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의원 향한 '개딸', 대자보 테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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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제가 뭘 위장했냐?" 꼼수 탈당 논란 민형배, 복당 신청 두고 공방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 과정에서 '위장 탈당' 논란이 있었던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복당 신청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시끄럽네.
-민 의원은 지난 4월 20일 '검수완박' 4월 국회 처리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했지. 그러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안건조정위를 사실상 무력화시킬 수 있거든.
-4월 법사위 논쟁 당시, 상임위에서 여야 이견이 큰 쟁점 법안을 최장 90일간 논의토록 한 안건조정위는 여야가 '3 대 3' 동수로 구성되는데, 야당 몫 3명에 비교섭단체 1명이 들어가. 안건조정위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으면 쟁점 법안을 소위원회 심사를 건너뛰고 바로 상임위 전체회의에 상정할 수 있어. 민 의원이 돌연 민주당을 탈당하고 비교섭단체 몫 1명으로 들어갔지. 이를 두고 '꼼수 탈당' 비판이 거셌어.
-물론 민 의원 본인은 '검수완박' 입법이 마무리되고 나서도 '위장 탈당'이 아니라고 역성을 냈지. 당시 발언을 그대로 옮기자면 "제가 뭘 위장 탈당을 했습니까? 어떻게, 뭘 위장했습니까! 누가 복당 약속을 했다는 말이에요? 봤어요? 확인했어요?"(지난 5월 민 의원) 라고 했어. 당과 복당을 약속한 것도 아니고 오로지 자신의 의사였다는 거지.
-사실 검수완박 입법이 끝나고 민 의원이 복당을 하면, 당이 '꼼수 탈당'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지 않겠냐는 지적도 이미 나왔었어.
-그랬던 민 의원이 이제 복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모양이네.
-민 의원은 지난 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복당 계획에 대해 "복당할 것"이라며 "아직 당에서 복당하라고 요청이 들어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어. 또 복당 신청이 돼 있는 건 아니지만 '당의 요청'이 있으면 하겠다고 했어.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탈당한 사람은 1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복당할 수 없도록 하고 있거든. 다만 당원자격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당무위원회 의결이 있을 경우에는 예외로 하고 있어.
-민 의원은 지난 8일에도 "복당 문제는 마무리될 때까지 얘기 하지 않겠다"면서도 "저로서는 복당을 당연히 해야 한다. 제가 당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절차에 가담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어.
-민 의원은 자신의 탈당이 꼼수도 아니었고, 당이 자신을 다시 받아줘야 한다는 선명한 입장을 연일 내는 중이야.
-지지자들은 그렇다 치고, '검수완박' 강행을 목격했던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겠네.
-당에 쓴소리를 여감없이 하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민 의원 복당을 두고 "(복당을 받아줄 경우) 국민들께서는 마치 '채권자가 소송 걸려고 하니까 부부가 위장 이혼한 걸로 볼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어.
-당 지도부는 고민이 많아 보여.
-'검수완박' 입법 절차 진행 당시 "(탈당이) 국회법상 절차적 하자는 없는 문제 아니냐"고 했던 박홍근 원내대표 반응은 어때?
-지난 8일 박 원내대표는 민 의원의 복당을 두고 "공식 논의된 바 없다"면서도 "간접적으로 복당 신청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어. 또 복당 문제는 향후 출범할 비대위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우상호 비대위원장에게 공을 넘겼어.
- 민주당 법사위원인 김남국 의원은 지난 10일 라디오에 출연해 '탈당 후 1년 이내 복당할 수 없다'는 당규를 따라야 한다며 "원칙대로 처리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어. 다만 "(탈당은) 민 의원 독자적으로 판단했겠지만 이것을 민 의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덧붙였어.
-민 의원은 자신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 "후안무치"라고 표현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두고도 "정치의 악마화에 앞장서고 있다"며 분노 중이야.
-민 의원 주장은 자신의 탈당으로 박병석 전 국회의장 주도의 여야 간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가 이뤄질 수 있었지만, 권 원내대표가 이를 파기했다는 거지. 그래 놓고 자신을 공격하는 권 원내대표가 '궤변'을 일삼고 있다는 거지.
-당내 의견도 하나로 모여야 하고, 여야 공방도 가라앉아야 할 테고... 복잡하네. 시간이 갈수록 민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논쟁은 거세질 것 같아.
◆이재명, '개딸' 믿고 당권 도전? '치매 대자보'에 놀란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했어. 본인 말을 빌리자면 '0.5선'이 됐네. 첫 출근길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고?
-우선 이 의원 측에서 7일 아침 9시에 출근길 백브리핑이 있을 예정이라고 공지를 했어. 그래서 40여 명의 취재진이 이 의원 의원회관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의원이 40분쯤 되어서야 도착했어. 학교로 치면 개학 첫날부터 지각한 셈이지. 이 의원 본인도 민망했는지 머쓱한 웃음을 지으면서 "수도권 서부 지역 교통난 해소에 평소에 대대적인 투자가 있어야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했어. 지각 해명을 유쾌하게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이 의원에게 민감한 질문을 던질 준비 중이라 그런지 취재진 분위기는 진지했어. '사이다' 발언을 기대했는데,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차기 당권 도전에 대한 물음에 모두 원론적인 답변만 해서 아쉬웠어. 이 의원은 이후에도 취재진 물음에 답변을 삼가고 있어. 아무래도 선거 패배 책임을 두고 당 내부가 어수선하다 보니 갈등을 키울 수 있는 여지를 아예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도 같아.
-국회 정문 앞에 이 의원 첫 등원을 축하하는 화환도 꽤 많이 놓였다고?
