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빌렸다" vs "애초 설명과 다르다"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해외 순방 당시 착용했던 '고가 장신구'를 두고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이 진실공방을 벌이며 논란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30일 대통령실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착용했던 고가 장신구가 언급됐다. 앞서 지난 2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윤 대통령 부부 등 고위공직자 재산을 공개했는데, 윤 대통령 부부의 재산 신고 내역에 보석류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재순 대통령 총무비서관에게 "김 여사가 나토 순방 때 착용한 목걸이와 팔찌가 '고가'라는 기사가 나왔다. (윤 대통령) 재산 신고를 보니 보석류는 하나도 신고를 안 했다. 확인해 보셨나"라고 물었다. 윤 비서관은 "총무비서관실에서는 (대통령 부부 재산) 신고 부분에 대해 검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운영위 회의 산회 이후 전 의원은 윤 비서관과 만나 관련 질의에 대한 추가 설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 의원에 따르면 윤 비서관은 김 여사의 장신구에 대해 '순방 현지에서 빌려서 착용한 것으로 재산 신고에서 누락된 건 아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 의원은 이후 문자를 통해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에서 '현지에서 빌린 것이 아니다'라며 정정 요청이 있었다"며 "총무비서관실에서는 '(김 여사가 착용했던) 장신구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리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입한 것으로 구입한 금액이 재산 신고 대상(500만원 이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도 입장을 내고 "총무비서관은 민주당 의원에게 '현지에서 빌렸다'는 설명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하지 않은 얘기를 언론에 전파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정정 요청을 마치 큰 거짓인 양 말씀하신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대통령실 해명에 더욱 문제가 된다는 입장"이라며 "지인에게 빌렸다면 그것이 무상인지 계약서는 있었는지 추가로 확인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 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가 빌렸다는 장신구는 사인에게 이익을 제공받은 부적절한 행위라며 권력의 사유화가 확실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김 여사가 착용한 고가 보석이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이 사실이어도 그 자체로 문제"라며 "대통령 배우자가 고가의 외제차를 지인에게 빌려 탔다면 문제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 내외는 사적 관계에 엄격해야 한다"며 "대통령실이 이런 기초적인 상식조차도 가지지 못한 채 대통령 내외를 보좌하고 있다니 아연실색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의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백 번 양보해 현지에서 착용한 목걸이는 빌린 거라고 하자. 그럼 취임식, 사전투표 등 공식 행사마다 목격돼 '김건희 문신템'이라 불리며 기사에까지 보도된 1600만원짜리 까르띠에 팔찌도 빌린 건가"라며 "또 순방 출발 직전부터 착용한 2600만원짜리 티파니 브로치는 서울공항 현지에서 빌렸다는 말인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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