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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朴, 정치 재개?…'유영하 후원회장' 둘러싼 해석들

  • 정치 | 2022-04-05 05:00

'대구시장' 예비후보 유영하 변호사 '후원회장' 임명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이자 대구시장에 전격 출마한 유영한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를 두고 박 전 대통령이 '사저정치'를 통해 정치권 복귀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24일 대구 사저 앞에서 웃는 박 전 대통령과 유 변호사. /이효균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이자 대구시장에 전격 출마한 유영한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를 두고 박 전 대통령이 '사저정치'를 통해 정치권 복귀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24일 대구 사저 앞에서 웃는 박 전 대통령과 유 변호사. /이효균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다가오는 6.1일 지방선거 '대구시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이자 대구시장에 출마한 유영하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으면서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선거 전면에 등장할 일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선 그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당 안팎에선 박 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보수의 텃밭 대구가 다가오는 지방선거의 최고 격전지가 됐다. 대권 주자였던 홍준표 의원을 비롯해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대구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중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은 유 변호사에게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변호사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았다'는 질문에 "그렇다"며 "제가 부탁드렸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과의 교감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과 연락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반면, 유 변호사와는 꾸준한 교감을 가져왔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서울병원을 퇴원해 사저로 돌아왔을 당시에도, 그는 옆자리를 지켰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게 된 배경에 대해 "한 번은 '돈도 없으시잖아요' 하시길래 '그러면 대통령께서 후원회장 맡아주시면 후원금이 들어오지 않겠습니까' 했더니, 그걸 기억하셨는지 본인이 후원회장을 맡으면 어떻겠냐고 하셔서 '그러시면 감사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 변호사는 지난 1일
박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 변호사는 지난 1일 "대구시장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은 배경에 대해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더팩트DB

박 전 대통령이 정치권에 재등장하자 일각에선 6.1 지방선거를 시발점 삼아 독자 세력화를 도모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자신의 지지기반 회복을 위해 대구·경북을 거점으로 정치 영역을 다지겠다는 추측이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 정치를 통해 정치권에 재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설에 무게가 더해지는 이유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사저 앞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읽히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제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다"며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정치'설과 '정치권 재입성' 등 무수한 추측에 "조금 과장된 해석 같다"면서도 "입방아에 오르게 하지 않았나 하는 죄송한 마음이 없지 않다"고 해명한 상태다.

유 변호사가 직접 입을 열었음에도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은 것에 대해 다양한 평가와 해석을 내놨다. 가장 뜨거운 관심사는 유 변호사의 '공천' 여부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은 것에 대해 다양한 평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은 것에 대해 다양한 평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구에서의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공천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민의힘이 자칫하면 '탄핵'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동률 기자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았다고 해서 유 변호사의 당락 여부에 큰 영향이 있을 것 같지 않다"면서 "오히려 정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을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쇄신'과 '혁신'을 강조했던 국민의힘의 행보와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장 평론가는 "자칫하면 국민의힘 진영이 다시 '탄핵'의 늪에 빠질 수 있다"면서 "박 전 대통령뿐 아니라 측근 세력들도 '박 전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으로 참여하는 행위가 부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때 대통령이셨던 분이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이 든다"면서도 "아무리 대구라고 하지만 새 정부가 출범한 이상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대구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시민들의 감정적 유대감과 지지가 계속될 것이란 주장도 있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이 '정계 부활을 노리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이어지는 대구 '정통 정치인'으로 정치적인 측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 자신을 도와온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은 것을 인간적인 면모라고 볼 수 있지만, 정치적으로 올인했다고 볼 수 있다"며 "지역주민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 변호사가 공천받지 못할 경우 박 전 대통령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적 고향지라 불리는 '대구'에서 그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볼 근거가 되지 때문이다. 이에 당내에선 유 변호사가 공천을 받아 대구시장이 된다면 박 전 대통령도 재기를 노려볼 수 있겠지만, 결과에 따라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예측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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