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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부터 대구까지...박근혜 생사고락 함께한 '남색코트'

  • 정치 | 2022-03-25 00:00

탄핵, 구속, 사면...중요한 순간마다 '포착'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남색 코트 차림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참배하고, 대구 사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남색 코트 차림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참배하고, 대구 사저에서 "대한민국의 발전에 힘이 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24일 '남색 코트'를 입고 "지난 5년은 무척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의 코트에는 그의 '정치적 생사고락'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구속, 사면 이후 등 중요한 순간마다 남색 코트 차림으로 등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과 박근혜 정부 당시 참모들의 환호 속에 미소를 지으며 등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며 "많이 염려해 줘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 지난 4개월 동안 치료해 준 의료진 및 관계자에 감사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 9시께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해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참배했다. 이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마련된 사저로 오후 12시께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시간들이었다"며 "대한민국의 발전에 힘이 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갑자기 날아든 소주병으로 잠시 중단됐다. 경호원들은 박 전 대통령 주위를 막아섰고 경찰은 소주병을 던진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박 전 대통령은 '괜찮으시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뒤 "이야기가 끊겨서"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담화문 발표를 마치고 고개를 숙인 뒤 사저로 들어갔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정상회의 및 체코 순방을 위한 출국 준비를 하는 모습.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1월 청와대 기자간담회와 같은 달 23일 국립현충원 성묘 당시에서 같은 남색 코트를 입었다. /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정상회의 및 체코 순방을 위한 출국 준비를 하는 모습.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1월 청와대 기자간담회와 같은 달 23일 국립현충원 성묘 당시에서 같은 남색 코트를 입었다. / 뉴시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입었던 남색 코트는 그의 '올림머리' 만큼 익숙한 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을 비롯해 탄핵, 구속, 사면 이후까지 중요한 순간마다 남색 코트를 입고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11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정상회의 및 체코 순방을 위한 출국에 앞서 남색 코트를 착용했다. 2017년 1월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와 같은 달 23일 국립현충원 성묘 당시에도 같은 차림이었다.

'최순실 사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12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청와대에서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갈 때, 3월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을 때 모두 남색 코트 차림이었다. 3월 31일 새벽 구속 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로 들어갈 때도 박 전 대통령은 해당 코트를 입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 11일 만인 2017년 3월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소환되고 있는 모습. 당시에도 박 전 대통령은 남색 코트 차림이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 11일 만인 2017년 3월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소환되고 있는 모습. 당시에도 박 전 대통령은 남색 코트 차림이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 전 대통령은 사면 이후인 지난 5일 사전투표 당시에도 동일한 코트를 입었다. 당시 여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지지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검'에서 수사 팀장을 맡은 바 있어서다.

2018년 '박영수 특검'은 최순실 사태 등에서 시작된 수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에게 모두 45년을 구형했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30년, 특가법상 뇌물수수·국고 손실 혐의 등 12년, 20대 총선 공천 개입 사건 관련 선거법 위반 3년 등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해당 코트는 박 전 대통령의 영치 물품 중 하나라는 설명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된 이후 영치 물품이 유 변호사에게 갔고, 유 변호사가 이를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건강 문제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던 터라 투표장에 갈 수 있도록 코트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2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면서도 남색 코트를 잊지 않았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는 육성 메시지는 지난 2017년 3월 31일 구속 수감된 이후 5년 만에 처음이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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