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신드롬'...장관 취임식 영상 조회수가 130만?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용산 대통령실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김정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취임 후 첫 아시아 지역 순방의 첫 방문 국가로 한국을 선택했다. 특히 한국의 첫 방문지가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오후 바이든 대통령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첫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윤 대통령 취임 11일 만으로 역대 가장 빠르게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이다.
-'한동훈 신드롬'이 심상치 않다. 지난 17일 취임한 한동한 법무부 장관의 취임식 영상 누적 조회수는 130만을 넘었다. 포털을 중심으로 각종 SNS에서는 한 장관을 응원하는 팬카페가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한 장관의 패션 소품까지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품절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 장관도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모양새다. 한 장관은 SNS 메시지를 통해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모습도 보였다.
-올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번 행사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보다 더 많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당내 추산으로 총 109명 중 99명이 참여했고, 민주당은 139명 중 75명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보수정권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립싱크'를 했다는 뒷말도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9일 인천으로 집결, 집중 유세를 펼쳤다.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지역 정치인들과 연예인 유세단이 합세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앞서 16일 서울 홍대에서는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 후보의 깜짝 만남이 있었다. 이들은 약 2시간 동안 홍대에 있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바이든, 첫 아시아 순방…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尹과 첫 대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어. 취임 후 첫 아시아 지역 순방인데, 첫 방문지가 한국의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었네?
-맞아. 20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기지가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로 이동했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첫 방문인데, 이를 환영하기 위해 윤 대통령이 약 15분 먼저 도착해 바이든 대통령을 영접했어. 첫 대면한 두 정상은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눈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면서 22분간 반도체 공장을 시찰했어.
-통상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면 미군기지나, 미국 기업을 방문하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한국 기업인 삼성 공장을 찾았어. 삼성 방문을 첫 일정으로 잡은 이유가 뭐지?
-대통령실 측은 "한미 정상이 함께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것은 반도체를 통한 '한미 경제안보 동맹 강화'로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을 해결해 나가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했어. 또한 윤 대통령 입장에선 취임 후 첫 산업현장 방문이었는데,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적극 지원을 다짐하는 의미도 담겼다고 해.
-일각에선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 연대' 성격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연결돼 있다는 분석도 있었어. 또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급 문제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나온 것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도 나왔어. 정치적 해석과 별개로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양 정상의 이번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방문으로 삼성전자 입장에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리게 됐다는 이야기도 나왔어. 이런 점을 염두에 뒀기 때문일까. 이 부회장은 윤 대통령이 현장에 도착하기 1시간 전 두 정상이 연설을 하기로 한 장소에서 미리 대기하던 국내 기자들을 찾아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어.
-아무튼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 프레임에 잡히는 사진과 영상은 글로벌 효과를 톡톡히 누리겠네.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경제안보 동맹이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을 예고하는 일정으로도 보이네.
-맞아. 대통령실에 따르면 IPEF 가입과 경제안보 동맹 강화 방안, 역내 협력 확대, 또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에 대한 대응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정상회담 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환영 만찬이 열리는데, 이 자리엔 국내 10대 그룹 총수들도 함께할 전망이야.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마지막 방한 일정으로 오산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윤 대통령과 함께 방문해 작전 현황을 보고받고, 한미 연합작전을 수행하는 장병들을 격려한 뒤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야. KAOC는 한반도 전역의 육·해·공군 미사일 작전을 지휘·협조하는 한·미 공군의 최상위급 지휘부로, 두 정상이 KAOC를 함께 방문하는 것은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와.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은 '경제안보 동맹 확대'로 시작해 '북한에 대한 경고'로 마무리되는 모양새야.
◆'한동훈 신드롬'...품절 대란에 취임식 영상 130만뷰까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식 조회수가 130만을 넘었다고?
-맞아. 20일 오후 기준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무려 137만이야. 전무후무하다는 평가지. 생각해 봐. 지금까지 장관 취임식에 이토록 많은 관심이 집중된 사례가 있었을까. '한동훈 신드롬'의 배경으로는 스토리가 매력적이라는 점이 꼽혀. 지난 정부에서 좌천된 검사가 현 정부 들어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것만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다는 거지.
