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기용된 정통 경제 관료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내정했다. 김 내정자 발탁 배경은 '경제형, 실무형' 인사 기용으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는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노무현·이명박 정부 대통령실에서 모두 근무한 이력이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김 내정자의 임명을 알렸다. 윤 당선인은 "경제 전문가이면서 정무 감각을 겸비하고 있다"며 "다년간의 공직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성공적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과 배석한 김 내정자는 비서실장 낙점 배경에 대한 질문에 "그동안 관례였던 정무, 정치인이 아니고 관료인 저를 시킨 것은 당선인의 철학과 관련된 것 같다"며 "(당선인의) 국정 철학이 국민 통합과 경제 살리기, 두 가지 분야인데 특히 경제 쪽을 아주 중요시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어떤 역할을 부여받았고 경제부총리와 비서실장 중 경제 원팀 수장은 누가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당선인이) 여러 번 말했지만 저희는 청와대가 일하고 정책을 만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정책이나 그런 것은 총리 주재하에서 하고 저희는 지원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22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기획예산처에서 국방예산과 과장,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재정운용기획관, 예산실장 등을 지내며 여러 분야의 예산 관련 업무를 주로 다뤘다.
김 내정자는 소신과 철학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면서도 2005년 기획처 직원 여론조사에서는 '함께 근무하고 싶은 상사'에 뽑히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2006년 1월 기획예산처 재정운용기획관으로 재직하던 때 '세금 인상 논의에 앞서 정부의 선심성·중복예산 등 낭비성 재정지출 절감이 선행돼야 한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구체적 근거 없이 '예산 낭비'라고 부풀리지 말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김 내정자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포털 내 반론 기고를 통해 "국민의 피와 땀방울로 이루어진 예산을 절약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명제"라면서도 "사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지도 않고 일방적인 비난을 하면서 엄청난 예산이 낭비되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저하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진보·보수 정부에서 모두 기용됐다. 그는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 정책 비서관을 맡았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2008년 통계청장,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2011년 청와대 경제수석, 2012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을 지냈다.
김 내정자는 '윤석열 1기 내각'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구면이다. 2012년 경제수석으로 재임하던 당시 주미대사와 한국무역협회장을 맡았던 한 후보자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준비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추 후보자와는 2011년 각각 경제수석,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일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 20대 대선 과정에서는 윤 당선인이 아닌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을 지원했다. 김 내정자는 최재형 당시 후보의 '열린 캠프'에서 경제 분야 자문역을 맡은 바 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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