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단순한 보도자료 보다 다양한 플랫폼 활용하겠다"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9초 동영상', '페이스북 단문 공약' 등 새로운 선거운동으로 2030 표심 사냥에 나섰다. 선거대책본부 메시지팀을 2030세대 중심으로 구성한 것이 전략 변화의 배경이다. 새로운 시도에 대해선 청년층이 선호하는 짧고 강렬한 메시지라는 평과 함께 '포퓰리즘'이라는 지적도 있다.
윤 후보는 최근 '윤석열 유튜브' 채널에서 1분 이내의 짧은 동영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쇼츠'를 통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공약의 주된 내용은 이른바 '생활 밀착형'이다.
지난 10일 발표한 3·4탄에선 교통 약자를 위한 저상버스·리프트 설치 버스 확대와 법인차량 번호판 도입을 공개했다. 앞서 공개한 1·2탄에선, 전기차 충전요금 동결과 지하철 정기권 버스 환승을 발표해 각각 18만, 1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쇼츠' 콘텐츠는 이준석 대표가 소재 발굴 및 제작을 담당하고, 김동욱·박민영·오철환 등 청년 보좌역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당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59초 공약 시리즈 발표 이후 당의 여러 경로를 통해 실생활 정책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틀에 2개씩 주기로 공약을 발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메시지 전략의 가장 큰 변화는 지난 5일 윤 후보가 '선대위 해체'를 선언하면서 메시지팀에 약 8명의 2030세대 청년보좌역들이 주를 이루면서다. 선대본부 청년 보좌역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청년 본부의 의견이 주가 되어 정책 공약이 발표되는 것이 맞다"며 "앞으로도 짧은 형식의 메시지를 계속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공약플랫폼 'AI 윤석열'도 이 대표가 직접 기획한 것으로 쇼츠와 같이 청년층을 겨냥한 시도다. 윤 후보와 똑같은 모습과 목소리를 한 인공지능 캐릭터가 각종 질문에 대답하는 것으로 '위키윤'이라고도 불린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더팩트>에 "'기자'들이 인터뷰 할 수 있을 정도의 긴 대답도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단순한 보도자료 보다는 다양한 정책을 홍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플랫폼을 이용하기로 했다"면서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도 메시지만 넣으면 바로 답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대남(20대 남성)'을 겨냥한 페이스북 한 줄 메시지도 화제다. 윤 후보는 지난 6일부터 '성범죄·무고죄 처벌 강화',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봉급 월 200만 원'이라는 단문을 게시했다. 특히, 약 1만 개가 넘는 댓글이 쏟아지며 큰 호응을 얻었던 '여성가족부 폐지' 문구는 선대본부 메시지팀의 청년 실무진이 직접 쓰고 윤 후보가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페이스북 공약 글에 대해 "(변화의) 특별한 배경은 없다. 간결한 메시지가 전달력이 있을 것이라는 내부 의견이 많았다"며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좋은 것 같아서 간결하게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은 (앞으로도) 그쪽으로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 중심의 선거본부 출범 이후 간단명료한 메시지 정책이 2030세대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인천 행사장에서 '선대위 해체 후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선거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질의에 "늘 약속드리듯이 청년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많이 관여하고 있다. 경쾌하고 빠른 행보들이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확 달라진 윤 후보 메시지 정책은 '이대남'을 끌어들이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한번 등 돌린 유권자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 위해선 오랜 시간과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지만 짧고 간결한 문구로 필요한 메시지만을 전달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오랜 공을 들여 발표해야 하는 공약이 가볍게 여겨지는 측면에서 '상당히 위험하다'라는 비판도 있다. 그는 "전달 방법 측면에서 효과적인 측면은 맞으나 후속 보완이 없다면 단순한 'SNS 게임'이 될 수 있다'"며 "공약을 발표한 뒤에는 현행법과 예산이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한 보완 토론 정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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