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이준석, 최원식 등 '이재명 대항마' 거론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식 출마를 선언하자 국민의힘 맞수 후보로 배우 김부선 씨가 거론됐다. '여배우 스캔들'의 주인공 김 씨가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국민의힘 측에선 즉각 "악의적 보도"라고 반박하며 해당 선거구에 '지역 밀착형 인사' 공천 방침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 대선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거물 이 상임고문의 보궐선거 등판에 국민의힘이 어떤 대항마를 내보낼지 관심이 쏠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씨에 대한 공천을 검토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물론 취재원이 있고 핵심 관계자로 (기사에) 기입돼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연락을 취해본 건 맞겠지만, 적어도 김 씨는 우리 당에 공천 신청을 하지도 않았을뿐더러 김 씨야말로 지역에 대한 연고성이나 이런 것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내용이 계속 보도되는 것에 대해 "전혀 정치 참여를 선언하지 않은 배우에게 그런 이미지를 씌우는 것 자체게 김 씨에게 굉장히 실례"라고 말하며 '김부선 출마설'을 일축했다.
앞서 이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출마를 선언하자, 일부 언론은 국민의힘이 '이재명 저격수'로 꼽히는 배우 김 씨에 대한 공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씨의 '공천 검토' 관련 보도가 있던 당일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김 씨 공천을 검토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닐뿐더러 그것은 이 후보의 명분 없는 출마 못지않은 공천의 희화화"라고 꼬집은 바 있다. 그는 또 "당 관계자들이 이런 흥미 위주의 이야기들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지 않아야 한다"며 익명의 '고위 관계자'를 향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다만 공천관리위원회에서는 김 씨를 '전략 공천하라'는 의견이 실제로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측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김 씨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일부 시민단체에서 이 상임고문 맞수로 김 씨를 추천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선 "김 씨가 어떻게 공천을 받느냐", "그런 의견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실제로 김 씨 공천 소식이 외부에서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건 중요하나 연고도, 정치 경험도 없는 김 씨를 공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다가오는 보궐선거가 중요하기 때문에 공천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 측은 "내부적으로 계양을 후보자에 일정한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역 밀착형 인사를 공천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회 1차 회의를 마치고 "최대한 지역 밀착형 인사가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고, 추가 조사 등을 통해 빠르면 내일 중에 (후보를) 확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역주민은 한 지역에서 당협위원장 또는 국회의원이 오래 머물며 소통하길 바라는데,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는 또 이번 보궐선거에서 공천받은 후보는 지역구를 막론하고 1년 10개월 뒤 치러지는 총선에서도 동일 지역구에 출마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측에서 계양을 후보로 가장 강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윤희숙 전 의원이다. 윤 전 의원은 이미 "당이 요청할 경우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윤 전 의원은 '지역 밀착형' 기조와 맞지 않다. 이 대표는 윤 전 의원 공천에 관한 질문에 대해 "사람을 놓고 얘기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 대표의 계양을 차출설도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상임고문이 상대 후보로 확정된 이상 이에 맞설 무게감 있는 인물을 내세워야 한단 이유에서다. 특히 이 대표는 20대 남성의 지지를 얻고 있는 만큼 30·40세대로 지지세를 넓힐 수 있는 확장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역시 지역 밀착형 기조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이에 지역 밀착형 인물로 인천 토박이인 최원식 전 의원 공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 전 의원은 1963년 인천 출생으로 인천에서 초·중·고를 졸업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계양을에 출마해 당선됐고,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 후보로 같은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바 있다.
국민의힘 측은 다가오는 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록 일정에 맞춰 이번 주 안으로 후보 등록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역 밀착형 인사인 최 전 의원은 9일까지 공천 접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항마'로 어떤 인사를 선택할지 주목된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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