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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윤리위 결정' 2주 연기에 '반격' 나서나

  • 정치 | 2022-06-24 05:01

당원 확대·윤리위 절차 문제 거론하며 정면 반박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징계를 내달 7일까지 보류했다. 이 대표는 '당원 가입 확대'와 윤리위 절차 문제를 정면 비판하며 반격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이선화 기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징계를 내달 7일까지 보류했다. 이 대표는 '당원 가입 확대'와 윤리위 절차 문제를 정면 비판하며 반격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징계 결정을 내달 7일까지 보류했다. 대신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를 개시하면서 이 대표 징계의 발판을 마련했다.

징계 가능성이 커지자 위기감을 느낀 이 대표는 윤리위 절차 문제를 비판하거나, '당원 모집'에 나서는 등 반격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난관을 극복하고 상황을 반전 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자신에 대한 징계 결정을 2주 뒤로 미룬 윤리위에 대해 '기우제식 징계'라며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경찰 측에서 이와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만큼 윤리위에서 '성 상납' 관련 징계를 심의하는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경찰 수사 결과든지 뭐든지 간에 2주 사이에 뭔가 새로운, 본인들이 참고할 만한 게 나오길 기대하는 것"이라며 윤리위가 결정을 유보한 것을 맹비판했다.

전날 윤리위는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약 5시간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징계 여부를 결정할 만큼의 모든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본인에 대한 소명 절차가 남았다는 이유다. 이에 윤리위는 다음 달 7일 오후 7시에 개최되는 4차 전체 회의에서 이 대표에게 직접 소명을 듣고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 실장에 대해선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김 실장은 성 상납 의혹 제보자인 장 모 씨를 만나 '성 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받으면서 '7억 원 투자 각서'를 써준 의혹을 받고 있다. 윤리위가 핵심 사안으로 바라본 '증거인멸 교사 의혹'의 당사자다.

이에 김 실장은 윤리위 결정이 명백한 절차 위반이자 '무효'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윤리위가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 위해선 당무감사위원회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해당 과정이 생략됐다는 것이다. 즉,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조사 절차를 거치지 않아 징계 심의 대상자인 자신을 직접 조사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윤리위에 징계안건이 회부된 경우 그 사실을 대상자에게 통지하고 소명 기회를 줘야 하는데 이런 절차 역시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명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상태에서 참고인으로 진술하였을 뿐인데, 징계 절차가 개시된 것도 절차 위반"이라며 "윤리위가 저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한 것은 당규 윤리위원회 규정 위반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도 "어떤 혐의점이 나왔다면 김 실장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묻고 저를 부를 것"이라며 "그런데 그런 절차가 진행이 안 된다. 경찰도 전혀 그렇게 진행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 지금 윤리위가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윤리위 심판을 기다리는 두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2주'다. 이들은 '당내 혼란만 가중할 뿐'이라며 반발하면서도, 정치생명과 맞물린 사안이라는 점에서 '여론 순화'를 위해 반격에 나서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당원 가입을 독려해 눈길을 끈다. 윤리위 결정에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주요 지지층인 젊은 세대를 정당 정치로 끌어내 지지 세력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준석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온라인 당원 가입 독려 글을 게시했다.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2030세대가 온라인 당원 가입에 능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표가 윤리위와 '전면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이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이준석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온라인 당원 가입 독려 글을 게시했다.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2030세대가 온라인 당원 가입에 능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표가 윤리위와 '전면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이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혁신에 힘을 보태려면 당원 가입밖에 답이 없다"며 "3분이면 온라인 당원 가입이 가능하고 한 달에 1000원이면 국민의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적었다. 당원으로 가입해 최근 자신이 공들이고 있는 당내 '혁신위원회'에 힘을 보태달라는 호소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당대표 취임 직후 여러 차례 당원가입 운동을 펼쳐왔지만, 이번 경우는 예사롭지 않다. 이전까지 당 외연 확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엔 '이준석 지지자 모집'이라는 구원의 메시지가 선명하게 들어있는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대표의 '당원 가입 독려'는 윤리위에 '정면 승부'를 건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가 김 실장 징계 개시 절차에 돌입한 것을 두고 사실상 이 대표를 정조준 한 것 아니냐는 판단에서다.

또 온라인 당원 가입에 능한 2030세대가 이 대표 주요 지지층이라는 점에서, 이 대표와 윤리위가 전면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당원 가입 독려' 운동이 성공한다면, 신규 당원을 배수진 삼아 자신을 흔들고 있는 윤리위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로선 주어진 2주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와 관련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이 대표가) '자기 정치' 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어찌 됐든 방어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 같다"며 "김 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가 들어간 만큼 자신에게 불리할 것으로 보이는 여론을 선회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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