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부동산 실정', '대장동 그분', '배우자 과잉의전' 논란 등 패인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능한 경제 대통령'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 높은 공약 이행률을 앞세워 자신의 유능함을 국민들에게 호소했지만, 결국 '정권교체' 우세론을 이기지 못하고 낙선했다.
이 후보의 결정적 '패인'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이른바 '닥치고 정권교체론'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 꼽힌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래 20여 차례가 넘는 부동산 대책, 임대차 3법 시행 등을 통해 부동산 안정을 꾀했다. 그러나 집값은 잡히지 않았다. 임대차 3법 적용의 경우 무주택 가구들의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 후보도 정부의 부동산 실책을 여러 차례 인정하고 사과했다. 특히 이 후보는 부동산 민심이 가장 예민한 수도권 지역(서울 24회, 인천·경기 23회 등)을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가장 많이 돌아다니며 총력을 기울였지만, 끝내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대장동 그분' 의혹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도 이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에서 진행된 개발 사업에 있어 일부 민간 사업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 골자다.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지사였던 것이 알려지며 민간에게 막대한 이익을 몰아준 '설계자'가 이 후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는 그간 "돈 받은 자가 범인"일 뿐, 자신은 오히려 성남시에 막대한 이익을 환수했다고 반박해 왔다. 또 이 후보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부산저축은행에서 1000억 원이 넘는 대출을 받는 과정에 비리가 있었고, 이에 대해 당시 중수2과장 검사였던 윤석열 당선인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대장동의 '그분'이 누구냐를 두고 두 후보는 TV 토론에서도 여러 차례 시비를 가려왔으나, 실체적 진실은 관련 검찰 수사를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6일 김만배 씨가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 수사 당시 윤 후보를 통해 해결했다고 말한 음성 파일이 한 매체 보도로 공개되자 민주당은 "대장동 몸통은 윤 후보"라며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판세를 뒤집을 정도의 효과는 없었다.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가족 구설수…'비호감' 이미지
이번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고 불린 만큼 이 후보를 둘러싼 구설수가 유권자들의 반감을 샀다는 분석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따라다니던 '형수 욕설' 논란이다. 지난 1월에는 장영하 변호사가 국회에서 160여 분 분량의 이 후보의 욕설 녹음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욕설한 사실에 대해서는 사과하면서도 '(형과의 분쟁 원인이었던) 어머니도, (욕설 대상인) 형도 세상을 떠나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일'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외에도 여배우와의 스캔들 의혹, 아들 동호 씨의 불법 도박 및 성매매 의혹, 배우자 김혜경 씨의 과잉의전·법인카드 유용 논란, 과거 '데이트 폭행 모녀 연쇄 살인범' 조카 변호 등도 본인 관련 논란에 더해졌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모두 사과했고, 김혜경 씨도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죄송하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유권자 반감을 희석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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