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서부권 개발" vs 이준석 "해괴한 소리"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인천 집값 폭락!"(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vs "궤변이다!"(이재명 위원장 측)
6·1 지방선거 막판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정치권 화두로 떠올랐다. 해당 이슈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자 정치권에선 표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통합하고 계양·강서·김포 등 서부권 개발을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국민의힘 측에선 이준석 대표가 나서 공약의 비현실성을 지적하고 있다. 김포공항 이전이 불러올 부작용에 대해서도 설파하고 있다.
이 대표는 30일 페이스북에 "부동산도 직주근접성을 포함한 거리 이론을 따라간다"면서 김포공항 이전으로 인해 인천 부동산이 붕괴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김포공항에 신도시를 지어서 2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이 위원장의 생각이 실현된다면, 부평·송도와 청라를 포함한 인천 전역에서 서울 출퇴근하는 주택수요가 김포공항을 없애고 짓는 신도시로 옮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공항을 인천공항과 통합한 뒤 주택 20만 호를 계획하겠다는 이 위원장의 설계는 오히려 인천 집값 폭락을 가져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이 고속전철 10여 분 거리(33.5km)'라며 제주 관광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이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해괴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은 선로 33.5km가 아니라 직선거리가 33.5km"라며 "이용객들이 무슨 탄도미사일 타고 날아갈 것도 아니고 직선거리로 교묘하게 국민들을 속이려다가 걸렸다"고 비꼬았다.
이 위원장의 공약이 당내에서 비판받는 점도 직격했다. 그는 "김포공항 대신 인천공항에서 제주도 가면 제주관광에 악영향 맞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이야기가 아니라 민주당 제주도당 입장"이라며 "제발 좀 당에서 혼자 돈키호테같이 다른 말 하지 마시고 제주도당이랑 상의라도 하고 말씀하시라"고 꼬집었다. 앞서 민주당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송재호 제주도당위원장, 위성곤 의원은 지난 28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공항 이전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 위원장 측은 "저급한 선동질, 말장난으로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즉각 반박했다. 이 위원장 측 김남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오늘도 '인천 집값 폭락'을 거론하며 아전인수격 궤변을 쏟아냈다"며 "인천을 '영원한 낙후도시'로 규정하지 않는 이상 이 대표와 같은 '집값 폭락' 따위의 상상은 불가하다"고 따졌다.
'김포공항 이전' 이슈가 지방선거 막판 변수로 급부상하자 국민의힘은 당력을 집중해 총력전에 나섰다. 논란을 부각하고 나선 배경에는 하루밖에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흠집을 내려는 의도다. 국민의힘 측에서 이 위원장을 향해 '거짓말쟁이·허언증'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 위원장의 '수직 이착륙 시대' 공약과 관련 "실현 가능성을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며 쏘아붙였다. 이어 "지난 대선 때 기축통화를 운운하던 경제적 허언증이 이제는 교통 분야로 전파됐다"며 이 위원장을 저격했다.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은 '김포공항 이전 폐지 규탄 서명 운동'을 위해 직접 제주도로 몸을 향하기도 했다.
김포공항 이전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는 수도권 지선 후보들도 공세에 합류했다. 오 후보와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위원장의 공약은 명백하게 경기도민 이익에 정면 배치한다"며 "이번 지선에서 심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위원장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지방선거 전체 판세에서 부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위원장과 송 후보의 공약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다소 황당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며 "민주당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전반적으로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대표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제주도청을 찾아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포공항 이전으로 관광객이 줄어들 우려를 집중해 지방선거 표심 확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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