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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하>] 李 "제 별명은 '천재명', '경재명'"…유능함 강조 속 '尹 저격'도

  • 정치 | 2022-02-19 00:01

지지율 접전에 폭주하는 민주당..."절박하면 뭐라도 해봐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15일 오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15일 오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네거티브 안 한다"더니…다시 거칠어진 '이재명의 입'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선거 유세가 시작됐는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어떤 행보를 보였어?

-이 후보는 첫날인 15일부터 부산·대구·대전·서울을 상행하면서 국민들과 만나 유세 활동을 펼쳤어. 둘째 날과 셋째 날엔 강남·홍대·노원·성동을 돌았고, 넷째 날엔 호남행을 택했어.

-유세 연설에선 어때?

-이 후보는 연일 국정 운영 능력에 있어서 자신의 '유능함'을 강조하고 있어. 한 연설에서는 "저를 '천재명', '경재명(경제+재명)' 이렇게들 부르더라"라고 농담처럼 자신의 '별명'을 공개하기도 했어(웃음). 아무래도 지금 접전을 벌이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정치 신인'이기 때문에 차별화를 두는데 남은 선거운동 기간 사력을 다하는 것 같아.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저격하는 발언들도 쏟아내고 있다고?

-맞아. 이 후보는 유세 현장을 다닐 때마다 이번 선거를 "3월 9일은 미래로 나아갈지 과거로 돌아갈지 결정하는 날"이라며 시민들에게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검찰 출신이자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적폐 수사는 해야 한다"고 밝힌 윤 후보를 뽑아서는 안 된다는 의도의 발언이지. 실제로 윤 후보의 수사 발언은 현 정부 지지자들을 포함해 유권자들 사이에서 '보복 정치'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생기기도 했으니까. '촛불시위'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던 과거 시민들의 마음에 다시 한번 불씨를 지펴보겠다는 심산으로 보여.

이재명 후보가 18일 오후 전남 목포시 평화광장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님, 그립습니다'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제공
이재명 후보가 18일 오후 전남 목포시 평화광장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님, 그립습니다'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제공

-또 이 후보는 윤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 씨의 '건진법사 캠프 연루', '엽기 무속행사 참여' 논란 등도 유세 때마다 언급하고 있어. 이 후보는 17일 광화문 유세에서 "이재명은 주술사가 아니라 국민이 가라는 길을 가겠다", "(박근혜 정부) 최모 씨는 점은 좀 쳤는지 모르겠지만, 주술을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주술에 국정이 휘둘리면 되겠나" 등의 발언을 쏟아냈지.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연설에서 '마스크'를 안 쓰는 것도 지적했어. 오미크론 감염자가 연일 10만 명에 육박하는데 방역수칙을 안 지킨다는 거지.

-앞으로도 날선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 같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박빙 열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후보 입장에서도 좀 더 강하게 상대의 허점을 찔러야 지지의 우위에 설 수 있겠다는 생각인 것 같아.

-다만 지난달 25일 이 후보는 본인이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어. 그 말을 직접 들은 기자 입장에서는 취재할 때마다 자꾸 '네거티브 안 한다더니' 하는 생각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더라고. 이와 관련해 선대위 측에 직접 물었더니 "네거티브가 아니라 시민들이 제기한 의혹에 검증하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어. 그렇다면 '네거티브'와 '검증'의 차이가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처음부터 '민주당은 네거티브 안 한다'는 말을 안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 최근 이 후보 연설 기사 댓글에 '네거티브 안 한다 했더니 정말 안 하는 줄 알더라'라는 조롱 섞인 말이 쓰여 있는 걸 봤어. 본인들 발언으로 '내로남불' 프레임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야.

