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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조문 무산' 논란…野 "왜 갔나?" vs 대통령실 "폄하 시도 유감"

  • 정치 | 2022-09-19 20:03

"국내 정치를 위한 슬픔 활용"…英 왕실, 대통령 부부 예우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지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을 나서고 있다. /런던=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지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을 나서고 있다. /런던=뉴시스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취소 소식에 더불어민주당이 '외교 참사'를 주장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은 "홀대를 받은 것처럼 폄하하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 내외는 18일 오후 3시 40분(현지시간)께 런던에 도착, 오후 6시로 예정된 국왕 주최 리셉션 참석에 앞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참배 일정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현지 교통 사정 등으로 인해 일정을 재조정했다. 이후 열리는 여왕의 장례식에는 예정대로 참석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이런 일정 변경을 비판하고 나섰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9일(한국시간)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취소 소식이 영국에서 전해졌다. 국민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영국을 도대체 왜 갔습니까?"라고 지적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의 목적을 '경제 외교의 기반 확대'라며 '조문 외교'를 강조했다. 그러나 교통 통제를 핑계로 조문을 취소했다"며 "G7 국가인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뤼도 캐나다 총리, 왕치산 중국 부주석은 물론이고, 영연방 국가가 아닌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부부도 국빈 자격으로 조문했다. 일반 시민의 조문 행렬에 직접 합류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부부도 오랜 시간을 대기한 뒤에 조문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문 취소를 발표할 것이었으면, 윤 대통령 부부는 영국에 도대체 왜 간 것입니까? 왜 다른 나라 정상들은 가능한데, 왜 대한민국 대통령만 불가능한 것입니까?"라고 따졌다.

안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부부의 조문이 자진 취소인 것인지, 아니면 사전 조율 없는 방문으로 조문이 거절된 것인지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시작한 지 4개월에 불과한데 '외교 참사'가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의 외교 행보를 지켜보는 국민은 마음 졸이며 국격을 걱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순방이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빈손 순방'이 되진 않을지 심히 걱정스럽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남은 외교 일정에서라도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민주당 주장에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민주당 주장에 "위로와 애도가 주를 이뤄야 하는 그런 전 세계적인 슬픈 날이다. 그런데 확인되지 않은 말들로 국내 정치를 위한 이런 슬픔이 활용되는 것은 유감"이라며 "우리가 홀대를 받은 것처럼 폄하하려는 그 시도, 그리고 그것을 루머와 그럴듯한 거짓으로 덮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런던=뉴시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민주당 주장에 "위로와 애도가 주를 이뤄야 하는 그런 전 세계적인 슬픈 날이다. 그런데 확인되지 않은 말들로 국내 정치를 위한 이런 슬픔이 활용되는 것은 유감"이라고 불쾌해했다.

김 수석은 또, "돌아가신 분에 대한 애도와 진심으로 남은 가족들을 위로하는 자리다. 최선을 다해서 행사를 진행하는 우방국에도 이 같은 논란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흔들려 해도 흔들리는 건 우방국과 대한민국의 신뢰"라며 "그런 점에서 우리가 홀대를 받은 것처럼 폄하하려는 그 시도, 그리고 그것을 루머와 그럴듯한 거짓으로 덮는 시도"로 규정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이 영국 도착 후 상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이) 더 일찍 영국에 도착하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전날 오후 2~3시 이후에 도착한 정상은 오늘 오후 조문록을 작성할 수 있다고 공지를 받았다. 왕실 차원에서 따로 시간을 예우하고 조정해 주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이드카가 보통은 250여명 정상들에게는 이 정도 규모로는 배치가 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저희가 상당히 런던에서 리셉션에 도착하기 어려운 상황에 착륙을 했기 때문에 어제 리셉션 가는 그 경로에 사이드카를 4대 배치해서 대통령 부부의 원활한 이동을 도왔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은 "어제 찰스 3세 국왕은 (리셉션에서 윤 대통령에게) 일정을 변경하고 어느 정상보다도 먼 곳에서 외교일정을 조정해가면서 부부가 온 것에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다"며 "윤 대통령은 세계 자유와 평화의 수호자로 평생을 헌신한 여왕을 기리고자 조문을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문록 작성과 관련해선 당초 저희가 (순방 전 국가안보실 관계자의) 브리핑에서 날짜 조율은 안 됐으나 조문록 작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재차 설명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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