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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힘 고3' 김민규 "제가 표절이면, 文대통령 'Butter' 인용도 표절"

  • 정치 | 2021-12-12 00:00
지난 6일 진행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큰 울림을 주는 연설로 화제를 모은 '고3' 김민규 군은 9일 <더팩트>와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 6일 진행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큰 울림을 주는 연설로 화제를 모은 '고3' 김민규 군은 9일 <더팩트>와 서면 인터뷰에서 "청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제공

"청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

[더팩트ㅣ신진환·곽현서 기자] "사실 청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이다. 누가 그 그물을 더 촘촘하게 직조하느냐가 이번 대선에서 청년이라는 캐스팅보트를 좌우할 것이다."

언뜻 '물고기를 잡아서 주는 것보단,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라'라는 유대인 격언이 떠오른다. 물질적인 도움보다는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을 일깨워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선 후보들도 청년들에게 그저 선심성 '당근'이 아닌,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말로 읽힌다. 청년들이 바라는 '정말 필요한 그물'은 여러 형태일 것이다. 성장할 수 있는 기회 보장일 수도, 무언가 도전할 환경이나 지원이 될 수도 있다.

'촘촘한 그물론'을 꺼내든 주인공은 인천국제고 3학년 김민규(18) 군이다. 그는 지난 6일 열린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기조연설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앞서 국민의힘 대변인을 선발하기 위해 진행됐던 토론 배틀인 '나는 국대다'에서 8강까지 올랐던 실력파 학생이기도 하다. 연설에서 정치권의 진영 논리와 여의도 문법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그의 웅변을 두고 큰 울림이 있는 연설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동시에 유명 가수의 노래 '불협화음'을 표절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팩트>는 지난 9일 김 군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 군과 나눈 일문일답.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식에서 연설하게 된 배경과 어떤 마음으로 준비했나. 이렇게 화제가 될 줄 예상했나.

출범식 2주 전쯤 (당) 담당 부서에서 연설 제의를 주셨고, 고민 후에 승낙했다. 윤석열 후보, 국민의힘의 승리의 염원과 '정치의 리프레쉬'를 동시에 강조할 수 있는 연설문을 작성하고자 우선 노력했다. 그래서 최근 클립으로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물)이 돌며 알고리즘의 유행을 타기 시작한 '불협화음'이라는 곡을 적절히 오마주해 연설문을 완성했다. 화젯거리가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다. 호평을 받으리라 생각하지도 못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사전 조치를 했던 터라 표절시비가 논란이 될 줄은 더욱이 몰랐다. 제 연설문이 표절이라면, 문재인 대통령이 도쿄 패럴림픽 선수단 응원문을 작성할 때 방탄소년단의 'Butter' 가사를 인용한 것도 표절이다.

-좀 더 구체적인 해명이 듣고 싶다.

제가 연설에 앞서 해당 곡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면 이런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 조금 덜 의아했을 것 같다. 그런데 페이스북 해명 글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출범식 사흘 전(지난 3일)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해당 공연의 유튜브 링크와 섬네일을 캡처하여 게시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국민의힘의 담당 부처와 법률적인 상의와 조언을 구한 끝에 완성한 연설문이다. 아티스트분들의 가사나 음악을 몰래 표절해 득을 보려는 의도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제가 뭐하러 사전에 공연 링크까지 따서 언급했겠나. 일각에서는 대필 의혹도 제기하고 계시는데, 연설문 작성할 당시 전부 다 제가 작성했다. 맹목적인 비난에 대해서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한다. 불협화음이라는 워딩을 강조하면서 변형한 연설문을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굉장히 유감스럽다.

-연설에서 "국민의힘 대선 콘셉트는 불협화음이어야 한다"고 했다. 명확하게 어떤 골자인가.

첫 번째는 이전 정부를 향한 비판이나 질타에 골몰해있는 것보다, 미래세력으로서 진취적이면서도 생산적인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기존 정치와 차별점을 두자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념이나 정파 논리에 갇혀 갈라치기를 일삼던 과거의 정부와 다르게, '국민의 정부'를 표방하며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정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게 그 골자였다."

더불어민주당 '고3 당원' 이정인 군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NS에 '우리 고3이 민주당 고3보다 우월할 겁니다'라는 글을 게시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고3 당원' 이정인 군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NS에 '우리 고3이 민주당 고3보다 우월할 겁니다'라는 글을 게시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이 대표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우리 고3이 민주당 고3(민주당 청소년 지지포럼 더불어청소년 위원장 이정인 군)보다 더 우월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본인도 동의하나. 아울러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고3 갈라치기'라며 민주당 일각에서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어떤 입장인가.

민주당의 비판 지점은 '우월'이라는 단어가 주된 비판점이다. 이 대표께서 민주당 고3 학생에 대해 많은 언론에서 언급하신 것을 종합적으로 생각해보면, 우월이라는 단어가 그들이 생각하는 '개인의 우열'의 의미가 아닌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것보다는 평소에 본인의 신념으로 가지고 계신 공정한 경쟁 내지는 검증의 방법론에서의 비교우위를 다소 직설적으로 표현하신 것으로 본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고3 학생 중 뛰어나신 분들이 얼마나 많겠나. 저처럼 대외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더라도 자신들만의 견고한 실력과 신념을 쌓으며 살아가는 훌륭한 학생들이 우리나라에는 무궁무진하다. 민주당은 갈라치기라는 '이슈 독점권'을 뺏기기 싫은 거면 걱정하지 마라. 국민의힘은 그거 필요 없다.