-취임 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몸값을 높였던 게 컸던 것 같아.
-아무래도 그렇지. 한 장관의 국회 데뷔는 성공적이었어. 한 장관은 조국 수사, 검수완박 입장, 딸 스펙 논란 등을 정면돌파했지. "조국 수사를 하지 말았어야 했나", "검수완박으로 부패한 정치인의 처벌은 어렵게 될 것"이라며 야당의 공세를 피하지 않았어. 한 장관의 딸 스펙 논란도 제기됐지만 오히려 민주당이 이를 덮어준 꼴이랄까. 딸 논란보다도 민주당 의원들의 '한국3M', '이모 교수' 등 헛발질이 더 많은 주목을 받았으니까. 민주당 내부에서도 '참사'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어.
-'한동훈 팬덤'도 상당한 것 같아. 팬카페도 만들어졌다면서?
-네이버에 '위드후니'라는 이름으로 카페가 운영되고 있어. 20일 오후 기준으로 회원수는 6700명이야. 네이버 카페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도 '위드후니'라는 이름의 지지모임이 활동 중이야. 네이버 팬카페에서는 봉사 또는 기부활동을 통해 한 장관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지. 인스타그램에서는 주로 한 장관 사진을 중심으로, 유튜브에서는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한 장관을 응원하고 있는 모양새야. 정치권에서는 정치 입문 전부터 지지자를 끌어모으고 있다며 시기 아닌 시기(?)를 하고 있다고 해.
-한 장관도 SNS에 꽤 적극적이라던데?
-지난 3월 한 지지자가 한 장관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로 안경에 대한 정보를 물어봤어. 한 장관이 지난 1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명예훼손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당시 쓰고 있던 안경에 대한 문의였지. 이틀 뒤 한 장관은 직접 페이스북 메시지로 "오래전에 산 거라 모르겠네요. 미안합니다. 건강하세요"라고 답했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난리(?)가 났지. 너도나도 한 장관에게 메시지를 보내면서 답변을 공유하기도 했어.
-한 장관 패션도 팬덤 구축에 한몫 했다면서?
-한 장관도 '완판 샐럽'에 이름을 올렸지. 한 장관이 착용한 안경부터 스카프, 트렌치코트, 구두, 가방 등 패션 소품들에 대한 문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해. 일례로 한 장관이 지난 1월 들고 나온 서류 가방은 품절 대란으로 이어졌고, 해당 브랜드의 서류 가방들까지 모두 품절됐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문득 떠오르네. 김 여사도 서초동 자택 근처에서 입었던 슬리퍼, 후드티 등도 모두 완판됐으니까.
-'한동훈 신드롬'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당분간은 지금 같은 분위기를 유지할 것 같아. 한 장관을 향한 지지가 특정 진영에서만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지. 중간층 지지자들 반응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분석이 나와.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난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야가 한동훈이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 현시점에선 중간층의 반응이 좋은 쪽"이라고 평가했어. 또 한 장관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를 ‘신언서판’이라고 언급했지. 용모, 언변, 문필, 판단력 등의 인재 등용 기준을 말하는 데 오늘날 한 장관과 들어맞는다는 거야.
◆인천 화력지원에 나선 국민의힘, '출정식' 현장 속으로
-지방선거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인 19일, 국민의힘 지도부가 인천에서 첫 집중 유세를 펼쳤다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어?
-현장 시민들은 공식 선거 운동을 인천에서 시작한다는 것에 대해 설레했어. '국민의힘 인천 희망 출정식'은 11시 20분 '부평문화의거리'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보다 앞선 10시 40분쯤 <더팩트> 취재진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시민과 선거 운동원들로 거리가 북적북적했지. 한 시민은 "정말 기다렸다. 첫날 인천을 온다는 게 무슨 의미인 줄 알죠?"라며 눈짓과 손짓을 보내기도 했어.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 김형동 수석대변인 등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많은 카메라와 취채진들도 보였어. 게다가. 인천 시의원, 구의원 후보들도 일찍 와서 명함을 돌리고 시민들한테 인사를 하고 있더라고. 아무래도 집중 유세가 예고된 만큼 시민들과 직접 스킨십하는 등 언론에 노출할 기회를 노린 게 아닌가 싶어.
