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발맞춰 국무회의 시간 변경…검수완박 공포안 의결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임기 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배제) 법안 공포안을 의결했다. 민주당과 보조를 맞춰 임기 내 검찰의 힘을 빼는 검찰 개혁에 매듭을 지은 것이다. 오는 9월부터 검찰은 '부패범죄'와 '경제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만 가능해진다.
문 대통령은 이날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국무회의를 오후 2시로 미뤘다. 오전에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검수완박을 위한 마지막 입법인 형사소송법을 처리할 시간을 주기 위해 조정한 것이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주재한 마지막 국무회의에선 국회에서 의결되어 정부로 이송된 검수완박 관련 법률공포안부터 심의·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기존 6개에서 부패·경제범죄 등 2개로 축소하고, 자신이 수사한 범죄는 기소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과 경찰이 수사한 사건에 대해 검사는 동일 범죄사실 내에서만 보완 수사가 가능하며, 별개 사건의 부당 수사를 명백히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다.
이와 관련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수사 지연과 수사력 약화, 사회적 약자의 보호 문제, 절차적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반면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개정안은 양당이 합의하고 의총에서 추인됐던 것보다 축소된 안으로, 의회주의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도 의결시키는 것이 타당하다"며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대해 양당이 합의서에 서명했을 뿐 아니라 의총에서 추인되었는데, 일부에서 문제 제기를 한다고 번복한다면 어떻게 의회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찬성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은 촛불정부의 큰 사명이자 국민의 염원"이라며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일부개정안은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6대 범죄에서 부패범죄와 경제범죄의 2개 범죄로 좁히고 검찰 내의 수사·기소 분리를 실현하는 한편, 수사기관은 수사 중인 사건의 범죄 혐의를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별건 수사를 하거나 다른 사건의 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나 자료로 관련 없는 사건에 대한 자백이나 진술을 강요할 수 없도록 규정해 그간 비판받아 온 과도한 별건 수사에 의한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와 같은 내용의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찰 개혁은 역사적·시대적 소명에 부합하는 정책 방향이라고 본다"며 "관련 부처는 앞으로 하위 법령 등 제도적 근거 마련과 여야 간 사법개혁특위를 통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 입법 심의 과정에서 개혁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신속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바람직한 검찰상을 확립하고, 형사사법 절차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진전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마지막으로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들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하고, 국무회의까지 주재한 문 대통령은 "마지막이 될 청와대에서, 화상회의실이 아닌 역대 정부부터 우리 정부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으로 사용해 왔던 국무회의실에서 마지막 국무회의를 갖게 된 것도 무척 감회가 깊다"라며 "국무위원 여러분,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 소관 부처의 사령탑으로서 뿐만 아니라 국익과 국민을 중심에 두고 다른 부처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며 대격변과 대전환의 시기를 헤쳐 나가는 핵심적 역할을 해 주었다. 덕분에 우리 정부는 우리 정부는 거듭되는 위기 속에서도 많은 성과를 남기며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우리 정부 5년은 국가적 위기를 범정부적 역량을 총동원해 극복했던 시간이었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더 크게 도약해 나갔던 과정이었다"라며 "우리 정부는 마지막까지 위기 극복에 전력을 기울이며 선도국가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한 정부다. 지난 5년의 성과와 노력이 다음 정부에 도움이 되고, 대한민국이 계속 발전해 나가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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