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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상>] '유퀴즈' 尹은 되고 文은 안 되고…그때그때 달라요?

  • 정치 | 2022-04-23 00:00

손혜원의 송영길 전 당대표 살리기 '민주당 비밀 유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출연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의 출연 요청은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스타그램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출연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의 출연 요청은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스타그램 갈무리

<더팩트> 정치팀은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논란이다. 특히 윤 당선인 방송으로 해당 방송사가 과거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 요청을 거절했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해당 방송사는 문 대통령의 출연 요청을 거절한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나서면서 꼬리를 내렸다. 여기에 윤 당선인 출연을 놓고 시청자 게시판에는 갑론을박이 뜨거웠다.

-이번 주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을 위한 전략으로 정치권 안팎으로 시끄러웠다. 민주당은 검수완박을 위해 거쳐야 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 소집을 대비해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켜 사보임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물론, 같은 당에서조차 민주당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졌다.

-검수완박을 위한 민주당의 강행에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냈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여야의 극한 대치는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또,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서울시장 공천 배제했다가, 당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를 뒤집었다. 이 과정에서 손혜원 전 의원이 SNS를 통해 민주당 지도부를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물론, 주요 내용을 공개하면서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을 포함한 경선을 하기로 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유퀴즈 출연을 문의했지만, 거절했었던 사실을 공개했다. /청와대 제공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유퀴즈 출연을 문의했지만, 거절했었던 사실을 공개했다. /청와대 제공

◆尹, '유퀴즈' 출연에 프로그램 정치 편향성 논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 이후 유퀴즈 측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의 출연 요청을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네?

-맞아. 윤 당선인 방송 다음 날 미디어오늘이 '유퀴즈가 문 대통령 출연 요청은 거절했다'고 보도했어. 문 대통령은 안 되고, 윤 당선인은 되고. 사실이라면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인데, CJ ENM 측은 미디어오늘에 "문 대통령 쪽에서 유퀴즈 출연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어. 나아가 다른 매체를 통해 "해당 기사(미디어오늘)는 사실무근에 오보"라며 "관련 제안을 받은 자체가 없다. (유퀴즈) 프로그램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및 각종 악플에 대한 법적 대응도 고려할 방침"이라고 밝혔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이 문제에 대해 나섰다지?

-탁 비서관이 나서 CJ 측과 다른 주장을 펼치면서 논란이 커졌어. 탁 비서관은 21일 SNS를 통해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청와대를 상대로 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작년 4월과 그 이전에도 청와대에서는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수선사, 조경담당자들의 프로그램 출연을 문의한 바 있다. 그때 제작진이 숙고 끝에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는 요지로 거절 의사를 밝혀왔고,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통화한 기록,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도 있다"고 주장했어. 추가로 김부겸 총리도 지난해 10월께 유퀴즈 출연을 검토했다가 제작진의 거절로 무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 확산됐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출연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의 출연 요청은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다.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누리집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출연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의 출연 요청은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다.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누리집 갈무리

-탁 비서관이 증거를 거론하며 반박하자, CJ 측은 한 매체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추후 관련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발 물러선 뒤 22일 오전까지 입장을 내놓지 않았어. 이에 '유퀴즈' 시청자 게시판에는 1만여건이 넘는 글이 올라오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어. 시청자들은 "문 대통령은 안 되고 윤 당선인은 되는 이유가 뭔가", "거짓말로 신뢰를 잃었다", "정치권 눈치 보는 예능프로 손절"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어.

-일각에선 tvN 모회사인 CJ ENM 강호성 대표가 윤 당선인과 서울대 법대 동문, 같은 검찰 출신으로 1997~1998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함께 검사로 재직한 것을 근거로 두 사람의 인연이 이번 유퀴즈 출연에 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와. 이와 관련 윤 당선인은 해당 방송에서 '유퀴즈' 출연 배경에 대한 진행자 질문에 "반반이라고 봐야 한다. (참모진이) 국민들이 많이 보시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이야기해서 나가보라고 해서 나오게 됐다"고 언급했어.

-평범하게, 묵묵하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온 시민들을 소개하며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던 예능프로그램이 갑자기 정치 편향성 논란에 휘말렸는데, CJ 측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않는 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여.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공천 배제'와 관련해 손혜원 전 의원이 전면에 서서 당의 결정을 저지하고 나섰다. /더팩트 DB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공천 배제'와 관련해 손혜원 전 의원이 전면에 서서 당의 결정을 저지하고 나섰다. /더팩트 DB

◆'송영길 공천배제' 빛의 속도로 전한 '개딸들의 손고모' 손혜원

-지난 19일 밤에는 한 언론보도 때문에 민주당이 시끄러웠지.