-이 대표가 지난 6월 당권을 잡은 이후 당 혁신과 개혁, 정치권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이 대표는 취임 이후 대선 준비에 집중과 당 개혁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당이 혁신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생각하는가.

명백히 그렇다. 당이 전하는 메시지나 표방하는 가치 자체가 상당히 크게 변화한 것을 많은 국민들께서 체감하고 계실 것이다. 가장 대두되는 지점은 정치권이라는 문호를 혁신적으로 개방했다는 점이다. 대표로서 누릴 수 있는 전권이나 권한, 인선과 같은 사항들에서 과감히 문호를 열고 전 국민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시도 자체가 단연컨대 불가역적인 변화다. 지금까지 보수정당이 하지 못하고 꺼려왔던 역사적 과오들에 대한 사과 내지는 인정과, 권위를 내려놓고 낮은 자세로 당무와 대외 활동을 진행하고 계신다는 점도 국민들에게 큰 신선함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연령대에 비하면 2030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윤 후보가 청년 표심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2030 연령대의 지지율이 저조한 것은 윤 후보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이 후보도 해당 연령층에서 곤혹을 겪고 있다. 두 후보 뿐만 아니라 정치권이 청년층에 대해 피상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대선 후보가 청년 공약을 구상하면서 가장 신경 써야 할 지점은 청년들의 자금이다. 취업난을 비롯해서 청년들이 가장 고통을 겪고 있는 지점은 누가 뭐래도 삶을 영위할 만한 돈이 없다는 것 아니겠나. 그럼에도 제가 기본소득에 선뜻 찬성하기 어려운 이유는, 돈을 손에 쥐여주는 것이 만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하고 싶을 때 일 할 수 있고, 돈 벌고 싶을 때 돈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 가장 바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비유를 들어보겠다. 지난 4월 서울 재보궐 선거 때도, 이번 대선 정국 때도 민주당이 내놓는 공약은 대부분 고등어 두 마리, 꽁치 두 마리, 이런 식으로 물고기 몇 마리를 손에 쥐여주는 공약들이다. 그런데 사실 청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그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이다. 누가 그 그물을 더 촘촘하게 직조하느냐가 이번 대선에서 청년이라는 캐스팅보트를 좌우할 것이다. 우리 당의 윤 후보도 그 그물을 직조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면 지지율은 서서히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번째 조건은 갈등사회와 복합된 피로사회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할 필요도 있다. 젠더갈등이나 세대갈등이 가시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상태에서, 누구 하나 인선하는 방식 등 피상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 손대기 어려운 이슈일수록 정공법으로 부딪혀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일 때 청년 세대의 신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 군은
김 군은 "누가 그 그물을 더 촘촘하게 직조하느냐가 이번 대선에서 청년이라는 캐스팅보트를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일 충남 천안의 한 카페에서 청년들과 대화하는 모습.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당원으로서가 아닌, 흔히 말하는 MZ세대의 한 청년의 시각으로 볼 때, 윤 후보는 다른 정당의 대선후보들과 어떤 차별점이 있나.

윤 후보는 '신인 정치인'이기에 지금까지의 여의도 정치에 신물 났던 청년들에게 새로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득실을 재보고 이해타산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던 과거의 이력들이 청년들의 눈에는 새로움과 참신함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 우려되는 지점은 자신의 철학과 방향대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한 행정력이나 정치력이 담보되어 있느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윤 후보가 제시한 그물의 설계도는 마음에 드는데, 그 그물을 짤 수 있을 만한 가공 기술이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갈등 상황이나 교착 상태에서 문제를 차분히 해결해가는 과정들을 볼 때 그 리스크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고 본다. 윤 후보는 훌륭한 그물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시각은 어떠한가

이 후보께서도 본인이 구상하시는 정의로운 사회가 있을 것이다. 국익이라는 단일한 목표를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그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실 것으로 믿는다. 그럼에도 이 후보의 지지율이나, 다양한 측면에서 윤 후보에게 비교열위인 까닭은 방법론에서 열위에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바라는 공정은, 기본소득처럼 세금 많이 걷어서 똑같이 나누어 주겠다는 공정은 아닐 것이다. 만약 이 후보가 말씀하시는 부동산의 공정이, 기본주택 100만 호를 세우겠다는 것이면 저는 그 공정에는 반대한다. 룰을 세팅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가 다소 극단적인 규칙을 제시하고 있고, 때로는 그 규칙은 원래 없던 규칙이었다고 번복했다. 그 일련의 과정들이 지난 5년간 국민들에게 트라우마를 주었던 '선택적 공정'을 상기시킨다. 그런 점에서 큰 공감을 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윤 후보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민을 향한 치열한 고민이 오가기를 항상 기대한다.

-대학 입시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전공을 택했는지, 진로에 관해 결정한 게 있나.

전공은 경영학과를 선택했다. 추상적인 인생계획은 있지만, 명확하게 진로를 설정하지는 않았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하지만 아직 배움도 짧고 경험도 부족하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넓은 세상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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