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시작...의원실 차원에서 대응 예정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재판의 본격적인 시작을 앞둔 가운데, 스스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대표 취임 전 불거진 논란과 당 운영을 철저히 분리해 '사당화' 비판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서민 금융 지원 대책 등 의제를 던지며 '민생'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이 대표를 향한 불편한 시선도 감지된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첫 공판 준비기일이 18일 열린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업 관련 핵심 실무자인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을 알고도 지난 대선 당시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말하고,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부지 용도 변경을 하도록 협박했다고 말해 허위 사실 공표 혐의를 받는다.
재판 최종심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국회의원직 상실은 물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다음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민주당은 당내 구심점을 잃을 뿐만 아니라 대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 받은 434억 원의 선거 비용도 반납해야 하는 아찔한 상황이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는 막바지 국정감사에서도 조명될 예정이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남부경찰청과 경기도 대상 국감에서 직전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 관련 성남FC 후원금 의혹, 대장동·백현동 특혜 의혹 공방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열리는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수원고검 국정감사에서도 여당 의원들은 이 대표 의혹을 집중해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를 향한 사정당국의 수사 결과가 국감 이후 가시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자신의 의혹과 관련해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 대부분이 당대표 취임 전 불거진 일인 만큼 당력에 의지할 경우 '사당화' 논란으로 번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내가 알아서 대응할 문제다. 내가 혼자 해도 충분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안다. (그래서) 당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그렇고 나서지도 않는다. 오늘 비공개회의에서도 (이 대표 수사 관련해)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당 분리 원칙을 세운 이 대표는 연일 당대표 공개 일정에서 '침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17일 이해찬 전 대표 회고록 출판기념회에 참석 후 '공판 준비기일을 앞두고 소감이 어떤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동시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법 대응, 서민 부채 대책 등 연일 민생 메시지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이 대표가 이달 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등 미국 당국 고위 관계자 20명에게 한국산 전기차 차별 조항이 담긴 IRA법에 대한 한국 측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에는 "국가가 부채 사슬로 인한 비극의 연쇄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며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서민금융제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17일 최고위에선 "이번 주에 국감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예산, 입법 국회가 시작된다. 민생 경제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민생 해결과 국가 전략산업 지원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민생 행보가 자신의 사법리스크로 집중되는 여론을 분산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의제 던지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윤석열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원팀' 분위기를 형성했던 당내에서도 쓴소리가 다시 나오는 분위기다. '친문' 전재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대표의 방위산업 관련 주식 보유 논란에 대해 "지지했던 숱하게 많은 사람들이 널브러져 있는데 혼자 정신 차리고 주식 거래를 한다? 개인적 이익에 해당하는 주식 거래는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대선 후 한국조선해양 1670주, 현대중공업 690주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고 '직무 연관성'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3일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한편 이 대표는 첫 공판기일인 18일 오전 '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 촉구'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열고 오후에는 비공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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