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후보군에 "우격다짐식 당 운영 걱정" 우려도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오는 8·28 전당대회 출마자 후보 등록기간을 앞두고, 최고위원 출마자들이 쏟아졌다. 10명이 넘는 최고위원 후보군 가운데 '이재명과 함께하겠다'며 '러닝메이트'를 자처하는 '친명계' 인사들과 '비명계' 인사들이 대치하는 전선(戰線)이 꾸려졌다. 이외에 '지역' '원외 청년'의 출마도 잇따라 '컷오프'를 둔 경쟁이 더 치열할 전망이다.
고민정·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이른바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은 지난 12일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고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계파 갈등에 관해 "현재 당원이나 의원들에게 물어봤을 때 친문(친문재인)이 아니라고 얘기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당 대표가 되실 분이 풀어야할 첫 숙제는 당 안에서 서로를 가르는 문화를 없애는 것"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윤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다른 당원을 향해 멸칭으로 부르며 조롱하는 망동은 민주당을 수렁으로 몰고 가는 해당 행위이고 몰상식"이라며 이 의원을 지지하는 일부 강성 지지층이 동료 의원들에게 이른바 '수박' 이라며 문자 폭탄 등을 가세했던 것 등을 지적했다.
여기에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의원인 송갑석 의원과 초선모임 '더민초' 좌장인 고영인 의원도 13일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송 의원은 "호남을 대표하는 최고위원 후보로서 반드시 당선돼 정권을 되찾기 위한 광주의 강한 열망이 전국으로 뻗어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온몸을 바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고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연이은 세 번의 선거에서 패배하는 동안 우리 당은 제대로 된 평가, 반성, 쇄신이 없었다"며 "지금 전개되는 당내 상황으로 볼 때 비단 과거의 문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될지 모른다는 걱정과 불안이 있는 게 사실이다.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고 계속 전면에 나서면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지기 어렵고 쇄신도 어려워지게 된다"며 이 의원을 겨냥했다.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기류에 합류할 '친명'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도전도 이어졌다. 15일 기준 박찬대·양이원영·이수진(서울 동작을)·장경태·정청래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여기에 친명으로 분류되지는 않으나, 지난 대선 캠프에서 총괄상황실장을 지낸 서영교 의원도 '명심'을 내세우며 출마 선언을 했다. 여기에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김병기·문진석 의원도 막판까지 '친명' 후보군으로 뽑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 이재명 의원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한 박 의원은 출마 선언 중 '이재명'을 다섯 번 언급하며 "이 의원과 함께 책임정치를 하겠다", "이재명과 함께 승리하는 강한 민주당, 통합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 의원은 어떻게 생각할지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자신의 이 의원의 '출마 짝꿍'임을 공식화했다. 이외에 다른 의원들도 출마 선언 도중 이 의원을 언급하며 이른바 '이재명의 조력자'를 자처했다.
이밖에 권지웅(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김지수(민주당 청년모임 '그린벨트' 위원장)·박영훈(전 대학생위원장)·조광휘(전 인천시의원) 등 '원외' 후보들도 '도전정신'을 앞세워 출마에 나섰다.
이번 8·28 전당대회를 통해 최종 선발하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을 포함한 민주당 최고위원회 정원은 모두 9명이다. 당 대표, 원내대표,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포함한 숫자다.
'친명'계와 '비명'계 모두 선출직 5명 가운데 과반 차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추가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친명계 쪽은 최소 2명을 확보해도 당 지도부 중 과반 의석(5석)을 차지할 수 있어 수적 우위로는 다소 여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비명계에서는 3석 이상의 선출직 몫을 차지할 경우 최고위 운영에 목소리가 커질 수 있을 전망이다.
후보자들의 첫 관문은 오는 28일 치러지는 예비경선(컷오프)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의 경우,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 자치단체장 등으로 구성된 중앙위원회 100% 투표로 이뤄진다. 예비경선은 1인 2표로 진행되며, 현재의 두자릿수 후보 중 8명을 본투표에 올리게 된다. 그렇기에 중앙위에서는 친문 등 비명계 후보들이 약진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잇따른다. 반면 친명계는 국민 지지도가 높지만 당내 지지기반이 넓지 않은 후보들이 100% 중앙위 투표에서 상대적으로 약세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향후 당선 가능성이 높을 후보군에 친명 3인·비명 2인의 당선을 예측하며 "(여기에 지명직까지 합쳐지고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의원들의 동의가 안 된 상황에서 '우격다짐'으로 되는 상황이라 당은 좀 어려워질 거라고 본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내놨다.
다른 재선 의원은 "후보군이 많은 것은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나,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더 다양성 있는 후보군이 당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하는 게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청년 원외 후보군인 권 전 비대위원을 언급했다.
한편 '어대명'의 주인공인 이 후보는 8·28 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오는 17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이 의원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출마와 관련해 "많은 분들의 의견도 청취하고 여러가지 생각들을 해서, 마음의 정리는 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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