씨는 최근 A 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해.

-그럼 A 씨란 사람은 왜 백 씨의 직무수행계획서를 대리 작성한 거야?

-A 씨 설명에 따르면 백 씨를 소액주주 측 사외이사로 추천받은 때는 7월 말에서 8월 초쯤이야. 이때 A 씨는 백 씨에게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필요한 서류들을 보냈고 백 씨는 이를 제출했지. 실제로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백 씨는 8월 8일 소액주주 측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해. 백 씨의 직무수행계획서가 빠진 거야. A 씨는 디엔에이링크 측에서 공시 마감 직전 이를 알려준 탓에 부랴부랴 직무수행계획서를 대신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

백 청장 남동생 백 모 씨가 서명한 확인서. 마지막 항목을 살펴보면 '직무수행계획서'가 사실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라고 돼 있다. 백 씨는 8월 3일 확인서에 서명했지만 문제의 직무수행계획서가 추가 공시된 건 8월 10일이다. 백 씨는 있지도 않은 직무수행계획서에 사실과 일치한다는 서명을 한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갈무리
백 청장 남동생 백 모 씨가 서명한 확인서. 마지막 항목을 살펴보면 '직무수행계획서'가 사실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라고 돼 있다. 백 씨는 8월 3일 확인서에 서명했지만 문제의 직무수행계획서가 추가 공시된 건 8월 10일이다. 백 씨는 있지도 않은 직무수행계획서에 사실과 일치한다는 서명을 한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갈무리

-그런데 시기상으로 맞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던데 그건 왜 그런 거지?

-백 씨는 8월 3일 '확인서'라는 걸 제출해. 확인서는 여러 사실관계를 묻고 있는데 이 중 마지막에 '직무수행계획서'가 사실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라고 돼 있어. 백 씨는 자필로 서명했지. 그런데 문제의 직무수행계획서가 대리 작성되었을 때는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지나서야. 백 씨의 직무수행계획서가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게재되었을 때는 8월 10일 이거든. 종합해 보면 백 씨는 있지도 않은 직무수행계획서에 사실과 일치한다는 서명을 한 셈이지. 백 씨는 확인서를 잘 살피지 못한 건 자신의 불찰이라고 인정했어. 백 씨가 회사 임원직에 처음 지원해 본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 백 씨는 이전에도 여러 회사에서 임원직을 수행한 사람이라 이를 몰랐다는 게 쉽게 납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와.

-백 씨가 코로나19 진단키트 회사에 지원한 것 자체도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 그렇지. 디엔에이링크는 유전체 분석 기업인데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흔히들 이야기하는 '코로나 진단키트 관련주'로 분류되는 회사이기도 하지. 질병청과 업무적 연관성이 높은 곳인데, 백 씨가 자신의 누나가 질병청장으로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해당 회사 임원직에 지원한 건 부적절했다는 거야. 백 씨는 이에 대해 지인 추천이 있었고 그 회사는 잘 모르는 곳이었다고 답했어. 그런데 이 해명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자신이 임원으로 갈 회사를 알아보지도 않고 단순히 지인 추천으로 지원을 했다는 거잖아. 우리가 보통 어느 회사에 취직하고자 할 때 회사 홈페이지라도 한 번 들어가 보는 게 상식적인데 그렇지 않았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지.

-또 의혹이 증폭된 건 백 씨가 사외이사로 지원하고자 했던 디엔에이링크와 질병청과의 관계야. 백 씨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결정되기 하루 전, 디엔에이링크에서는 질병청으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장 유전체 분석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어. 그로 인해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지. 이뿐 아니라 백 씨의 사외이사 후보 관련 공시가 올라온 이후인 8월에 질병청과 디엔에이링크의 유전체 분석 계약 규모는 1만5000건으로 석 달 만에 6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어. 백 씨의 사외이사 지원에 질병청과 디엔에이링크 간 모종의 관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지. 다만 질병청은 국가계약법에 따라 조달청 입찰 과정을 통해 정상적으로 디엔에이링크를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어. 앞서 백 청장은 국회가 요구한 주식 거래내역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로부터 고발당했어. 남동생 관련 의혹이 제기된 때이기도 해. 최근 코로나가 겨울철을 맞아 재유행하고 있는 분위긴데 질병청 수장을 중심으로 뒤숭숭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네. 자칫 국가 방역에 있어 큰 차질이 없었으면 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송다영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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