-특히, 질서정연하게 일렬로 도열해서 현수막과 플래카드를 흔들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어. 그중 '참 괜찮은 친구 유정복(인천시장 후보)', '당신을 응원합니다 이명규(인천 시의원 후보)' 문구가 가장 기억에 남아. 최근 SNS가 발달한 만큼, 이른바 '공중전'이 인지도 끌어올리기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두 눈으로 생생하게 이름을 익히는 것만큼 더 좋은 게 없는 것 같더라고(웃음).
-선거 운동을 위해 빨간색 옷과 모자를 입은 선거 운동원이 부평문화의거리를 가득 메워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은 마치 '군대' 같기도 했어. 이들은 손가락으로 브이(V)를 만들며 '2번'을 강조했고, 투표권을 가진 지역 주민들에게 후보들의 이름을 한 글자라도 더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지.
-이날 현장에는 연예인 유세단들이 홍보 트럭 연단에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어. 유명 개그맨 이혁재·최국 등은 마이크를 잡고 '어차피! 유정복, 어게인! 유정복'이라는 구호를 시민들과 주고받고 있었어. 여러 번 무대에 섰던 경험 때문인지는 몰라도. 큰 목소리와 제스처로 현장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느껴졌어.
-선거 사무원이 나눠주는 플래카드도 받았어. '정권동행! 필승V ♥️어게인 정복♥️' 라는 문구가 적혀있었어. 광장 인파 속에 섞여 있었는데, 어떤 분이 "손에 들고 흔들어 주세요"라며 살포시 건네주더라고. 이에 기자가 "왜 나눠주시는 거예요?"라고 묻자 "저기 선거 캠프에서 주는 거예요"라고 답했어.
-그런데 플래카드를 나눠주는 과정에서 다소 준비성(?)은 부족했던 것 같아. 유세 중간, 사회자는 "선관위 측에서 선거 사무원이 아닌 인원은 플래카드를 내려달라는 요청이 왔다"고 안내했어. 기분 좋게 플래카드를 들고 흔들던 시민들은 다소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플래카드를 고이 접어 한쪽에 보관해야 하는 해프닝이 있었지.
-참석자들 중 유독 이 대표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던데?
-맞아. 이 대표가 유세 트럭에 올라섰을 때는 "잘생겼다!"라는 소리가 연신 들렸고, 모두 마친 뒤에는 '사진 찍어달라'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줄을 설 정도였어. 이 대표는 세 걸음도 떼지 못하고 연예인들만 한다는 '포토타임'을 갖기도 했지(하하). 보통 40대 이상이 주류인 기성 정치인들 사이에서, 젊은 피 이 대표가 등장하니 신기해 하는 듯한 분위기였어. 어떤 시민은 "이 대표랑 사진 찍기만을 기다렸다"며 셀카를 요청하기도 했지.
-중간에 소란도 있었어. 이 대표가 처음 모습을 들어냈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이준석은 사퇴하라"라며 난동(?)을 피우는 인원이 있었어. 유세 시작 전부터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한 포스터를 온몸에 두른 사람들이 종종 보였었는데, 아마 이와 관련한 것이 아닐까 싶어. 이런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는 이 대표의 목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던 것 같기도 해(하하).
-유세가 모두 마친 뒤에 지하상가도 들어갔다고?
-이 대표와 유정복(인천시장), 유제홍(부평구청장) 후보는 이곳에서 시민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악수를 하는 등 스킨십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았어. 다만, 지하상가는 구조 특성상 통로가 좁았어. 수행원들과 취재진들로 인해 이동에 불편함을 겪는 시민들도 있었지. 이 대표 측 관계자가 이러한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을 통제하고 정리하려 노력했지만 다소 역부족이었던 것 같아.
-다가오는 6·1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러한 선거 유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열심히 하는 선거운동도 좋지만, 시민들 통행의 불편함이 없도록 취재진·수행원을 비롯한 정치권 관계자들의 질서 의식이 한층 더 높아졌으면 좋겠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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