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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사퇴'… 윤석열, 리더십 또다시 시험대

  • 정치 | 2021-12-22 00:0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정치적 리더십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갈등에 모든 선대위 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하면서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의 갈등 대한 질문을 받고 있는 윤 후보. /이선화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정치적 리더십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갈등에 모든 선대위 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하면서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의 갈등 대한 질문을 받고 있는 윤 후보. /이선화 기자

尹 후보 측 "이 대표 회동 예정 아직은 없어"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리더십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준석 대표가 조수진 최고위원과 갈등으로 모든 선거대책위원회 직을 사퇴하면서다. 당내 자중지란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단 하나의 미련도 없다"며 "선대위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조 최고위원과 충돌을 빚은 지 하루 만이다. 전날(20일)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은 비공개 중앙선대위원회의에서 언론 대응과 선대위 지휘 체계를 놓고 정면충돌했고, 고성까지 오갔다.

조 최고위원은 이 대표에게 문자로 사과했다. 그러나 일부 기자들에게 가로세로연구소에서 이 대표를 비방하는 영상 링크를 전송하면서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이후 이 대표는 조 단장의 거취 결단을 요구했고,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자신이 선대위 보직을 내놓겠다고 결단한 것이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조 최고위원이 어떤 형태로 사과한다 하더라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 특히 어제 오전에 바로 사과한 이후에, 저는 사실 그 내용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과라고 보기가 애매한 부분들이 있다"면서 "비판은 당연히 감수하겠다. 저는 조 최고위원이 본인은 후보의 뜻을 따른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이렇게 사태가 커질 때까지 하루 동안 후보에게 상의한 것인지, 아니면 조수진 단장에게 후보가 어떤 취지로 명을 내린 것인지가 더 궁금해진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갈등이지만, 이런 결과가 나오면서 결국 모든 시선은 윤 후보에게 쏠리고 있다. 모든 책임을 져야 할 윤 후보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이 원만하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안일한 인식을 보였다.

이 대표는 또 '조 최고위원 관련 조치가 이뤄진다면 다시 복귀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복귀할 생각 없고, 선거 전권은 결국 후보자가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자 당내에선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직접 찾아가서 달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당분간 윤 후보와 이 대표의 만남은 예정되어 있지 않다. 윤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현재 선대위 내부에서 회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 파악은 어렵다"면서도 "이 대표와 윤 후보의 직접적인 만남이 아직까진 예정되어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겸 상임선대위원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 이 대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겸 상임선대위원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 이 대표는 "선대위에서 모든 직책을 내려 놓겠다. 미련없다"고 밝히며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이선화 기자

이번 사태에 시선이 쏠린 이유는 지난 3일 윤 후보와 이 대표가 극적으로 화해하며 논란을 봉합한 지 18일 만에 다시 또 자중지란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이른 시일 내에 갈등을 수습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모든 책임이 윤 후보에게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현 상황을 두고 '정말 위기의 순간이 왔다'고 진단했다. 박 평론가는 "이번 사건을 통해 윤 후보의 정치적 한계력이 극명하게 드러났다"며 "이런 사태가 발생하기 전 조 최고위원이나 이 대표를 직접 찾아가 적극적으로 행동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내 문제 위기를 `위기`라고 느끼지 못하는 윤 후보의 정치력이 심히 걱정된다"고 평했다.

한편에선 이 대표가 너무 쉽게 '직책을 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는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당내 문제를 이슈화시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제1 야당 대표로서 책임감 없는 행동은 당내 분란만 만들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가 '모든 비판을 감수하겠다'라고 공언한 만큼 당분간 윤 후보 측과 긴장 관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윤 후보 요청에는 응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윤 후보의 행보가 중요해졌다. 윤 후보가 내홍을 수습하고 이 대표를 포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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