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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계속되는 '김건희 리스크'…극복 가능할까?

  • 정치 | 2021-12-16 05:0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이 대선 정국의 화두로 떠올랐다. '배우자 리스크'에 이 후보 측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월 25일 <더팩트> 카메라에 잡힌 김 씨. /이덕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이 대선 정국의 화두로 떠올랐다. '배우자 리스크'에 이 후보 측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월 25일 <더팩트> 카메라에 잡힌 김 씨. /이덕인 기자

치열한 진영 대결 속 지지층에는 'NO 리스크' 분석도

[더팩트ㅣ곽현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이 대선 정국의 화두로 떠올랐다. 여당은 김 씨에 대한 공세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고, 윤 후보 측은 대응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김 씨가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겸임교수 지원 이력서에 허위 경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민석·도종환·권인숙·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씨가 2013년에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 수상내역이 '허위'라고 주장했다. 주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확인 결과 김 씨가 이력서에 명시한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수상자 명단에 김 씨 이름은 없었다.

앞서 김 씨는 2007년 수원여대에 낸 지원서에도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 수상과 2004년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 재직 등의 경력을 기재해 '허위·과장'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 씨는 한 인터뷰에서 "학교 진학 관련도 아니고, 윤 후보와 결혼 전 일인데 무슨 문제냐"고 해명하자, 민주당에서 결혼 후 있었던 추가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나아가 민주당은 김 씨의 다른 허위 경력에 대해서도 검증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 씨의 갑작스러운 인터뷰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후보와 배우자가 언론과 인터뷰를 하기 전 선대위와 합의한 뒤 예상 질문 등 적절한 답변을 논의하고 공유하는 절차가 생략됐기 때문이다. 권성동 선대위 사무총장은 CBS 라디오에서 "YTN 인터뷰 과정, 경위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배우자의 메시지와 동선이 선대위에서 관리되지 않고 있던 셈이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김 씨 인터뷰에 대해 "캠프에서 몰랐다"며 관리 체계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금까지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전혀 선거운동의 범위 속에 포함돼 있지 않아서 벌어진 일시적인 사각지대라고 보인다"며 "이재명 후보처럼 현역 의원이 배우자 실장이니 이런 황당할 정도로 관리에 나설 것까지는 아니지만, 지금부터 메시지 관리라든가 모든 선대위의 관할 범위에 포함해 함께 관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민석·도종환·권인숙·서동용 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서와 수상 경력에 대한 거짓 해명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안민석·도종환·권인숙·서동용 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서와 수상 경력에 대한 거짓 해명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윤 후보의 대응 태도도 불씨를 키우고 있다. 당내에선 김 씨에 대한 직접적이고,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윤 후보는 김 씨 의혹 관련 질문에 직접 답하면서도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 들어가다 기자들로부터 김 씨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멈춰선 뒤 "하나 물어볼 게 있다"며 입을 열었다. 윤 후보는 "여러분들 가까운 사람 중에 대학 관계자가 있으면 시간강사를 어떻게 채용하는지 한 번 물어보라"며 "교수 채용에서 시간강사라는 것은 전공, 이런 걸 봐서 공개채용 하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배우자인 김 씨를 옹호하기 위해 시간강사의 채용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계약직 비하'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발언이다.

이 가운데 김 씨는 "(허위 경력에 대한)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사과드린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윤 후보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권 공세가 기획 공세이고, 아무리 부당하다고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조금이라도 미흡한 것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대선 후보 부인으로서 과거 처신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 기대에 맞춰 저희가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것이 맞는 태도"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 씨에 대한 의혹이 지속되면서, 등판 시점도 계속 밀리고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안 나타날 수가 없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김 씨의 어설픈 해명과 선대위 측의 직접적인 입장 발표가 늦어지면서 '배우자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내부에서 직접 의혹을 검증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질적으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김건희 씨에 대한 의혹 제기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윤석열 후보 지지율과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건희 씨에 대한 의혹 제기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윤석열 후보 지지율과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 씨의 허위경력 논란이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1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에서 열린 간담회 참석 중 한상균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에게 '일하는 사람 누구나 근로기준법' 입법촉구서를 받고 있는 윤 후보. /남윤호 기자

선대위 관계자 A 씨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건희 씨) 검증에 대해선 들은 바가 없고, 논의되더라도 발표 직전 선대위 내부에 공유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 B 씨는 "(김건희 씨) 관련 본부장 회의가 있다고는 들었으나 어느 정도인지 자세한 내용은 일부 인원에게만 공유되기에 내용을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

여당의 계속되는 의혹 제기와 거세지는 비판 수위에 국민의힘 선대위는 대응 논의가 한창이다. 김은혜 선대위 대변인은 통화에서 "상황 본부에서 (대응 관련) 이야기는 계속 나오고 있다"라며 "범죄자로 몰고 가는 듯한 인격 비하와 (김 씨를)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태도에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가 대선이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 대선 정국 쟁점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면서 윤 후보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치열해진 진영 대결로 박빙 선거가 예상되는 대선에서 김 씨의 허위경력 논란이 '중대한 리스크'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기존 윤 후보 지지자들은 김 씨 리스크로 인해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2030세대 등 진영 논리에서 자유롭고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투표하는 유권자들에게는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신 교수는 "지지율 상승 등 추가적인 지지층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지만, 대선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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