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성탄절', 대선 지지율 '분수령' 될 것"
[더팩트ㅣ곽현서 기자]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처음으로 대선 기간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각 당 대선 후보들은 '사랑'과 '평화'를 뜻하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종교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성탄절' 지지율 추이가 명절 만큼의 민심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대선이 불과 두 달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터라 후보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역대급·비호감' 선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짙어진 시점에서 유권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크리스마스'라는 대목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유력 대선주자들은 연말을 맞아 사회적 약자를 위한 행보에 나서며 훈훈한 분위를 연출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4일 서울 구로구 고아권익연대에서 직접 도시락을 만들며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소속 청년들에게 크리스마스 인사를 전했다. 고아권익연대는 아동 고아와 18세를 넘은 퇴소자들이 권익 향상을 위해 만든 단체다.
그는 일정을 마친 후 돌봄 위기와 고립에 노출된 아이들이 공정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부모가족, 아동보호 시설에서 퇴소한 청소년에 대한 지원 확충을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는 어려움 속에서 성탄절을 맞는 국민들을 위해 '특별한 크리스마스 영상 메시지'를 제작했다. 민주당이 사전 제작한 코로나19 극복 응원 영상 속에는 이 후보와 김 씨가 산타클로스로 변신해 캐롤과 율동을 추는 모습이 담겨있다.
여기에 김 씨는 이날 공덕역 지하역사에서 구세군 종을 올리며 시민들과 거리감 좁히기에 힘썼다. 김 씨는 "따뜻한 마음이 소중한 때인 연말인 만큼,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 나왔다"며 "가까운 분들과 정답게 안부를 나누는 연말연시 보내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같은 날 지방을 순회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부산 구세군 교회에서 점심 배급 봉사를 실천했다. 여기에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매주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의 검체를 채취하며 의료 봉사를 하고 있다.
성탄절 당일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각 당 후보 모두 종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25일 자정 명동성당 미사에는 윤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참석한다.
심 후보는 미사 참석 후 세종호텔에서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과 만남도 예정돼 있다. 정호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날 2시, 오랫동안 해고 때문에 싸우고 계신 세종호텔 노조 위원분들을 만나 뵙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민생 행보를 이어간다.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25일에 교회에서 크리스마스 예배드리고 방역 일정을 수행하는 등 부드럽게 소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권 부단장은 "특별한 공약 발표라던지 이벤트는 없을 것"이라며 "너무 요란하게 보내는 것이 그다지 좋아 보이진 않아 보인다"고 했다. 대선 후보들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은 만큼 불필요한 행동은 최대한 삼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 측은 교회를 찾아 예배 드리고 봉사와 종교 관련 일정을 진행 할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보여주기식 이벤트나 퍼포먼스보다는 진실하게 시민 곁으로 들어가서 봉사하고 종교계 분들을 만나 뵐 예정"이라며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대선 후보들의 종교 행사 방문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정치인들이 석가탄신일에 절에 가고 크리스마스에 교회 가는 것은 기본적인 과정"이라며 "종교인들에게 동료의식을 느끼게끔 지지를 끌어내는 전략은 긍정적이다"라고 했다.
고진동 정치평론가도 "표를 끌어들일 만큼의 소구력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모이는 교회에 정치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치라는 것이 원래 그렇다"면서 "정치인의 일상 중 하나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기간이 해를 넘기는 만큼 이번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연초 지지율이 굳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성탄절을 기존 '추석 민심'으로 바라보고 정책 비전을 보여주는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며 "이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와 윤 후보의 하락세 추이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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