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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與 수해 봉사…김성원 "비 왔으면" 망언에 주호영 "장난기"

  • 정치 | 2022-08-12 00:00

김성원 "진심으로 사과" …현지 주민 "쇼하러, 홍보하러 온 거 티 낸 것"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사당=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이 11일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현장을 찾아 수해 복구 봉사활동에 팔을 걷어붙였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이후 첫 공개 일정으로 민생 돌보기 차원이다. 하지만 김성원 의원의 망언과 주 위원장의 옹호 발언으로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동작구 사당2동주민센터 인근에서 봉사활동에 나섰다. 주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또한 40여 명의 의원, 보좌진, 당직자 100여 명도 피해 복구를 위해 직접 힘을 보탰다. 섭씨 30도가 넘는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도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주 위원장 등은 저마다 작업하기 편한 복장에 장화와 고무장갑을 끼고 구슬땀을 흘렸다. 목에 두른 수건이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분주히 움직였다. 빗물에 잠긴 주택과 상가 등을 정리했다. 남성사계시장의 한 건물 지하에 방치된 건어물과 폐자재 등을 밖으로 나르기도 했다. 장화와 옷은 먼지와 흙탕물이 잔뜩 묻었다.

주민을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한 봉사활동은 '말' 때문에 빛이 바랬다. 수재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김성원 의원의 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주 위원장이 봉사활동 전 "수재를 입은 수재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말고 장난을 치거나 농담하거나 심지어 사진을 찍는 일도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던 당부가 무색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을 찾아 수해 복구 작업을 지원하던 중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해 논란이 확산됐다. 왼쪽은 권성동 원내대표. /채널A 방송 화면 갈무리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을 찾아 수해 복구 작업을 지원하던 중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해 논란이 확산됐다. 왼쪽은 권성동 원내대표. /채널A 방송 화면 갈무리

김 의원은 수해 복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하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옆에 있던 권 원내대표는 허탈한 듯 허공을 바라봤고, 임의자 의원은 실언이라는 것을 직감한 듯, 곧장 김 의원의 팔뚝을 찰싹 때렸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김 의원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 저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수재민과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남은 시간 진심을 다해 수해 복구 활동에 임하겠다"며 "수해로 피해를 보신 분들께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주 위원장은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내가 각별히 조심하라고, 지금 이 정서에 안 어울리는 말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는데도, 김 의원이 평소에도 조금 장난기가 있다. 큰 줄기로 봐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이 농담이었다는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주민의 생계가 막막한 상황에서 김 의원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현장에서도 나왔다. 남성사계시장에서 <더팩트>와 만난 한 중년 상인은 김 의원 발언에 대해 "쇼하러, 홍보하러 온 거 티 낸 것 아니겠나. 정치나 잘하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야당도 공세를 퍼부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아니다. 국민의 삶을 지켜야 할 국회의원이다"라며 "여당 지도부라는 자각도 없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각도 없는 '목불인견' 행태에 헛웃음도 나오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형동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날 수해 복구 봉사활동과 관련해 "서울 사당동 비 피해 봉사활동 현장에서 빗물에 잠긴 반지하 방의 집기들을 주민들과 함께 정리하면서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생생하게 공감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삶의 터전이 위협받는 일이 더는 없도록 재난 대응 시스템을 점검하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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