-앞으로 두 후보 간의 '헐뜯기 접전'은 더 극에 달할 텐데, 이를 보는 국민들은 더 화가 나서 대선에 몰두하거나, 피로감에 TV를 꺼 버리거나 하는 양극단의 반응을 보일 것 같아.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SNS에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SNS에 "이렇게 많은 반려동물들이 지지 표명을 해주었다"라며 반려동물들을 동원한 이재명 후보 지지 활동을 펼쳤다. /고민정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조급한 민주당?…동물 이용, 무리한 네거티브 시도 역풍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 당원, 지지자들이 분투하고 있어. 그런데 일각에선 무리한 활동을 하다가 역풍을 맞는 경우도 있지?

-맞아. 민주당 선대위 동물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고민정 의원은 지난 1일부터 반려동물을 통한 선거운동을 이어오고 있어. 지난 14일에는 "이렇게 많은 반려동물이 지지 표명을 해줬다"면서 반려동물 60마리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어.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동물들에 이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당대표로서 동물에 대한 선거운동은 지시할 계획이 없다. 컨셉질보다는 사람이 먼저"라고 비꼬았어.

-개인적으론 선거운동 과정에서 어린아이를 유세장에 데려와 'OO 후보님 사랑해요'라고 말하게 하는 모습도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하물며 말도 못 하는 동물들을 선거운동에 이용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돼.

-고 의원의 분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아. 고 의원 등 민주당 기독교·천주교 국회의원 54명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천지가 윤석열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어. 그러면서 윤 후보가 선거 유세 과정에서 엄지와 검지로 '엘(L)'자 손동작을 한 것을 두고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가 자주 선보인 손동작과 닮았다. 과연 우연의 일치인가"라고 물었어.

-취재진 사이에선 "민주당이 많이 조급한가"라는 반응이야. 윤 후보와 신천지의 유착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면서도 구체적인 정황 증거를 대지 못하니 무리하게 손 모양까지 집착하게 된 게 아니냐는 거야. 온라인상에선 이 후보는 물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오바마 전 대통령, 고 의원 본인의 L자 손 모양 사진까지 올라왔어.

고민정 의원 등 민주당 기독교·천주교 국회의원 54명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천지가 윤석열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고민정 의원 등 민주당 기독교·천주교 국회의원 54명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천지가 윤석열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고 의원은 동물권 논쟁부터 신천지 저격까지 나름대로 뭔가를 해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은데 효과를 보이지는 않고 오히려 역풍을 맞는 모습이야. 국민의힘에서는 사실상 고 의원을 '자당 선대위원장' 취급을 하면서 조롱하고 있어. 고 의원 SNS에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고 의원 화이팅. 힘내세요"라고 하면서 고 의원의 '헛발질'을 응원하는 댓글이 올라와 있어.

-논란은 또 있어. 이경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언론사 유튜브 방송에 나와서 김건희 씨 외모 품평을 하다 당에서 경고까지 받았어.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를 마이클 잭슨에 비유해 논란이 된 안치환 씨의 노래를 옹호하며 "위대한 뮤지션에 비유했다는 건 오히려 감사할 일", "과거 얼굴보다 성형이 이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거야. 이 대변인 발언은 여러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지속됐어.

-이 대변인은 또 '대장동 의혹' 핵심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2012년 여당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남욱 변호사의 진술이 보도되자 "2012년 여당은 새누리당"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어. 기사에서 현 여당 의원을 명시했는데도 오독했던 거지. 이 후보 대선 후보 수행실장 한준호 의원 측도 같은 실수를 했어. 다만 의원실 측은 "보좌진의 단순한 해프닝이었다"라고 해명했어.

-민주당은 설 연휴 이후 지지율 반등을 기대했는데,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 법인카드 사용 및 공무원 상대 갑질 의혹 등이 터지면서 다소 침체된 분위기야. 급기야 민주당 당원이 국민의힘 유세차에 올라 민주당을 저격하는 상황까지 왔어.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 조롱 논란을 빚고 있는 가수 안치환의 '마이클잭슨을 닮은 여인' 앨범 커버. /A&L엔터테인먼트 제공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 조롱 논란을 빚고 있는 가수 안치환의 '마이클잭슨을 닮은 여인' 앨범 커버. /A&L엔터테인먼트 제공

-내부에선 기강이 파괴 수준에 이른 것 같다는 말도 나와.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박재호 의원과 이광재 의원은 주말인 지난 13일 '골프 회동'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지.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16일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는 글과 말을 써달라.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할 경우 인사 조치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면서 당내에 공지를 내리기도 했어.

