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vs 安' 갈등 조정, '민들레' 모임 무산 등 '중재자' 역할 자처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재평가받고 있다. 당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민감한 사안마다 관망하지 않고 적극 개입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중재자'로서 광폭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권 원내대표가 당내 갈등을 넘어 국회 '원(院)' 구성 문제 등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상도 성공적으로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국민의힘은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으로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신경전, '혁신위원회' 출범과 '민들레' 모임 논란 등 당내 구성원 간 갈등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였다. 이런 굵직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권 원내대표가 '중재자' 역할에 나서며 긍정적 평가를 받는 모양새다. 임기 초 불거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논란과 '검수완박' 입장 번복 때와는 확연히 다른 온도 차다.
◆'윤핵관'과 검수완박 입장 번복, 리더십 시험대에 오르기도
권 원내대표는 임기 초반 '윤핵관'이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른바 '친윤계'로 불리는 윤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본격적인 당 접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당 안팎의 비판 때문이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긴밀한 사이를 통해 수평적인 당·정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윤핵관'인 점을 이점으로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도모한 셈이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지난 4월, 취임 보름여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민주당이 강행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직접 사인하면서다. '압박할 것은 압박하겠다'며 강경 태도를 보여왔던 그가 정작 첫 협상 무대에서 민주당의 요구를 너무 쉽게 받아들이자 홍수 같은 당원들의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윤핵관 중의 윤핵관으로 불려왔던 그에게, '윤 대통령과의 조율이 부족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은 치명타로 작용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에는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치기도 했다.
◆李 vs 安 갈등에 적극 개입하며 리더십 '쑥'
권 원내대표를 향한 분위기는 최근 한 달 새 급격히 반전됐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당내 문제에 적극적으로 화해와 협치의 모습을 보이면서다. 이에 '지도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권 원내대표는 안 의원이 추천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을 이 대표가 사실상 비토한 상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관련 질문에 "원내대표가 (안 의원과) 접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가 이 대표 대신, 안 의원과 직접 소통하며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권 원내대표도 최고위원 정수를 이유로 안 의원에게 "1명만 추가로 받으면 어떻겠냐고 양해를 요청했다"고 직접 연락한 사실을 공개했다.
다만, 안 의원이 기존 2명 임명에 대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권 원내대표의 제안은 거절당했다. 이에 이 대표도 불가론으로 맞서고 있어, 권 원내대표가 어떤 출구전략을 내놓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친윤 진영 의원들이 주축이 돼 만든 의원 모임 '민들레' 발족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갈등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장 의원은 "성동이 형과 갈등은 없을 것"이라며 몸을 숙였다. 권 원내대표로 인해 큰 반발 없이 교통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尹 대통령 '소통창구'…당·정간 중간다리 역활 자처
권 원내대표는 당내 갈등뿐 아니라 당·정간 소통에도 힘쓰며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 측근인 점을 십분 활용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국민의힘 중진 의원 부인들과 오찬 모임을 가진 것에도 권 원내대표의 역할이 결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 부인은 김 여사에게 먼저 인사하는 자리를 갖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권 원내대표는 "중진의원 부인들이 선거 때 고생도 많이 하시고 했으니 감사도 표시하고 격려도 표시하면서 한 번 뵙자(고한 것)"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권 원내대표의 '중재자' 역할에 대해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묘한 파워게임 속에서 조정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앞으로의 권 원내대표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현재 국회는 '원(院)' 구성 문제와 맞물려 박순애 교육부 장관·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질 논란과 인사청문회 지연 등 시급한 사안이 쌓여있다. 민주당을 상대로 협상 테이블에서 당의 요구 사항을 얼만큼 반영할 수 있을지는 그의 '과업'이 됐다. 또, 아직 남아있는 당내 갈등의 불씨도 완벽히 진압해야 한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주도권을 가져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챙겨야 한다"며 "협상을 빨리하기보다는 제대로 하는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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