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국회부의장 후보 선출…비윤계 강세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 후보에 5선 정우택 의원이 선출됐다. 정 의원은 계파색이 옅어 '비윤계'에 가깝다. 지난달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윤계 이용호 의원이 예상 밖으로 선전한 것과 맞물려 차기 당권 경쟁에서 친윤계에 대한 견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부의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결선 투표 끝에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전체 108표 중 40표를 얻었다. 4명(정우택·홍문표·서병수·김영선)의 후보 가운데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이상 득표자가 없어 서병수 의원(39표)과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에선 총투표수 96표 가운데 49표를 얻어 단 2표 차이로 진땀승을 거뒀다.
정 의원은 당선 인사에서 "여러 가지 부족한 사람을 21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으로 선출해주신 의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후반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여러분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직분을 다할 수 있도록 든든한 부의장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충청권 맹주로 불리는 정 의원은 풍부한 정치 경험과 리더십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양수산부 장관과 당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당 안팎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 관례에 따라 추대가 아닌 이례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국회부의장을 예약한 것도 정 의원에 대한 당내 기대감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국회부의장 경선은 비윤계가 강세를 보였다. 정 의원은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달 19일 불교방송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의 영빈관 신축 논란과 관련해 개보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시기와 방법에 대해선 지적했다. '9급 공무원 발언' 논란을 일으켰던 '윤핵관' 권성동 전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당을 대표하는 사람은 품격에 맞는 발언을 해야 한다"고 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캠프에서 활약했던 김 의원이 총 108표 중 23표밖에 얻지 못했다. 반대로 비윤계 인사들이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다. 석패한 서병수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새 비대위가 꾸려지는 과정에서 전국위원장직을 사퇴한 이력 등 때문에 비윤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친윤계에 대한 비토 기류가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꼭 친윤·비윤을 선택한 것이라는 분류보다는 절차적 타당성을 따지는 성향이 강했던 것으로 본다"며 "만약 정·서 의원이 딱 잘라 '비윤계'로 분류된다고 한다면, (당내에서)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탄탄하지 않다고 보는 것 아니겠나"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19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민주당 출신으로 당내 기반이 약한 재선의 이용호 의원이 예상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던 것과 묘하게 겹친다. 양자대결에서 친윤계의 지지를 받은 주 원내대표가 압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6대 4의 비중이었다. 때문에 당내 주류인 친윤계에 대한 견제가 표출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었다.
당 지도체제가 안정기에 접어든 데다 국정감사도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차기 당권에 시선이 쏠린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김기현(4선)·안철수(3선) 의원은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고, 윤상현(4선) 의원도 최근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이 중 김·윤 의원은 친윤계, 안 의원은 중도로 분류된다. 당권 주자로 꼽히는 조경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비윤계'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여러 여론조사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유 전 의원은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권 초반인 만큼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 적임자를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앞으로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하면 계파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전당대회 규칙을 둘러싸고 당권 주자들끼리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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