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막말 논란 일파만파…당내에서도 해명 비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미국 순방 중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뒤늦게 해명했지만 논란을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야당의 파상공세에 방어전을 벌이며 진땀을 빼고 있다. 당 내부에서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방어에 총력을 쏟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 중 '국회'는 미국 의회가 아니라 한국 국회이며, 미 대통령인 '바이든'이라는 말은 '날리면'이라고 해명한 대통령실과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3일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여기서 미국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며 "그냥 지나가면서 사적인 혼잣말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또 '윤 대통령의 발언은 분명히 바이든이 쪽팔리겠다였다'는 진행자의 말에 "동영상만 여러 차례 봤는데 딱히 그렇게 들리지는 않더라"라면서 "저희로서는 대통령실의 해명을 믿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 국익에 도움이 될지 조금 숨 고르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공세를 차단하는 것에도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에만 "대통령실에서 사실관계를 바로 잡았음에도 민주당은 여전히 본인들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다", "오로지 정파적 시각을 기반으로 한 근거 없는 외교 자해 행위는 결코 국민께서 용납하지 않을 것"(박정하 수석대변인) "'대통령의 외교 참사'가 아닌 '망국적 야당의 정치 참사'"(김미애 원내대변인) 등 관련 논평을 쏟아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부각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외교에 이어 유엔(UN)총회 연설에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자유와 연대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의 도약을 선언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과는 소통하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숙고'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막말'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무리수'라는 비판 여론이 상당하다. 김은혜 홍보수석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 변수에 국민의힘은 지지층 이탈과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 상실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 XX들이'라는 표현을 두고, "(윤 대통령이) 나를 '이 XX, 저 XX'라고 부른다고 들었다"는 이준석 전 대표의 폭로가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대통령실의 대응을 꼬집는 목소리가 당 내부에서도 나왔다. 곽승용 부대변인은 전날 "이제 그만하자. 차라리 무대응을 하던가"라며 "저도 음악 했던 사람이라 잘 알지만, 이거 주변 소음 다 제거하고 목소리만 추출하는 거 가능하다. 그렇게 하면 어쩌려고 이러는가?"라고 했다. 실제 유튜브 등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이 다소 뚜렷해진 영상이 올라왔다. 다만 '바이든'과 '날리면'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곤혹스러운 기류가 흐른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첫 정기국회가 진행되고 있고 국정감사까지 앞둔 상황에서 대형 악재를 만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실 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나 "야당은 윤 대통령의 발언과 외교 관련 이슈를 길게 끌고 가려 할 것"이라며 "국회로 시선이 쏠리는 국감 시즌 때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 더 심한 공세를 벌일까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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