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측근, 서울시장 출마 만류 실패 후 '한숨'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인수위에서 잇단 BTS에 언급에 '아미' 속은 부글부글
-윤 당선인 취임식에 BTS가 공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었잖아. 그런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논의한 적도 기획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는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이야?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일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BTS'의 공연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하면서야. BTS의 축하 공연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아. 그런데 박 위원장의 의도와는 다르게 여론의 시선은 싸늘했어. "대중가수에게 정치적 색을 입히지 말라"는 지적이 쏟아진 거지.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7일 "인수위 측은 BTS의 공연 논의에 대해 어떠한 것도 기획한 적도, 논의한 적도 없다"며 "엇갈린 입장을 내는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어.
-BTS에 대한 관심이 높긴 한가 봐. 인수위가 꽤 여러 번 입장을 밝혔다던데?
-맞아.(하하) 인수위는 7일 하루 동안, 기자회견장에서 대변인단이 두 번이나 직접 사과했고, 같은 날 오후에도 서면을 통해 BTS 쪽과 취임식 관련한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명확하게 못 박았어. 하루 동안 BTS와 관련한 입장을 세 번 밝힌 거지.
-그런데 박 위원장이 공개적인 발언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잖아. 인수위 측과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은데 누구의 말이 더 신빙성 있는 거야?
-인수위 측은 이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해명했어. '내실 있는 취임식을 준비해달라'는 윤 당선인의 주문에 취임위 관계자들은 수많은 아이디어를 냈고, 그중 하나가 BTS의 공연이라는 거지. 하지만 소속사와 협의한 적도 없고, 내부 회의 중 오갔던 단순한 이야기에 불과했다는 것이 인수위 측의 설명이야.
-취준위 측의 입장도 직접 들어봐야 할 것 같은데?
-맞아. 취준위 측은 언론인들 앞에서 질의응답을 받거나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구체적인 과정을 설명하지 않았어. 그러자 인수위 기자회견장에 있던 일부 취재진은 "취준위 측이 직접 와서 해명할 기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고, 인수위 대변인단은 "좋은 의견 감사하다"며 수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어.
-지난 2일, 안 위원장을 비롯한 사회복지문화분과 위원들이 하이브를 방문했었잖아. 혹시 그때 이런 취임식 얘기가 나온 것 아닐까?
-인수위 관계자에 따르면, 인수위의 방문 목적은 문화 사업 발전과 관련한 현장 의견 청취였다고 해. 그리고 신 대변인이 방문 당시 인수위원들과 소속사 측은 연관된 어떤 얘기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힘주어 말하는 걸 보니 나름 억울하긴 한가보다 라는 생각도 들어(하하).
-BTS의 취임식 축하 공연 논의 소식에 팬클럽 '아미'의 항의도 쏟아졌다던데?
-인수위 측이 개설한 홈페이지 '국민이 당선인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BTS의 취임식 축하 공연을 반대하는 수백 건 올라왔다고 해. 팬들은 "BTS를 정치에 악용하지 말라"며 축하 공연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거지.
-그때 당시에는 'BTS' 병역 면제를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잖아!?
-맞아. BTS의 일부 멤버는, 이르면 올해 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야. BTS가 '그래미어워즈'에도 노미네이트가 되는 등 국위 선양 측면에서 병역을 면제해줘야 하는 여론이 있어, 인수위가 이를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었지. 하지만 병역문제 관련한 논의는 없었던 것 같아.
-유독 BTS가 정치권과 자주 얽히는 것 같아. 그만큼 BTS의 영향력이 크다고 봐야 하나? (웃음). 어쨌든 축하공연도 군대 면제도 인수위 측에서 논의한 적 없다고 하니 더 거론되지 않을 것 같아. 앞으로 '아미'들의 '방탄 방어'가 계속될 것 같은데, BTS의 축하 공연이 없는 취임식 준비에 어떤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지 기대해보자!
◆'송탐대실' 정면돌파 송영길…이낙연 추대론도 다시 꿈틀?