-선대위 지도부뿐만 아니라 지지자들도 '급박한 상황'이라며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임하자고 성토하고 있어. 이 후보 지지자 700여 명이 모인 단체대화방 'OK이재명'에선 최근 술렁이는 분위기를 진정시키거나, 지지율 반등 방안을 모색하는 글들이 올라왔어.

-17일 발표된 NBS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윤 후보 지지율은 40%, 이 후보 지지율은 31%로 나오자 한 지지자는 "단일화 문항이 들어갔기 때문에 윤 후보 지지자가 과대 표집됐다"는 글을 퍼 나르면서 여론을 안심시켰어. 또 "민심이 왜곡되지 않도록 '02'로 걸려오는 여론조사는 꼭 받아주시기 바란다"며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하는가 하면, 송영길 대표 전화번호를 공유하며 "항의 문자를 보내자"고 여론을 모으는 이들도 있었어.

-또 다른 지지자는 "'청년기본소득 200만 원 상향' 등 2030 공약을 별도로 발표하고, 자영업자 영업시간 제한을 해제해야 한다"는 방안도 내놨어. 이 지지자는 "목숨 건 전쟁을 하고 있는데 수단 방법 가릴 게 있나"라며 "정말 절박하면 뭐든지 해봐야 한다"고 호소했어. 민주당 한 선대위 관계자는 "진정성 있게 다가가면 된다"라고 선거운동 기조를 전했는데, 여당의 절실함이 향후 판세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궁금해.

윤석열 후보의 '민주당 정권, 검찰 이용 범죄' 발언에 강력한 분노를 표하면서 사과를 요구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윤 후보 관련 메시지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청와대 전경. /임영무 기자
윤석열 후보의 '민주당 정권, 검찰 이용 범죄' 발언에 강력한 분노를 표하면서 사과를 요구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윤 후보 관련 메시지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청와대 전경. /임영무 기자

◆"윤석열, 사과하라" 요구했던 靑…공식 선거운동 시작에 신중 모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민주당 정권, 검찰 이용 많은 범죄' 발언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강력한 분노를 표하면서 사과를 요구했는데, 아직도 윤 후보는 응하지 않았어. 오히려 윤 후보는 지역 선거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의 정치보복' 이야기를 다시 꺼내기도 했는데, 청와대 분위기는 어때?

-15일부터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만큼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윤 후보에 대한 발언을 아끼고 있어. 계속 공개 사과를 요구할 경우 선거 개입 논란이 커질 것으로 우려한 것으로 보여. 이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께서 윤 후보 발언에 대해 언급을 하셨나'라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지난주 목요일(10일)에 하실 말씀은 하셨고, 그리고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어.

-이 관계자는 이어 '지켜보고 있다는 말의 주어가 대통령인가, 청와대인가'라는 질문에 "두 가지 다 해당될 것 같다"고 말했어. 또한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과 상반된 윤 후보의 '검찰 공약'에 대한 질문엔 "대선 후보의 주장에 청와대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어.

-다만 윤 후보가 17일 재차 정치보복을 언급한 것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정치보복을 했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 측과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을 수사한 '윤석열 검찰'이 정치보복을 실행했다는 것인가"라며 "자가당착이다. 대통령은 공정하고 안전한 선거를 치르도록 요청하며 코로나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에 사력을 다하는데, 윤 후보는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다"고 재차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어. 공식 선거운동 전처럼 공개적으로 윤 후보를 비판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화가 많이 난 상태인 것 같아.

-대선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거론하면서 정권교체론을 더 부각시킬 텐데, 윤 후보와 청와대 측의 불편한 관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신정인 인턴기자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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