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선대위, 장 변호사·인용 언론 '고발' 의사 밝혀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국민의힘 측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욕설과 폭언이 담긴 미공개 녹음 파일 34개를 공개했다. 160분 분량이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 파일' 중 일부가 공개된 데 대한 맞불 성격의 폭로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후보는 파일 공개 이후 공개 석상에서 즉각 사과했지만,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녹음 파일을 공개, 인용한 이들을 고발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여야가 '녹음 파일 공개 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초박빙 대선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18일 책 '굿바이 이재명' 저자인 장영하 변호사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의 육성이 담긴 160분 분량의 녹음 파일을 언론에 공개했다.
장 변호사는 "이 후보가 전화로 형과 형수에게 개XX, XX놈, X신, 찌질이, 불쌍한 인간 등의 모멸적 욕설을 반복적으로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파일 중에는 앞서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진 이 후보의 이른바 '형수 욕설' 파일이 서너 건 포함돼 있지만, 그 외 대부분은 이날 처음 공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녹취 내용에는 이 후보가 형 故 이재선 씨에게 욕설을 하며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키겠다는 취지의 언급 등이 담겨 있다. 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이야기도 등장한다. 재선 씨가 숙명여대 음대를 졸업한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를 거론하며 "그래서 유동규가 음대 나왔는데 뽑았냐"라고 하자 이 후보는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라고 했다.
장 변호사는 "국민이 이 후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녹취 파일 전체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상태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장 변호사의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으나, 윤석열 후보 선대본부 산하의 '클린선거전략본부'가 회견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변호사는 현재 국민의힘 '이재명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소속이다.
해당 소식을 들은 이 후보는 즉각 사과했다. 이 후보는 선대위 여성위원회 필승결의대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듣자 한숨을 쉬고는 "가족의 내밀한 문제고 또 말씀드리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며 "제 과거의 한 부분이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의 '무한 검증'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MBC 시사방송 '스트레이트'가 공개한 윤 후보 부인 김 씨의 '7시간 녹취 파일'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이므로 대통령이 될 사람의 권한 행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요소에 대해 '무한 검증'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욕설 파일은 물론 김 씨 관련 녹취 공개가 대통령 후보 검증 과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후보는 고개를 숙였지만, 민주당 선대위의 반응은 달랐다. 선대위는 녹음 파일을 공개한 장 변호사에 대해 '즉각 고발' 방침을 밝혔다. 선대위는 또 "장 변호사가 불법 배포한 이 자료를 선별 편집해 공개하는 행위 역시, 선관위 지침에 위배될 뿐 아니라 후보자 비방죄와 선거법 위반에 해당되므로, 즉시 고발 조치할 것임을 밝힌다"고 엄포를 놨다.
선대위는 언론에도 "녹음 파일을 선별·편집해 공개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녹취록을 '부분 인용'하는 경우도 '후보자 비방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선대위 법률자문단의 판단"이라며 "후보자의 공직 수행과 무관한 사생활 영역의 대화내용 공개는 인격권 침해라는 것이 가처분과 손해배상 판결문의 핵심이다. 보도에 참고하라"고 경고했다.
한편 여야 대선 후보와 관련한 녹음 파일이 대선을 50여 일 남겨둔 시점에 쟁점화 되면서 이른바 '네거티브 난타전'이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는 23일에는 김 씨 관련 MBC '스트레이트' 2탄 방영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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