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측 내부 엇박자…인수위 "검토한 바 없어"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다음 달 10일 열릴 취임식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공연하는 방안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BTS 공연에 대한 반대 여론이 늘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재차 선을 그었다.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측에서 BTS 공연 방안을 거론한 것이 발단이다. 박주선 취임준비위원장은 지난 5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BTS 공연도 준비하고 있냐'는 질문에 "지금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BTS 공연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너무 화려하면서도 내용은 빈약하고 그런 것보다는 외관보다는 내실에 중점을 두라는 (윤 당선인의) 말씀이 있었다"며 "그런 방향으로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BTS 팬들은 인수위 홈페이지 게시판에 비판의 글을 올리며 항의에 나섰다. 7일 오후 기준 항의성 글은 700여 개에 달한다. 대체로 BTS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는 지적이다. 드물게 취임식에 BTS를 초청해 달라는 글도 있다.
한 누리꾼은 "국제적인 국익을 위한 자리라면 모를까 일개 취임식에 지지율 발판으로 삼을 요량으로 BTS를 이용하려는 게 눈에 훤히 보인다"며 "더군다나 멤버들 정치 성향도 다 다를 텐데 함부로 정치색을 입히지 마라"고 비판했다.
소박하게 취임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국민은 코로나19 상황으로 고달프게 살아가고 있다"며 "진심으로 국민을 위한다면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취임식을 준비하고 최소한으로 비용으로 간소하게 하라. 국민은 삶 자체가 힘들어 취임식 행사에 별 관심이 없다"고 쓴소리했다.
BTS 팬들이 '정치'와 거리를 두려 하는 것은 '열정 페이' 논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BTS는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유엔 총회 일정을 소화했다.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자격이었다. BTS의 특사 활동비 미지급 논란이 일었고 당시 팬들은 크게 반발했다.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인수위 측은 6일 "대통령 취임식에 BTS 공연을 기획한 사실이 없다. BTS 소속사에 취임식 관련해 어떠한 제안을 하거나 연락한 적도 없다"며 "취임준비위 측 발언은 인수위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인수위 측은 이튿날에도 진화에 나섰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취임준비위와 입장이 다르게 나간 것은 죄송하다. 취임준비위는 안철수 위원장이 있는 인수위와 다른 조직"이라며 "박 위원장께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취임 준비를 하는 와중에 BTS 얘기가 나왔던 거는 그쪽에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안 위원장이 주재하는 인수위에서는 BTS 공연을 기획하거나 검토한 바 없다"며 "지난번 하이브 방문과 연계시켜서 했거나 이런 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1일 BTS 소속사 하이브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K-컬처 산업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최지현 인수위 수석부대변인도 "인수위에서 기획한 점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한다"며 "취준위의 입장문은 내부 논의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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