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경총 대화서 '네거티브' 방식 규제 강조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일 10대 기업 그룹 총수들과 만나 "청년 채용을 과감하게 늘려달라"고 주문했다. 세계 경제 5대 강국을 국정운영 목표로 밝힌 '신경제' 구상 제시에 이은 경제 행보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서 10대 그룹 경영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후보가 전날(11일) 발표한 신경제 비전을 비롯해 이재명 정부가 구상하는 경제산업 비전과 정책 핵심을 기업인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차원이다. 또 신산업 육성지원과 규제개혁 건의사항을 경청하고, 경총 측이 준비한 대선 정책 건의서도 전달 받았다. 특히 이날은 이 후보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넥타이 없는 정장 차림으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콘셉트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참석한 경영인들에게 청년 고용 확대를 당부했다. 그는 "결국 전체적인 기회 총량의 부족 때문"이라며 "문제를 이겨내기 위해 구조적으로 성장을 회복해야 하고 그러려면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와 관심이 꼭 필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청년들이 어려운 시기니까 경총의 여러 기업들이 어려운 시기에 청년 채용을 좀 과감히 늘려주시는 것도 고려해주십사 한다"며 "개별 기업이 이익 최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를 전혀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속에 (청년 채용이) 사회적 기업, 공헌 부분도 하나의 동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측면에서 다시 한번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의 일환으로 청년 채용에 대해 각별히 좀 더 관심 가져주십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기업 규제에 대해선 '네거티브 방식'을 시사하며 유연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첫째는 규제의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시장 경제의 합리적 경쟁 효율을 제고하는 규제라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지나친 독점 문제, 비효율을 초래하는 남용 같은 부분들은 당연히 억제해야 합리적"이라며 "반대라면 과감하게 철폐를 완화하는 게 맞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는 "또 한 가지 방향은 과거에는 전문 관료들이 책상에 앉아 판단이 가능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신속한 산업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문제가 되는 것들을 제외한 것들은 일반적으로 허용하고 사후에 규제하는 것으로 규제의 방향을 전환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에서도 "민생의 가장 핵심은 결국 경제이고 자본주의 시장의 핵심은 기업에 있다"며 기업의 역할을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보통 시장과 국가의 관계가 갈등 관계로 묘사하지만, 저는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있을 수 없고 시장을 역행하는 정부 (역시) 존재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와 시장의 협조적 관계를 언급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이 "근본적인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며 지난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부당하게 기업만이 부담 끌어안게 하지 말아 달라는 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 후보를 포함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정상빈 현대자동차 부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하범종 LG 사장, 고수찬 롯데지주 부사장,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조현일 한화 사장, 우무현 GS건설 사장, 오세헌 한국조선해양 사장, 이동근 한국경총 부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등이 참석했다. 우기홍 한진항공 사장은 코로나 밀접 접촉자로 분리를 이유로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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