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이탈-정책 부재' 윤석열, 대통령 후보 자질 보여줘야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극한 갈등 끝에 다시 손을 잡았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지지율 회복', '2030세대 이탈', '정책 비전 부재'가 여전히 과업으로 남았다. 여기에 대선 후보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합류시키며 지지율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원팀을 선언하면서 지난달 12월 3일 울산 회동 이후 '두 번째 드라마'를 연출했다. 대선을 두 달 앞두고 '당 대표 사퇴'라는 일촉즉발의 사태를 맞았지만 두 사람의 극적 화해로 윤 후보는 다시 고삐를 단단히 죄는 모양새다. 전날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일정을 소화한 데 이어 7일 아침에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며 낮은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당은 2030세대에 소구력을 가진 이 대표가 재합류한 만큼, 윤 후보에 대한 청년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부의 시선도 긍정적이다.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 후보가 화합 차원에서 먼저 손을 내민 것은 외부에서 바라볼 때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여진다"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도 7일 MBC 라디오 '김종배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 당에서 이탈한 20대 지지율 상당수가 안철수 후보나 허경영 후보로 갔지만, 이재명 후보로 가지는 않았다"며 "언제든 방향성만 잘 설정하면 그중에 상당수를 다시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합류가 곧장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최근 청년간담회에서 '폰석열'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만큼, 윤 후보를 향한 표심이 여러 곳으로 흩어졌다"며 "단순히 이 대표가 복귀했다고 청년층 지지율이 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윤 후보가 계속 갈등 관계에 놓였던 만큼 더 이상의 추가 상황은 없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대표가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마다 선대위를 반복적으로 이탈하자 당원 사이에서서 이 대표를 향한 불신이 깊어지면서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원 사이에선 지금의 지지율 하락세에 대한 책임을 윤 후보보단 이 대표에게 묻고 있다"며 "이 대표의 일탈 행위로 인해 개인뿐 아니라 '국민의힘'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진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도 윤 후보에게 부담이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가족 리스크'와 '자질 논란'으로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상승 등 반사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당은 보수 지지층을 타깃으로 선정하고 지난해 연말부터 TK(대구·경북) 지역과 부·울·경을 방문해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표밭'으로 여겨지던 경상권 지역에서 안 후보가 적극적인 구애 활동을 시작하자 윤 후보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그러자 지지율 반등을 위해 경선 후보였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선대위 합류가 거론된다.
특히 이 후보가, 경선 후보였던 이낙연 전 대표를 끌어안고 원팀 행보를 보이자 윤 후보에겐 이들의 합류가 더 절실해졌다. 이 소장은 "안 후보로 인해 흔들리고 있는 PK 지역을 다잡기 위해서는 홍준표·유승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면서 "이들을 영입하는 것은 다른 어떤 인물을 영입하는 것보다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윤 후보와 홍 의원 사이의 미묘한 기류도 감지된다. 윤 후보는 이날 대장동 원주민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새해 신년 안부 인사를 드렸다. 다음 주쯤 날을 잡아 만나자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거친 언행'과 '정책 비전 부재'도 윤 후보가 풀어야 할 숙제다. 양 교수는 "윤 후보 지지율 상승을 위해선 후보 자체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반문' 정서를 내세우기보다는 민생, 복지국가, 경제 정책에 대한 철학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과 세미나를 통해 전문성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 지지율 반등을 위해선 정치·사회·경제 분야에서 시대 과제를 파악해 해결하려는 '대통령 후보'의 자질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윤 후보가 자신에게 놓인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지지율 반등을 통해 '정권교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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