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성 크다…尹측 "포괄적 전략동맹 더욱 발전 전기"
[더팩트ㅣ통의동=신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역대급'으로 빠르게 양국 정상의 회담이 성사됐다는 점과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20~22일 한국을 방문한다. 한미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이틀 차인 21일 열릴 예정이다. 윤 당선인이 국가수반에 오른 이후 처음으로 하는 정상회담이 될 전망이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으로 윤 당선인이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고 전하면서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개최될 한미 정상회담은 역대 새 정부 출범 후 최단기간 내에 개최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51일 만인 2017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각각 취임한 지 71일과 54일 만에 미국 정상과 마주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79일 만에 조지 워커 부시 당시 대통령과 만났다.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역대 대통령 중 취임 후 최단기간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과 관련해 "그동안 한미동맹은 위기에 처해 있었다"고 진단하면서 "인도·태평양 전략 등 안보 측면에서 미국은 우리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20~24일 한국과 일본을 순방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에 들른 뒤 미국·일본·호주·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건너갈 것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먼저 찾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보통 미국 대통령들은 동아시아 순방에서 일본을 먼저 방문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11월 국빈 방한했을 때도 일본에 먼저 들렀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도 통상 한국보다 일본을 먼저 찾았다.
외교가에서는 미국 대통령의 순방국 방문 순서가 '우선순위'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문 대통령과 지난해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 간 통화(지난해 2월 4일)가 다른 세계 정상들보다 후순위로 밀리자 일각에서 한미관계가 멀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신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먼저 방문한 것에 대해 "미국이 북한의 핵 문제를 우선순위에서 미뤘다는 얘기들이 많았다"며 "북한 핵 문제 등 한반도 평화 문제를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의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CNN도 2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이 윤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도발적인 무기 실험을 재개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 외교 재개를 모색해왔지만, 북한은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윤 당선인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안보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사일 도발을 이어온 북한은 최근 '핵' 사용 가능성을 거론하며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끌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우리가 보유한 핵 무력을 최대한 급속도로 더욱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들을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 당선인은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동맹 발전 및 대북 정책 공조와 함께 경제안보, 주요 지역적·국제적 현안 등 폭넓은 사안에 관해 깊이 있는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양국 간 포괄적 전략동맹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역사적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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