-내용인즉슨 전략공천관리위원회(전략공관위) 회의 결과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박주민 의원이 '공천 배제(컷오프)'를 결정했다는 거였어. 민주당 관계자 발로 해당 내용이 담긴 '파이낸셜뉴스' 단독 보도 출고 시간은 오후 9시 52분이었어.

-그런데 언론 보도보다도 빠른 시간에 같은 사실이 올라온 곳이 있다고?

-맞아. 다름 아닌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이야. 손 전 의원은 언론 보도 15분 전인 오후 9시 37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이 송 전 대표에게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공천배제 결정 사항 통보했다고 합니다. 이게 실화일까요?"는 내용의 글을 올렸지.

-기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는 해당 보도와 손 전 의원의 페이스북 글이 함께 돌며 10시께부터 송 전 대표, 박 의원 등에게 확인 전화를 돌리며 한밤중 팩트체크에 들어가기도 했어.

-손 전 의원은 해당 글을 올린 후 또다시 페이스북에 "내일 비대위에 올라가면(공천 배제 안이 의결되면) 끝이다. 그 전에 막아야 한다" "송 전 대표 말이 '믿을 곳은 당원들밖에 없다고(하는데) 또 촛불을 들어야 하냐"며 전략공관위의 결정을 전면 반대했어. 또 다음 날 새벽 3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올린 '서울시장 공천, 경선해야 한다'는 글을 공유하며 "잘 싸워주시길"이라고 남기기도 했어.

-사실 손 전 의원은 유튜브 구독자만 약 30여만 명, 페이스북 팔로워는 12만 명 정도 되는 민주당 내 인사 중에서도 '셀럽'으로 불려. 또 당내 강경파로 분류돼 최근에는 이른바 '개딸'이라 불리는 신규 당원들 사이에서도 '손고모'라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는 인사기도 해.

21일 비대위가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에서 '컷오프'하기로 한 결정을 취소하자 손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메시지를 남기며 소감을 전했다. /손 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21일 비대위가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에서 '컷오프'하기로 한 결정을 취소하자 손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메시지를 남기며 소감을 전했다. /손 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손 전 의원이 다음날부터 비대위 관련 소식을 계속 전하면서부터는 기자들도 그의 페이스북을 주시했다고?

-손 전 의원이 비공개 전략공관위 회의 결과를 공개하다 보니 '확실한 취재원(?)' 발로 전해지는 그의 페이스북 소식에 기자들도 집중할 수밖에 없었지.

-손 전 의원의 공천 배제 관련 '페북 생중계'는 계속됐어. 지난 20일 비대위는 오전 회의에 이어 오후 9시에 비공개회의를 열고 전략공관위의 공천배제 관련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어. 이날도 손 전 의원은 밤 10시쯤 "방금 들어온 정보를 알려드린다. 내일 오전(21일) 7시 반에 비대위를 열어 서울 초선의원들과 간담회 후 점심시간쯤에 결론을 낸다고 한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어. 손 전 의원 말처럼 다음 날 오후 2시쯤 비대위가 '서울시장 공천배제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어. 이를 두고 기자들 사이에서는 손 전 의원의 취재력이 대단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어. 타율이 '백발백중'이랄까?

-공천 배제 취소 결정이 난 이후 손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랑한다 민주당 끝까지 같이 가자" "주인이 나서니 이게 되는구나" 등의 문구를 남기며 송 전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에서 지켜낸 소감을 남기기도 했어.

-한편 20일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에서 '전략공관위 결정 결과를 외부에 유출한 이를 징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어. 이에 손 전 의원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페이스북에 "윤 위원장이 '손혜원'을 전략공관위 기밀 유포자로 특정해 징계를 하려고 한다는데, 아무리 미워도 어쩌냐. 손혜원은 민주당 당원이 아니다"라고 남겼어. 또 손 전 의원은 "윤 위원장은 정신 좀 차려라. 뭣이 중한(무엇이 중요한) 것이냐"며 "비밀리에 송 전 대표, 박 의원을 공천 제외한 민주당이 문제지 이 사실이 흘러나간 게 문제냐"며 반박하기도 했어.

-손 전 의원은 현재 송 전 대표의 프로필 사진 촬영부터 공보물 제작까지 홍보 작업에 있어서 전면 나서 도움을 주고 있는 걸로 알려졌어. 또 강성 지지자들을 비롯한 신규 당원들 사이에서도 손 전 의원은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어서 앞으로도 당원들과의 협업(?)에 전면 나설 것 같아.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하>편에서 계속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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