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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토론] 李·尹 '독설'…"입만 열면 거짓말" vs "내가 초밥 먹었나"

  • 정치 | 2022-02-26 00:03

'대장동' 의혹·'법카 유용' 논란 재소환 공방

선관위가 주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정치분야)가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에서 열려 후보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선관위가 주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정치분야)가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에서 열려 후보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두 번째 TV 토론회 최대 화두는 우크라이나 사태였다. 진영별로 갈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선제 타격론'을 우려했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전술핵' 활용에 공통된 견해를 드러냈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대장동'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며 비난했고,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의 '몸통'은 이 후보라고 맞섰다.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논란도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권력 구조 개편을 두고는 군소정당 소속 후보들이 거대 양당 후보들을 '협공'했다. 이 후보는 심·안 후보의 지적을 인정하거나 구상에 공감하는 등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일화 변수의 중심에 있는 안 후보는 '정치보복' 불가 선언을 제안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선관위가 주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정치분야)가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에서 열려 후보자들이 토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선관위가 주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정치분야)가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에서 열려 후보자들이 토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우크라'發 극명한 안보관 견해차

이날 토론회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등 외교·안보 정책 등을 두고 후보들이 격돌했다. 진보와 보수 진영 후보들의 안보관이 극명하게 갈렸다. 특히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거친 설전을 벌이며 제대로 맞붙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는 거칠고 난폭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론도 있다. LSAM(장거리 지대공미사일)도 개발했다. (대북) 선제타격하겠다는 것은 전쟁 개시 아니냐"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벌어졌는데 철회할 생각 없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는 안보관이 부족하고 내용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확실한 억제력을 가져야만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고 선제타격 능력을 확보하고 그 의지를 보일 때만 전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약한 태도를 가지고는 오히려 더 평화가 위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는 정말 전쟁을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면서 "말을 세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외교적으로 또는 협의나 소통을 철저하게 잘하면서 관리를 해야지 큰소리 뻥뻥 친다고 되냐"고 따져 물었다. 윤 후보는 "극초음속미사일이 날아오는데 저런 말씀을 해 군 통수권자와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참 많이 걱정된다"고 맞받아쳤다.

심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대통령은 선제타격을 대비하는 사람이 아니고 결정하는 사람"이라며 "대통령 입에서 자꾸 선제타격 이야기를 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해야 될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에는 절대로 핵을 반입해서 안 된다"며 "대신 우리를 좀 더 보호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전술핵을 의논을 해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를 향해 "이미 북핵이 있는 상황에서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평화적인 핵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핵공유를 제안한다"며 검토를 부탁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가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가운데 4명의 후보자들이 본격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마친 후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자리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가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가운데 4명의 후보자들이 본격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마친 후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자리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또 '대장동' '법카 유용'…李·尹 난타전

앞선 1차 토론회와 같이 이번 토론회에서도 '대장동' 비리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논란을 두고 '쌍벽'을 이룬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정면충돌했다. 이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으로 맞불을 놨다.

윤 후보는 '대장동 그분'으로 지목한 현직 대법관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전면 반박한 점, 원희룡 선대위 정책본부장이 공개한 대장동 문건 등을 언급한 뒤 "종합해서 보면 (이 후보가) 계속 거짓말을 한다. 그동안 한 이야기들이 전부 사실과 다른 거 아니겠나"라고 추궁했다.

이 후보는 "정말 윤 후보가 문제다. 그들에게 도움을 준 것도 윤 후보다. (검사 시절) 저축은행비리 수사를 봐주지 않았나. 그들한테 이익을 본 것도 윤 후보"라며 "녹취록이 맞다면 (윤 후보) 본인 죄를 많이 지어서 구속돼서 바로 죽을 사람이라고 돼있다. 더 책임이 크다는 말"이라고 받아쳤다.

윤 후보는 "제가 몸통이라고 하는데, 제가 성남시장을 했나 경기지사를 했나. 아니면 제가 관용카드로 초밥을 먹었나"라며 발끈했다. 이 후보와 김혜경 씨의 의혹을 싸잡아 비꼰 것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토론 시간에 "윤 후보는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며 "(대장동 의혹은) '윤석열 게이트'고, 윤 후보가 몸통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가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가운데 4명의 후보자들이 본격 토론에 앞서 포즈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가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가운데 4명의 후보자들이 본격 토론에 앞서 포즈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 李·沈·安 권력구조 개편 큰 틀 공감

각 후보는 권력구조 개편 방안에 대해서도 구상을 밝혔다. 윤 후보를 제외한 세 명의 후보는 대통령 권한 분산을 위한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심 후보는 "우리나라가 미래로 가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승자독식 사회를 이끈 35년 양당 체제와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개헌 이전이라도 총리 국회추천제로 국정의 중심을 청와대에서 국회로 옮기고, 선거제도 개혁으로 5000만을 골고루 대변하는 국회를 만들고 다당제 하의 책임연정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와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집중되고 견제되지 않아 계속 실패한 대통령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선거제도 결선 투표제가 필요하다"며 "거대양당이 아닌 다당제가 가능하도록 국회의원 선거제 자체를 바꿔야 한다. 거기에는 중대선거구제도 있고 비례제도도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심·안 후보에게 손짓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그는 "잘하기 경쟁보다는 상대방의 발목을 잡아서 실패를 유도하고, 그러면 기회가 오는 구조를 깨야 한다"며 "심 후보와 안 후보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비례대표제를 포함한선거제도를 개혁해서 제3의 선택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호응했다.

윤 후보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권력구조 개헌 담론들이 나오지만 늘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며 "대통령제에 관해서는 총리가 할 일, 장관이 할 일을 구분을 짓고 대통령은 대통령이 해야 될 일에 대해서만 분권형으로 일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가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가운데 4명의 후보자들이 본격 토론에 앞서 포즈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가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가운데 4명의 후보자들이 본격 토론에 앞서 포즈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 "정치보복 없다 선언하자"…安의 '깜짝' 제안

이번 토론회에서 눈길을 끄는 장면이 나왔다. 안 후보가 '정치보복' 불가 선언을 제안한 것이다.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합동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에 관한 공동선언을 이끌어냈던 장면과 비슷했다.

안 후보는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되더라도 정치보복은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다른 후보들에게 생각을 물었다. 이 후보는 공감을 표하면서 "윤 후보가 정치보복 말씀을 덜 하면 정말 좋겠다"고 직격했다. 윤 후보는 "보복은 없다고 말했다"며 "제가 여러 번 말씀을 드렸는데 보복을 하면 국민들이 가만히 놔두겠나. 결국은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서 처리가 돼야 한다"고 했다.

심 후보는 "정치보복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정치보복은 사법적 시스템도 무력화되는 것이고 국민이 검증하는 체제를 벗어나서 일종의 폭력적인 독재를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기에 헌정질서를 유린한 대통령으로 국민에게 응징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저 포함 네 명의 후보들이 '정치보복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 같다"며 "정치보복과 관련해 대국민선언을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 후보는 "너무나 당연한 말씀"이라고 호응했고, 윤 후보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데 선언까지 해야 되느냐. 하면 또 나쁠 것이야 없겠다"면서 웃음을 보였다.

안 후보는 "선언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아마 이 방송을 보시는 많은 국민이 안심하실 것"이라면서 "없는 것도 뒤져서 어떻게든 감옥에 집어넣는 것이 지금까지 정치보복이었지 않나. 그런 불행한 역사는 이제부터 누가 대통령이 되든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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