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적응기', 당내 세력 확장 도모 中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국민의힘에서는 신입 멤버입니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가진 생각을 공유하려 합니다."
6·1 보궐선거 경기 분당갑에 당선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7일 국회에 처음 출근하며 밝힌 소감이다. 해당 발언은 안 의원이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만큼 다양한 해석을 쏟아내게 했다.
오는 7일은 그가 국회의원으로 다시 출근한 지 꼭 한 달이 되는 날이다. 당선 후 한 달은 정치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다. 당선 초기이기에 영향력이 강한 시기이며, 향후 정치 행보의 풍향계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5년 만에 '3선 중진'으로 복귀한 안 의원은 지난 한 달을 어떻게 보내왔을까. 최근 안 의원은 적극적 입법 활동이나 기자회견보다는 '백브리핑' 혹은 의원 모임에 참석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안 의원이 국민의힘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지난 한 달 동안 갈등을 피하며 당내 접촉을 늘리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자신과 대립각을 세우는 이준석 대표를 향해선 불쾌감을 숨기지 않는 '강철수'의 면모를 보였다.
◆ '윤심' 강조하며 국회 입성…'빨간 넥타이' 메고 첫 출근
당권을 넘어 '대권'까지 노리는 안 의원의 국회 복귀는 단연 정치권의 화제였다. 그간 제3지대에 머물렀던 만큼, 안 의원의 당내 세력 확장은 관건으로 떠올랐다.
그래서일까. 안 의원은 지난달 7일 첫 출근길에서 '윤심(尹心)' 사냥에 나섰다. 그는 국회 출근 전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백서를 전달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고, 국회 출근 후에는 사전 공지한 '백브리핑'을 통해 자신이 윤석열 정부 출범에 일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의원의 첫 출근길, 가장 눈길을 끈 건 그가 메고 온 '빨간 넥타이'였다. 국민의힘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당심' 구애 행동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당내 세력이 약한 안 의원이 당내 지지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외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간철수'에서 '강철수'로, '적극적'인 안철수(?)
21대 국회에 입성한 안 의원이 과거와 가장 차이를 보이는 점은 '적극성'이다. 과거 안 의원은 자신의 거취, 행보에 대한 질문에 미소를 짓거나 침묵하는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답변을 피해왔다. 하지만 최근 안 의원은 자신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가 하면 상대방을 저격하기도 한다.
첫 출근 다음 날인 8일 오후, 안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 있는 국회 출입 기자들을 직접 찾아 활발한 소통을 약속했다. '간 보는 안철수'라는 뜻의 '간철수'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만큼 소극적이었던 그가 변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당권과 차기 대권을 노리는 안 의원이 자신의 약점으로 꼽혔던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강철수'의 면모는 이 대표와의 갈등에서 자주 나타났다. 안 의원은 지난 한 달 동안 '앙숙'으로 불리는 이 대표와 날 선 신경전을 벌여왔다. 안 의원은 "간장 한 사발 할 거 같다"는 이 대표의 저격 글을 두고 "(이 대표) 속이 타나 보죠"라고 응수하는가 하면, "이 대표가 나름대로 선거 패배에 대한 상처가 있을 것"이라며 묵직한 한 방을 날렸다. 자신을 향한 공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회피형'이라 불렸던 그에게 가장 크게 보이는 변화다.
'강철수'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최근 '윤핵관' 과의 접점을 늘리며 활동 반경을 확장하고 있다. 당권에 도전하기 위해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세 불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친윤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자당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예정에 없던 깜짝 축사를 했다. 28일에는 수도권 당협위원장 모임 '이오회'에 참석해 지방선거 당선자 등 100여 명의 당내 인사들과 교류했다.
◆최대 과제, '윤핵관'을 넘어라
복잡한 당내 갈등 속에서 향후 안 의원의 행보도 관심사다. 안 의원이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추측은 이미 정치권의 중론이다. 하지만 '친윤계'가 당내 주류 세력으로 떠오른 만큼, 안 의원의 최대 과업은 그들을 뛰어넘어 경계선을 허무는 것이 됐다.
차재권 부경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자신이 갖고있는 장점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며 "전략적 행동을 통해 '친윤계'로부터 자신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 의원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며 영토 구축에 힘쓰는 양상이다. 그는 인수위에서 결정한 110대 국정과제를 공부하기 위한 '당·정(국민의힘·정부) 연계 토론모임'을 7월 중 출범시킬 계획이다. 공부 모임은 향후 안 의원의 정치적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친윤계'의 입장이 안 의원 정치 행보에 가장 큰 결정 요인이 됐다"며 "자신의 역량을 펼치려는 안 의원의 활동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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