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반환' 및 '일본의 창경궁→동물원' 변경과 비유 부적절 비판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7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고 밝혔다.
탁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언급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라고 적었다.
탁 비서관은 이 글 서두에 "지극히 개인적으로 저는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에 전혀 의견이 없다"라면서도 "이미 설치되어 운영되고 보강되어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들이 아깝고,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그리고 각종 국빈행사의 격조는 어쩌지?"라고 적었다.
또한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일해온 정원담당 아저씨, 늘 따뜻한 밥을 해주던 식당 직원들, 책에도 안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구술해주던 시설관리 담당 아무개 선생님도 모두 그리워지겠죠"라며 "청와대가 사람들의 관심과 가보고 싶은 공간인 이유는 거기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전에 (대통령 휴양지인) '저도'를 '반환' 했을 때 처음에는 국민들이 관심이 많았지만, 결국엔 관심이 사라지고 결국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공간이 되었다"라며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고 비유했다.
탁 비서관의 이같은 언급은 '구중궁궐', '불통' 등의 이미지를 가진 청와대에서 나와 국민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집무실을 옮기려는 윤 당선인의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대통령 휴양지(저도) 반환과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을 동일선상에 놓는 듯한 비유를 하고,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윤 당선인의 약속을 일제 강점기 일본의 '창경궁→동물원' 변경과 비교한 것 등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탁현민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며 "무엇보다 빈틈없는 정권 이양에 몰두해야 할 청와대 참모진으로서 오늘의 언사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오직 국민의 것인 청와대를 또다시 '우리'의 것인 양 구분 짓는 편 가르기도 이제는 전 정권의 유물이거니와 폐쇄적이었던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당선인을 일본에, 국민을 왕정 시대의 신민으로 비유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5년 전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며,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옮기겠다',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오겠다'던 문 대통령에게는 뭐라 말할 텐가. 자신들이 하면 '옳은 일'이고 다른 이들이 하면 어떻게든 생채기를 내고 싶은 '내로남불 DNA'를 끝까지 버리지 못한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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