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12일 입장 정리해 발표할 예정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11일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직에서 돌연 사퇴했다. 사퇴 배경에 대한 언급이 없는 그의 갑작스러운 사퇴 통보에 이유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안 위원장은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이날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늘부로 인수위원직에서 사퇴한다"며 "아울러 저에 대해 여러 부처 입각 하마평이 있는데, 저는 입각 의사가 전혀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이 의원의 사퇴를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일인지 알아보겠다. 오늘 (이 의원과) 통화는 못 했다. 오면서 (사퇴)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인수위 측은 "구체적인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확인이 어렵다"고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의원의 사퇴 시점을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한 달여 남은 상황인 데다, 인수위에서는 다음 주 국정과제 얼개를 발표하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의 무게감도 그렇다. 이 의원은 안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20대 대선 '단일화 공신'으로 활약,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입각이 유력했던 인물이었다. 지금 시점에 이유를 밝히지 않고 갑자기 사퇴한 것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공동정부' 구상에 난기류가 발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0일 윤 당선인이 발표한 1차 내각 후보자 8명 가운데 이른바 '안철수계' 또는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는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안 위원장의 불만이 이 의원의 사퇴로 구현됐다는 것이다.
일례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이 아닌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으로 임명됐다. '안철수계'인 신 위원장은 그간 유력한 과기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됐다.
다만 장 비서실장은 전날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입각 명단에 안철수계가 한 명도 없었다'는 질의에 "윤석열계는 있습니까"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의원 개인의 문제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 언급된 바 있지만, 윤 당선인 측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를 관리하는 행안부 장관에 정치인을 배제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 의원이 후보군에서 제외되면서 그에 따른 불만으로 인수위원직 사퇴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의 사퇴 이유와 배경을 인수위 차원에서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인수위에서도 인수위원 사퇴에 대한 해명이 불분명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비판이 계속된 바 있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인수위에서는 최대석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이 돌연 사퇴했다. 인수위 측은 "일신상의 이유로 (최 위원이) 사의 표명을 했고 당선인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당시 최 위원의 사퇴 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설계한 인물이자, 박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의 발기인이었다. 또한 오랜 기간 박 전 대통령에게 남북 문제를 조언한 대북 정책의 핵심 브레인으로 새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으로 언급됐다.
당시 인수위 측에서는 사퇴 배경과 이유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로만 이해해 달라"며 사실상 함구했고, 새 정부는 본격 출범하기도 전 '소통 부재'라는 평가에 직면했다. 결국 정부 출범 이후 비슷한 인사 관련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최 위원의 사퇴가 소환되면서 '불통', '깜깜이'라는 비판이 계속됐다.
한편 안 위원장은 이 의원 사퇴 전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를 묻는 취재진 말에 "미리 이야기를 들었다"며 "12일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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