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밥집' 봉사로 연휴 시작…'약자 복지' 실현 강조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대통령 취임 후 첫 추석 연휴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무료급식소 봉사'로 연휴를 시작했다. 최근 혼돈과 갈등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여의도 정치권'과 거리를 두며, '민생'에 집중하고 있는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휴일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소명을 다하는 국민을 찾아 민심을 다독이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53분께 서울 명동성동 명동밥집에 도착했다. 명동밥집은 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사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로 노숙인과 홀몸노인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배식은 매주 수·금·일요일 11시부터 시작된다. 윤 대통령은 배식 봉사뿐 아니라 소외된 이들이 먹을 음식을 직접 조리하기 위해 2시간 이상 일찍 현장을 방문해 재료를 직접 손질하고, 김치찌개를 조리했다.
윤 대통령은 배식을 시작할 시간이 되자, 봉사자들과 함께 44개 테이블에 배식을 진행했다. 이후 명동밥집을 찾은 이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가까이 다가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많이 드십시오", "천천히 많이 드세요", "부족한 게 있으면 더 가져다드리겠습니다" 등의 말을 건네면서 챙겼다.
윤 대통령은 무료급식소 봉사에 앞서 SNS를 통해 공개한 대국민 추석 영상 메시지에선 김건희 여사와 함께 한복을 입고 등장해 "경제가 어려울 때 더 고통받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넉넉하게 보듬는 그런 사회를 만들겠다"며 "자기 목소리조차 내기 어려운 분들을 배려하고 챙기는 진정한 '약자 복지'가 필요하다. 정부와 의료기관 그리고 이웃이 힘을 합쳐 사회안전망에서 어느 누구도 소외되는 분들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자 복지 실현을 약속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어려운 국민들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듣고 그분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정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추석 연휴에도 각자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소명을 다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생과 헌신으로 일하며 우리 사회에 등불이 되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 전날(8일) 출근길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경제가 어렵기는 하지만 모처럼 거리두기 없는 명절을 맞아서 국민 여러분께서 요 며칠만이라도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갖기를 바란다"며 "우리 주변의 많은 어려운 분들을 우리 정부뿐만이 아니라 국민들께서도 이웃이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따뜻한 정을 나누는 그런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여의도 정치권의 핫이슈인 '야당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발의', '윤 대통령 고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등에 대한 질문엔 "지금은 그런 문제에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라며 "오로지 제 머릿속에는 글로벌 경제 위기와 우리가 입은 이런 재난에 대해서 국민들을 어떻게 살필 것인지 그거 이외에는 다른 생각을 근자에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0%대 안팎까지 추락한 뒤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민감한 정치권 현안에는 거리를 두고 '민생'에만 집중해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의도가 내재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휴는 소외된 계층에게는 더 짙은 소외감을, 연휴에도 쉴 수 없는 이들에게는 더 힘든 나날이 될 수 있다. 이들과 관련한 윤 대통령의 추석 전 메시지를 종합하면 남은 연휴 기간에도 윤 대통령의 사회적 약자 등 소외계층 위로, 각자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소명을 다하는 국민을 격려하는 행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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