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vs김종인, 이준석vs현역 의원간 갈등 구도 보여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해체 수준의 '전면 개편' 방향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는데, 당 안팎에서 이준석 대표를 향한 책임론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갈등설이 제기된다. 대선을 60여일 앞둔 시점에서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윤 후보와 지도부를 향한 불만이 폭발 직전에 이르면서 전운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윤 후보는 전날(3일)에 이어 4일, 이틀 째 일정을 취소하고 자택에 머무르며 선대위 개편에 힘을 쏟고 있다. 전날 종합지원총괄본부장 사의를 표명했던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 후보가 어떤 선대위 체제가 효율적인 선거운동에 도움이 될지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대위 개편 방향은 오로지 후보가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선대위 개편'에 대해 일관적으로 "모든 결정은 윤 후보에게 맡긴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대선을 두 달여 앞둔 중대한 시기에 선대위를 재구성 하는 만큼, 모든 책임과 결정 권한이 후보에게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전날 김 위원장이 '선대위 전면 개편'을 선언할 당시 '후보 패싱' 논란이 있었던 것을 의식해 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윤 후보에게 놓인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김 위원장의 극약처방을 수용할지, 아니면 김 위원장마저 내치고 '재조립' 할 것인지다. 두 가지 경우의 수 모두 윤 후보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만큼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제안한 '총괄상황본부 일원화 체제'를 받아들인다면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김한길·김병준 위원장이 선대위직을 내놓은 상황에서 '김종인 원톱'체제가 굳혀질 것이라는 관측에 '후보 패싱'이 아닌 '후보 무용론'까지도 거론된다.
김 위원장마저 내친 후 '윤 후보 중심'의 선대위를 다시 개편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윤 후보가 선대위를 직접 끌고 가기엔 무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윤핵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 있다.

선대위에 복귀하지 않는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가장 큰 리스크다. 이 대표는 그간 선대위 복귀에 있어서 '해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조건을 달아왔다. 지난 이틀간 김한길 새시대 준비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 원희룡 등 6개 총괄본부장 등 선대위 지도부 전원이 당직을 내려놨음에도 이 대표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선대위 주요 인원들이 사의 표명을 했지만 '사퇴'로 받아들여진 것도 아니다"라며 "선대위 합류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당내에선 이 대표를 향한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이날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선대위 관련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진석 국회부의장 사무실에서 긴급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선 '이 대표가 해준 게 뭐가 있냐', '당을 이 꼴로 만든 건 이 대표 때문이다'라는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오전, 윤 후보가 김 위원장도 선대위에서 제외 시키기로 결정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김 위원장과의 갈등설도 제기됐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도 김 위원장을 겨냥해 "윤 후보는 책임이 큰 사람부터 사표를 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의 사표를 바라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와 관련 김은혜 공보단장은 "아직 후보가 결단의 시간을 갖고 있다"며 "해당 사안에 대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후보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선대위 개편안에 신중을 가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언제쯤 결론이 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오늘내일 사이에 결말이 날 테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지금이라도 선대위 해체를 논의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 두 달 전이라는 급박한 시기인 만큼 충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시점"이라며 "약 한 달 사이 급격히 지지율이 하락한 만큼 남은 두 달 동안 지지율 상승에 힘쓴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새로운 판을 짜다가는 풍비박산 날 가능성이 있다"며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만큼 윤 후보가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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