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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비속어 논란' 후폭풍…정쟁 늪에 빠진 여야

  • 정치 | 2022-09-29 00:00

與, MBC에 책임 공세…野 "언론 탄압"

28일 서울 마포구 MBC 본사 앞에서 박대출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과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권성동 과방위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 보도에 대해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28일 서울 마포구 MBC 본사 앞에서 박대출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과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권성동 과방위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 보도에 대해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도중 빚어진 '비속어 논란' 후폭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파상공세에 '조작 보도'라고 주장하며 방어벽을 치고 있다. 하지만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 등 핵심 이슈와 맞물려 여야 간 정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이후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넘어 MBC에 책임을 물으며 전선을 확대했다.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를 항의 방문, 공식 해명을 촉구했다. 경영진의 책임도 요구했다.

TF위원장인 박대출 의원은 "(MBC)는 특정 진영의 편에 서서 공영방송인지 진영방송인지 헷갈릴 정도의 편파보도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며 "이번 순방 외교 과정에서 동영상 자막 조작 방송은 지금까지 MBC가 해왔던 편파 방송, 진영 방송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과방위 소속 권 의원은 "이번 사건은 MBC 자막 조작 사건으로 불러야 한다"며 "MBC는 자막을 조작해서 윤 대통령 발언을 왜곡해 국민을 속였다. 대국민 보이스피싱"이라고 주장했다. 또 "MBC가 조작하면 민주당은 선동했다"며 "단순한 헤프닝을 외교 참사로 규정해 정권을 흔들어보려는 속셈"이라고 언급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에서 "어느 국민도 MBC에 사실관계 확인조차 없이 자막 조작으로 국익을 훼손할 자유를 부여하지 않았다"며 "MBC가 자막조작 보도를 막무가내로 하지 않았다면, 타 언론들은 충분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보도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대응에도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29일 MBC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대검찰청에 고발할 계획이다. 허위 자막과 함께 대국민 유포된 영상으로 윤 대통령의 명예가 훼손됐고, 70년 가까이 함께한 동맹국을 조롱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있으며, 국격도 심대하게 훼손됐다는 것이 이유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간사 등 의원들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보도와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MBC를 항의 방문한 것에 대해 언론 탄압이라는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간사 등 의원들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보도와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MBC를 항의 방문한 것에 대해 언론 탄압이라는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을 방문했던 윤 대통령은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직후 행사장을 떠나면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게 순방취재단 카메라에 찍혔다. 국민의힘은 MBC가 해석이 분분한 '○○○'에 대해 미국 대통령인 '바이든'이라고 자막을 명시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대통령실은 '날리면'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언론을 압박하는 것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덮기 위한 공세라며 반박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본질은 윤 대통령의 가벼운 입"이라며 "각종 외신에 질의서를 보내고 항의 방문할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대통령의 외교 참사를 야당과 언론 간 '정언유착'이라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조작 보도' 주장은 국면 전환을 위한 전략적 차원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국정 지지율이 뚝 떨어지면서 국정 동력 상실을 우려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로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7.7%, 부정평가는 71.3%로 나타났다.

또한 '바이든'으로 해석하는 의견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와 국민의힘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KBC광주방송·UPI뉴스가 넥스트위크리서치에 의뢰해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1.2%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칭한 것이 맞다"고 답했다. "'날리면'이 맞다"는 응답은 26.9%였으며, '모름·기타'는 11.9%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두고 국회 안팎에서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잘못된 것을 빨리 사과하고 논란을 털어내는 것이 나았을 텐데, 이제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더 물러설 수 없을 만큼 깊숙하게 발을 들인 모양새"라며 "약간 엉터리로 커버할 대상(MBC)을 찾은게 아닌가 싶다. (비속어 논란은) 말끔하게 매듭이 안 지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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