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배우자 김건희 씨가 이른바 '엽기 굿판' 행사에서 연등을 단 사진을 공개했다. 이를 근거로 윤 후보 부부가 건진법사와 오랜 기간 인연을 맺었고, 해당 굿판에도 연루됐을 것이라며 '무속인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년 충주에서 있었던 '살아있는 소가죽 벗기는 굿'은 '김건희-윤석열-건진법사-이현동-윤핵관' 등 김건희 씨를 중심으로 한 '무속 집단'이 총망라된 현장이었다"라고 주장하며 "지금이라도 김 씨와 윤 후보는 일광종과 무슨 관계인지,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어떤 관계인지 있는 그대로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혜우의 머리 위로 '코바나콘텐츠 대표 김건희'의 이름이 적힌 등을 확인했다. 그것도 두 개씩이나 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 나란히 걸려 있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윤석열'의 이름이 적힌 등도 확인했다"며 해당 행사 동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2018년 9월 9일 충주시 중앙탑에서 열린 일광조계종 주최의 '2018 수륙대재' 행사 관련 영상을 갈무리한 것으로, 김 의원 측은 "마치 불교행사처럼 보이지만 소의 가죽을 벗겨 전시하고, 10여 마리나 되는 돼지 사체를 무대 앞에 전시해놓고 치러진 무속행사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이들의 이름이 적힌 등은 일반적인 불교행사에 등장하는 연등이 아니다. 삼족오로 보이는 새의 문양과 태극무늬가 그려진 생소한 형태의 등이다. 불교보다는 무속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등을 달려면 등값을 낸다. 이 행사에 걸린 등이 많은 것도 아니다. 윤석열 김건희 부부는 상당한 액수의 등값을 냈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며 "도대체 이런 행사에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이름, 그리고 서울중앙지검장이라는 직책이 나란히 걸려 있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의원실에서 확보한 행사 동영상 발언 등을 근거로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이 엽기 굿판의 총감독"이라고 주장했다. 또 "저희 의원실에서 지난 1월에 건진법사의 딸 전 아무개 씨가 코바나콘텐츠 행사의 전시회에 사진작가로 참여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는데, 바로 이날 소가죽 벗기는 굿 행사에서도 카메라를 들고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도 확인했다. 게다가 건진법사와 그 딸이 함께 운영하는 가족회사 미소월이 이 행사를 후원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윤 후보 부부 외에 이현동 전 국세청장,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해당 행사에 참석하거나 연등을 달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이 봐주기 수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 연민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직접 연단에 올라 후원금을 전달하는 모습도 확인했다. 이전 청장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등도 달았다"며 "왜 이런 재단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는지 밝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윤 의원에 대해선 "대표적인 '친 홍준표'였다. 하지만 윤석열 캠프에 일찌감치 몸을 담았다"며 "이런 윤한홍의 윤석열 캠프 합류를 두고 '건진법사 전성배가 꽂은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실제 건진법사의 몇 안 되는 페이스북 친구 중에는 윤 의원도 있다. 바로 이 윤한홍의 이름이 적힌 등이 이 굿판에 윤석열의 이름과 나란히 걸려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자신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 딸이 코바나컨텐츠 행사 사진작가로 참여한 사실, 전 씨와 스승 혜우 등이 2015년 당시 코바나컨텐츠 주최 행사에 참석한 사실을 밝혀냈지만, 국민의힘은 줄곧 윤 후보 부부와 이들과의 관계를 일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도 국민의힘과 윤석열 선대위는 또 뭐라고 발뺌을 하실 건가요? 도대체 김 씨와 윤 후보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잔인한 굿판에 자신들의 이름이 적힌 등을 달고 무엇을 기원했나. 그때부터 반역의 뜻을 품고, 검찰 왕국을 세울 꿈을 꾼 것인가?"라고 물었다.
한편 국민의힘은 건진법사 전 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하부 조직인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면서도 네트워크본부를 전면 해산한 바 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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