-맞아. 출근길에 국회에 도착했는데 깜짝 놀랐어. '와~'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 유명 연예인의 컴백 당일 방송국 앞인 줄 알았어(웃음).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들을 꼼꼼히 살펴봤는데 일반 화환 67개, 쌀 화환 16개로 총 83개가 있더라고. 이 중에서 화환 문구의 대부분은 '끝까지 지지하고 응원하겠다'는 '응원형'이었는데, 아이돌 팬처럼 톡톡 튀는 '덕질형' 문구도 눈에 띄었어. 예를 들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정치인 이재명" "관에 들어가서도 이재명 이름 외칠 명단 2030 여성들" "금쪽같은 내새끼 이재명 여의도에서 무럭무럭 자라거라" "국회의원은 처음이지? 맘껏 일해 재명이 뒤는 우리가 맡을게" "처럼회 막내 잘부탁드려요 2030개딸" "민주당 5세대 원탑 이재명 재극기부대 2030개딸" "누가 이재명 '빽' 없다고 했냐? 고갤 돌려 2030 개딸들을 보게 하라" "이재명은 민주당의 보석 건드리지마" 등이야.
-팬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우상에게 과하게 칭찬 표현하는 걸 소위 '주접떤다'고 하는데, 딱 그런 느낌이 들었어. 10kg 쌀 포대가 포함된 '쌀화환'은 기부처에 전달될 예정이래. 쌀화환은 젊은 팬들 사이에서 확산한 팬덤문화인데 그래서 그런지 특히 '쌀화환' 리본 문구에서 2030 세대의 느낌이 많이 묻어나는 듯했어.
-이 의원도 보고 흐뭇했을까. 부담스러웠을 것 같은데.(웃음)
-그래 보여. 이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서 축하 화환에 대해 "보내주신 화환은 매우 감사했다"면서도 "앞으로는 좋은 정치인들에게 후원을 더 해 주시면 어떨까"라고 우회적으로 부탁했어.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실상 처음으로 팬들의 선을 넘는 덕질에 제동을 걸었어. 최근 이 의원 지지자가 '이재명 책임론'을 꺼낸 홍영표 의원 지역 사무실 앞에 '치매가 아닌지 걱정되고, 중증 애정 결핍이 심각한 것 같다'는 내용이 담긴 3m에 달하는 대자보를 붙이면서 열성 지지층의 과격 행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을 의식한 듯해.
-이 의원은 "모멸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운다"며 "이재명의 동료들은 이재명다움을 더 많은 영역에서 더욱더 많이 보여주시면 좋겠다"고 호소했어. '치매 대자보'를 붙였던 지지자도 지난 8일 꽃다발을 들고 홍 의원 측에 사과를 표명했다고 해. 이 의원이 자제를 호소하기 전날에 사과한 건데, 아마 이 의원 측에서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가야 한다'는 판단이 들어 지지자에게도 뜻을 전달한 것으로 보여. 특히 국회의 '화환 행렬'과 '욕설 대자보'가 대비되면서 팬덤 정치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 같아. 취재진도 "이렇게까지 한다고?"라는 반응이었어. 지지자들의 과격 행위를 계속 묵인한다면 이 의원에 대한 평가가 좋을 순 없었겠지. 이런 여론을 이 의원 측이 파악한 것 같아.
-민주당 내부에선 '팬덤 정치'를 어떻게 보고 있어?
-대다수의 의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과 정책을 위해 다른 목소리를 과격한 방식으로 억압하는 행태는 옳지 못하다고 보고 있어. '정세균계'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 의원과 이낙연 전 대표에게 "지지자들과의 비장한 거리두기를 요청드린다"고 촉구하기도 했어. 그는 "혐오 발언인 수박과 찢을 부르짖는 정치 훌리건들과는 거리를 둬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선거에서 패할 수 있다고 분석했어.
-이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할까? 절대 지지하는 이들이 있으니 든든하긴 할 것 같아.(웃음)
-이 의원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지만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는 건 곧 출마하겠다는 방증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야. 등원 첫날 정성호·우원식·윤후덕·김병욱·김남국 등 이재명계 의원 10명과 만찬 회동도 했다고 해. 아마 친문계 중심으로 나오는 '패배 책임론'을 어떻게 돌파하고 다음 행보를 보일지 논의하지 않았나 싶어.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선물 받은 문배주를 가져왔다고 해. 만찬 회동 명단이 취재진에게 유출되기도 했어. '명단 유출로 만찬 식당 예약을 취소했다'는 지라시가 돌기도 했는데, 해당 식당을 예약했던 김남국 의원실은 전혀 모르고 있는 일이었어. 계파 모임으로 비칠까 봐 그랬는지 친명계 다른 인사 쪽에서 퍼트렸던 것 같아.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위해 친명계 의원들이 여론 조성 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보여. 전당대회 룰을 바꾸자는 거야. 친명계는 현재 지도부 선출하는 투표 반영 비율이 '대의원 45%' '권리당원 40%'로 돼 있는데 권리당원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또 투표권 행사 기준을 현 '6개월 이상 당비 납부'에서 '3개월 당비 납부'로 완화하자고 요구하고 있어.
-대선 이후 대거 유입된 당원들의 뜻을 반영해야 한다는 건데, 사실상 이 의원에 유리한 룰이야. 이재명과 가까운 김남국 의원은 "(현재 룰 구조로는) 이재명(의원)도 지금 출마해서 컷오프 돼 버릴 수 있다"면서 룰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어. 이에 대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우상호 의원은 "전대에 출마할 선수들이 합의를 하든가, 아니면 당내 구성원의 60~70% 이상이 동의하는 내용이 있을 때만 변경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밝혔어.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 당분간 '룰'을 둘러싼 당권 갈등이 치열할 것으로 보여.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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