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의서 '이재명 책임론'…조기 전당대회 가능성도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윤호중·박지현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일 제8회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도부 총사퇴를 선언했다. 이들의 사퇴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패배 후 비대위가 꾸려진 지 2개월여 만이다. 민주당은 임시 비대위를 거쳐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회의를 연 뒤 기자회견을 열어 "저희 민주당 비대위 일동은 이번 지선 결과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며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해 지지해준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먼저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의 더 큰 개혁과 과감한 혁신을 위해 회초리를 들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2974분의 후보들께도 죄송하단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에는 박 비대위원장과 조응천·권지웅·이소영·채이배·배재정·김태진 등 비대위원도 함께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비공개회의에서 대선 패배원인 분석과 평가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오늘 비대위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지선 패배를 겪으며 소회들을 한말씀씩 했다"며 "향후 객관적인 평가에 따른 혁신방안 마련은 멈추지 말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재명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에 대한 책임론도 나왔다고 한다. 고 수석대변인은 "그렇게 (패배 원인을 이 위원장 책임론) 지적하는 비대위원도 있었다. 그런 부분도 다 결합돼서 패배 원인이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앞서 '윤·박 투톱' 비대위 체제는 송영길 전 대표 등 지도부가 대선 패배 책임으로 물러나면서 지난 3월 14일 공식 출범했다. 출범 직후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이끄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당내 반발이 있었지만,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내분을 최소화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모이면서 오는 8월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할 때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이후 윤 위원장은 △당내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 더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 것 △시스템 공천과 혁신공천의 조화로 지방선거의 승리 준비 △국민통합 정치개혁, 대장동 특검 추진, 추경을 포함한 민생현안 해결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쇄신과 공천 등에 실패해 지선 참패 책임을 떠안게 되면서 일찍 물러나게 됐다.
비대위가 해산하면서 민주당은 '지도부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번 비대위는 전임 지도부가 윤 위원장에 권한을 위임하고 추후에 이를 추인하는 과정을 거친 반면, 새로운 임시 비대위는 의원총회 등에서 비대위 구성 방향과 운영 방향 등을 논의해 구성될 예정이다. 윤 위원장은 "대선·지선 평가와 정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당의 새로운 지도부는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를 통해 구성될 것"이라고 했다. 지도부 궐위시 직무대행 하는 당헌·당규에 따라 박홍근 원내대표가 향후 비대위 전까지 직무대행할 예정이다.
임시 비대위가 꾸려지면 조기 전당대회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고 수석대변인은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를 거치는 과정에 전당대회를 빨리하는 게 필요하다면 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8월 하순으로 예정돼 있는데 물리적으로 가능 여부는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그런 것까지 감안해서 조기 전대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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