-더불어민주당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도전자들이 윤곽을 드러냈어.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이 특히 눈에 띄네.
-송 전 대표를 향해선 당내에서 '친문(친문재인)' 중심으로 공개 반발하고 있는데 정면 돌파한 셈이군. 사실 측근들도 그의 출마를 만류하지 않았어? '부동산 민심'이 여전히 좋지 않아서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어려우니까 '출마는 독배'라는 관측이 강하잖아.
-송 전 대표 측근인 한 민주당 의원은 '차출설'이 처음 흘러나왔을 때 "이미 수그러들었고 출마한다고 해도 내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서라도 말릴 거다"라고 했어. 그래서 송 전 대표가 예비후보에 등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물어봤는데 송 전 대표 의지가 강해 더는 만류할 수 없다는 눈치였어. 그는 "'더 좋은 사람이 나와서 경선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했더니 (송 전 대표는) '그 사람이 이기면 되는 거다. 떨어져도 상관없다'고 하더라. 다들 안 나오니 본인이 오세훈을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어.
-당에서는 박주민 의원 하고 양자 구도가 형성되겠네. 송 전 대표는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대표주자인데 '73년생' 박 의원이 '세대교체론'을 들고 맞붙을 것으로 전망돼. '정치교체'를 주장하면서 총선 불출마를 결단했던 송 전 대표가 말을 번복한 꼴이라 여론이 좋지 않은데 그 점을 파고들 것 같아. -그런데 박 의원도 치명적인 걸림돌이 있어. 서울시장 선거는 이번에도 '부동산 민심'이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박 의원은 이른바 '전·월세 5% 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인물이지. 그런데 이 법은 아파트 전셋값이 폭등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를 받아. 게다가 법안이 시행되기 20여 일 전에는 박 의원이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세입자에게 임대료를 약 9%(전·월세 전환율 4% 적용) 인상한 사실도 알려졌어. 신규 계약이라 법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서민 주거권 보호'를 위해 전·월세를 5%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어긋나면서 '내로남불' 비판을 받았지. 박지현 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 일각에선 '부동산 책임 인사 공천 배제'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그의 출마는 이 기조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와.
-서울시장이 최대 격전지인데 출마한 후보들이 여러 지적을 받고 있어서 민주당 고민이 클 것 같아.
-그래서 수면 아래에서는 '이낙연 추대론'이 다시 꿈틀대는 분위기야. 일단 민주당 내 친문 그룹 중심의 싱크탱크 '민주주의 4.0'에 속한 13명 의원들은 지난 6일 공개적으로 '송 전 대표 출마' 반대 입장을 냈어. 친문 진영에선 "후안무치" "송탐대실(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다는 '소탐대실'에 빗대어 송 전 대표를 비판하는 뜻)"이라면서 비난하고 있어. 출입 기자들 사이에선 '그래서 대안이 뭔가'라는 물음표가 따라올 수밖에 없는데, 친문 의원들 중심으로 이낙연 전 대표를 추대 방식으로 올려야 한다는 논의가 여전히 있대. 이 전 대표 측은 '미국행' 비행기도 예약했다면서 팔짝 뛰고 있지만, 민주당 서울 광역·기초의회와 지자체장 예비후보 중심으로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해.
-하지만 이 전 대표가 고심 끝에 나선다고 해도 그 역시 지역구인 서울 종로 국회의원에서 물러나는 바람에 국민의힘에 내줬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거 같네.
-당내에서도 '친명'과 대조적으로 이 전 대표의 입지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야. 특히 그의 지역기반인 호남에서 '대선 패배 책임' 여론이 크다고 해. 민주당 호남 지역 의원은 사석에서 "아마도 향후 정치 재개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특히 광주 지역에선 '이낙연계'가 대선 때 열심히 하지 않아서 아깝게 졌다는 여론이 생각보다 강하다"고 말했어.
-당은 지난 7일까지 후보자 공모에 신청한 이들 우선으로 경선 여부를 결정하되, 비신청자까지 포함해서 전략공천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야. 막강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항마는 누가 될지 당의 공천과정이 주목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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